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극복의 힘은 자원봉사

동두천 지역은 지난 7월 26일부터 3일간 675㎜라는 기록적인 국지성 호우가 내렸다. 27일 하루 동안 449㎜의 비가 쏟아졌다. 말 그대로 양동이로 쏟아 부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이로 인해 6명이 사망하고 1천800여 가구의 주택과 1천100여개 상가가 침수 되고 도로 및 교량유실, 산사태 및 축대붕괴, 농경지 유실 등 피해액이 200억원을 넘었다.

 

주택이 침수된 주민들은 몇 날 몇 일을 대피소에서 지내야 했다. 상가나 공장도 큰 피해를 입었고 건물과 기계의 수리가 끝날 때까지 영업을 못해 많은 손실을 입었다. 많은 시민들이 낙담했고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두천 시민들은 수해의 고통을 참으며 희망의 불빛을 보았다. 다름 아닌 자원봉사의 힘이었다.

수해복구 기간 중 무려 2만3천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다녀갔다. 이중에서 제일 큰 역할은 국군장병들이 담당했다. 6군단 예하의 26사단, 28사단, 6포병여단, 5기갑, 65사단 그리고 60여단 소속의 장병 1만 여명이 수해복구 지원을 도왔다. 매일같이 수해지역에서 수재민을 돕고, 도로 등 공공시설 응급복구에 온 힘을 다 했다.

 

특히 민간인이 하기 힘든 일들을 감당했다. 군단장과 국방부장관은 현장에서 장병들을 직접 독려하기도 했다. 국군장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일반인의 자원봉사도 끊이지 않았다. 관공서, 각종 단체, 기업체, NGO 등에서 단체로 오는가 하면 가족단위, 동아리별로 와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녀간 민간 자원봉사자가 총 7천600여명이 넘는다.

 

행정안전부 장관과 직원들은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면서 수해쓰레기를 치웠고, 의정부시청, 김포시청의 직원들은 물에 잠긴 기업체를 찾아 물을 잔뜩 먹은 섬유원단을 치우거나 수해주택의 마당과 안방에 들어온 냄새나는 개흙을 퍼내고 또 퍼냈다.

 

산사태가 난 곳에서는 삽질을 하며 온몸에 진흙을 묻혀 가며 작업을 해야 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물에 잠긴 가구 및 상가의 전기안전점검을 도맡아 처리해 수해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다. 대한적십자사는 보름동안 무료급식차량을 지원해 수재민들의 급식을 책임졌고, 자원재생공사는 쓰레기 제거에 필요한 집게차량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밖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당원들, KBS디딤돌봉사단, SK그룹·한화그룹의 임직원들, 각 지역의 새마을지도자 및 부녀회원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기관 및 단체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특히 800여명에 이르는 미2사단의 장병들은 미군부대 영내가 산사태 등으로 수해가 많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장병이 많이 이용하는 상가지역에 집중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펼쳤다.

 

군 사단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작업현황을 살피기도 했다. 또 경찰도 3천400여명이나 수해지원을 위해 출동하였고, 밤에는 방범순찰을 돌기도 했다.

 

그리고 정말 특별한 감동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자신의 생명을 바친 의로운 의경이 있었다. 고(故) 조민수 의경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자신은 급류에 휩쓸려갔고 다음 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마의 틈바구니에서 피어난 한 송이 백합꽃이었다. 미2사단장은 조민수 의경의 의로운 행동을 기념하기 위해 현장에 기념탑을 세울 예정이다.

 

자원봉사과정에서 보여준 봉사자들의 노력은 수재민에게 큰 용기가 되었고 힘내라는 말 한마디는 수재민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이 모든 사람들의 뜻과 힘이 모아져 동두천시민들이 수마를 이기고 수해응급복구를 마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정우상 동두천시 총무과 시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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