국제투명성기구에서는 매해 국가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하는데 2010년에 우리나라는 39위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가 몇 있는데 그 나라는 싱가폴과 홍콩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같은 유교권 문화 속에서도 청렴을 유지하는 두 나라의 청렴의식이나 여러 정책들을 본받을 필요가 있으며 그중 가장 우리 소방에도 필요한 정책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바로 홍콩 염정공서에서 주관하는 청렴 연극이다. 홍콩에서의 청렴연극은 1990년대부터 시행돼 왔는데 약 30여개 극단이 직접 학교를 순회하며 연간 280여회 공연을 하고 있다.
중국 본토인들의 대거 불법이 주로 인해 부패가 심했던 홍콩은 이 제도로 인해 많은 부패가 척결되었으며 또한 이를 바탕 삼아 반 부패 전시 교육관을 만들어 놓음으로써 청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러면 우리 소방에도 왜 이런 청렴 연극을 도입시키면 좋을까? 소방서는 국민들과 항상 맞대는 공무원이다. 화재·구조·구급 현장에서 뛰는 소방관이나 소방검사·민원업무·상황실 접수에서 일하는 모든 소방관들은 항상 국민들과 직면하게 된다.
그러면 국민들과 항상 소통하며 도움을 주던 그 공공서비스가 다르게 다가 올 창구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 소방은 이런 부분들을 미리 청렴 연극을 통해서 사전에 겪어보자는 것이다.
특히 공무원의 역할과 민원인의 역할을 바꾸어서 상황을 재연해 본다면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건전하고 깨끗한 공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가 있다.
청렴 연극의 시작은 소방 조직 내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우리는 점차 이를 사회 전반에 보급하며 알려야 할 것인데 각 소방서에서는 주기적으로 청렴 연극 대회를 추진해야 한다.
관내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소방 간부 1인이 1학교의 멘토가 되어서 연극 대회를 펼친다면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으며 멘토가 되어 준 소방관들에게도 청렴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청렴 연극을 무조건 자주 시행한다 해서 소방에서의 모든 부패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청렴 연극은 청렴 선진국으로 가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돼 줄 수는 없으며 정(情) 문화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문화에 청렴이라는 단어를 아직도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리 소방 조직은 무언가 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청렴 연극은 바로 그 노력의 시초인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소방 반 부패 청렴 전시관 개설도 서둘러야 한다.
이 모든 노력들이 가시적으로 성과가 바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분명히 우리 소방의 노력들을 신뢰로 보답할 것이며 이는 우리 경기소방이 4년 연속 청렴도 1위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의 고속도로를 뚫어주는 기반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든다. 이경호 양주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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