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비작물<줄기·잎을 비료로 사용하는 작물> 종자 선별 ‘쉽고 편하게’

최근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사회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외국산과 차별화된 친환경 농산물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 기반 확대로 저탄소 안전농산물 생산을 위해 유기질 비료·토양개량제 및 녹비작물(綠肥作物) 종자 공급 확대를 통한 화학비료 사용량 절감 및 흙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녹비작물은 가을에 벼를 추수하기전 종자를 뿌려 봄철에 퇴비로 활용하는 식물로서 그 재배 면적이 매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주요 녹비작물로는 자운영, 헤어리베치, 클로버 등이 이용되고 있다. 이 중 헤어리베치는 추위를 견디어 내는 성질이 강하고 화학비료 대체효과가 가장 우수하나 비나 바람에 쓰러지는 경우가 잦아, 헤어리베치가 넘어지지 않게 지지해주는 트리티케일과 함께 파종한다. 트리티케일의 경우 함께 파종해 재배했을 때 녹비종자로 쓰기에는 효과가 많이 떨어지므로 녹비효과가 뛰어난 헤어리베치만을 선별해야만 한다. 따라서 종자 수확 시 순수 헤어리베치를 얻기 위해 종자를 분리 선별해야 하는데 이제까지는 순수 인력으로 분리 선별하는 작업을 했기 때문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쉽게 종자를 선별할 수 있는 종자선별기를 개발하였다. 이 연구 방법은 자동차가 달릴 때의 이치를 이용한 것. 바퀴가 원형이어서 코너를 돌 때 차의 가속이 많아지면 밖으로 벗어나려는 특성을 이용, 헤어리베치의 둥근 형상에 착안해 미끄러운 판 위에서 종자를 굴려 둥글지 않은 트리티케일은 안쪽으로, 형상이 둥근 헤어리베치는 바깥쪽으로 분리되게끔 하는 원리다.

 

연구 초기에는 바람을 이용한 연구방법을 시도했지만 두 종자가 서로 무게 등이 비슷하여 선별률이 낮아 이 방법은 채택이 어려웠으며, 형상이 다른 두 종자에 대해 흔들채를 이용하여 형상선별을 하였는데 이 또한 크기가 비슷한 관계로 매우 낮은 선별률을 보였다고 한다. 다시 색깔을 이용한 선별 방법을 시도하여 갈색인 헤어리베치와 회색인 트리티케일을 분리코자 하였지만 이 또한 낮은 선별률과 고가인 기계 가격이 문제가 돼 새로운 선별 방법을 모색하였다.

 

이에 두 종자 간 형상도 다르지만 구형률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해 원심력을 이용한 선별을 시도하였다. 연구결과 혼합된 원료(헤어리베치+트리티케일)의 선별성능은 400㎏/hr이며, 선별 정밀도는 헤어리베치 배출구가 99.2%이고 트리티케일 배출구에서 98.3%로 나타났다. 이는 관행 인력 선별(콩선별기 이용 인력 선별)에 비해 6.7배 높은 수치다. 실제 40㎏의 혼입원료를 순수 인력으로 선별해 본 결과 숙달된 4명의 인력으로도 약 15시간이 소요돼 관행 대비 노력 절감 효과는 한층 더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본 개발 기술은 2011년에 산업재산권 출원을 완료한 상태. 향후 기술 이전을 거쳐 녹비생산농가에서 현장 연전시를 개최할 계획이며 2012년에는 녹비생산농가 현장에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이선호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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