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의 메카 남양주서 슬로라이프를

바쁘게 돌아가는 이 시대에 삶의 여유를 찾아 느린 바람이 불고 있다. 빨리빨리 문화는 고속 성장을 가져왔지만, 경쟁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들을 겪고 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느림’이다. 슬로라이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삶의 의미를 찾아 느림을 만끽하는 철학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 문화트랜드인 슬로라이프는 웰빙이 추구하는 소비 지향적 문화와 자기중심주의를 거부한다. 차를 타기보다 걷는 사람이 늘고 있듯이 불편하더라도 익숙한 것들과 헤어지고 자연과 더불어 살려고 한다. 느림을 실천하면 보다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슬로라이프 중 먼저 시작되고 널리 확산된 분야가 슬로푸드다. 음식의 진정한 맛을 음미하고 건강과 환경까지 생각한다. 이 운동의 우리나라 대표주자인 슬로푸드문화원이 남양주시에 있다. 전국에 많은 마니아들이 여기에서 슬로푸드 기행과 요리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남양주시에서는 매년 전국 규모의 슬로푸드 대회가 열리고 있다.

 

슬로시티가 생긴 것은 바쁜 세상에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고 진짜 행복의 의미를 찾아보자는 취지이다. 국제 슬로시티의 심사 조건은 꽤나 까다롭다.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전통에 대한 주민의 자부심도 강해야 한다. 또 유기농법에 의한 지역의 특산물도 있어야 한다.

 

남양주시는 이미 국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고, 2011 세계유기농대회를 개최하며 2013 국제슬로푸드대회를 유치함으로써 슬로라이프의 메카로 거듭 나고 있다. ‘명품도시 남양주 더 새롭게 힘차게’라는 시정방침에서의 명품도시는 그런 의미가 있다. 친환경적 삶을 통해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려는 시민의 명품화 욕구를 충족시키면 그게 바로 명품도시인 것이다.

 

2011년은 남양주시가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2011 세계태권도한마당 개최에 이어 세계유기농대회는 116개국 849개 단체가 참여하는 큰 국제행사이다. ‘유기농은 생명이다’라는 주제로 아시아지역 최초로 열리는 이 대회에는 내·외국인 20만여명이 찾아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학술대회 영역별 논문접수에 964편이나 들어와 역대 대회 사상 최대 규모이다. 관심이 큰 만큼 더욱 발전된 유기농기법이 소개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유기농산물 소비촉진으로 유기농업이 활성화되고,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으로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는데 일조하게 될 것이다.

 

지난 6월 25일 24개국 142개 도시에서 참석한 폴란드 총회에서 국제 슬로시티 인증서를 받았고 그 자리에서 자연친화적 삶을 추구하는 도시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총회 참석 후 유럽 8개 도시를 방문하여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돌아와서 ‘남양주 슬로비젼 2020’을 수립하였다. 향후 10년간 동아시아의 슬로시티 허브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걷고 싶은, 아름다운, 소통하는, 행복나눔 도시를 만들어 갈 것이다.

 

강조하건데 유기농이 현재이며, 미래이다. 유기농업은 1차산업이 아닌 첨단산업이다. 누구나 건강하게 안전한 음식문화를 즐길 수 있는 슬로시티와 슬로푸드 문화 정착이 이 시대에 절실히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에게 천천히 깊게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빌 게이츠가 휴가 중에 실천해 유명해진 ‘생각주간(Think Week)’이 그 사례다. 여기에 다가오고 있는 100세 시대에는 필수적인 트랜드가 슬로라이프다. 생산성 향상이나 창의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슬로라이프는 시장 경제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Slow’라는 의미는 느리게 가자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가지고 있는 속도에 사람이 맞추자는 것이다. 남양주시에는 느림의 미학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13개 코스의 다산길이 있다. 그 다산길과 함께 슬로시티인 조안면을 둘러보고 슬로푸드를 음미하다 보면 슬로라이프의 도시 남양주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슬로라이프를 늘 향유할 수 있는 남양주시에서 진정한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가져보길 권해드린다.

 

이석우 남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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