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사회로 가자

한국사회는 전형적인 입구중심

학벌보단 개인역량 중시돼야

최근 한국사회는 대학의 책무성 평가, 반값 등록금, 입시주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대책은 없는가. 이는 단순히 대학의 문제혹은 사회적 차별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는 전형적인 입구중심의 사회이다. 엔트리 레벨을 통과하는 것이 가장 우선인 사회라는 뜻이다. 회사에 취직할 때 고졸로 입사한 사람은 그 조건으로 평생을 회사에 다닌다. 입사 후 다양한 자기 계발 시간을 주고, 학위를 나중에 취득했더라도 새로운 인센티브가 없다.

 

다양한 성공 루트가 있는 사회여야 건강할 수 있다.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고, 노력을 통해 모자람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 한국사회는 성공 루트가 단일하다. 좋은 대학교에 가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성공한 것이다. 고시에 합격해야 하고, 대기업에 입사해야 하고, 서울에 살아야 한다. 이제는 그마저도 어렵기 때문에 취직을 하는 것이 곧 안전한 삶의 지름길이 되고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2년제 대학의 취업 잘되는 학과를 다시 다닌다.

 

이제는 출구사회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인재들이 다양한 삶의 통로를 따라서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 당장 대학에 갈 형편이 안되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전문계고나 취업전문학교를 다니되, 자기계발을 통해 더욱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입사 후 다양한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고, 학위를 취득하는 경우 대학졸업자와 동등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고졸자도 노력하면 대졸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몇몇 기업에서 실시하고 있듯이 기업이나 공직 사회의 인사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 우리의 실정은 9급 공무원이 추후에 노력을 해도 5급 이상 승진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고졸 입사자는 대학학위를 취득해도 별무소득이었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 9 급 공무원의 학력 중 고졸 비율은 3.4 %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의 지자체 공무원 인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방 일반직 9급 공무원 1만 6827명의 최종학력은 중졸 3명, 고졸 577명, 4년제 대학교 졸업은 1만 3679명, 대학원 재학 이상은 362명이었다. 지방 9급 공무원 중 고졸 이하 비율은 2004년 4.5%였다가 2009 년 3.4%로 낮아지는 등 점점 줄어들고, 이에반해 같은 기간 대졸 이상은 82.2 %에서 84.0%로 늘고 있다.

 

지방 일반직 공무원 19만 2270명 전체로 놓고 보면 고졸 이하가 16.7%를 차지하고 있다. 고졸 이하의 학력으로 공무원 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입구의 조건이 아니라 개인의 역량계발 정도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이다.

 

이 경우에 기업이 학자금을 제공 할 필요가 있고 그 대신 국가는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입구사회의 부작용을 출구사회로 전환해 현 동기수준은 유지하되, 사회적으로 공정성을 추구할 필요도 있다. 들어올 때의 차이가 평생을 결정하는 것은 낙후된 사회이다. 신바람 나는 사회를 구축할 때, 안전한 사회, 공정한 국가가 된다. 

 

차명호 평택교육대학원장ㆍ한국학습상담학회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