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경기도의 문화시설이나 프로그램들은 지도층의 관심에 힘입어서 획기적으로 확장돼 온 것은 사실이다. 서울의 공립박물관의 수효보다 많은 수의 박물관이 있고 또한 여러 가지의 문화프로그램들도 적지 않으며 또한 질도 이제 정상급 수준의 문화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의 경우에는 서울보다도 지역이 넓어 이러한 문화향유권을 유지하는 데는 단위소요예산이 많이 드는 것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점은 앞으로 지도층이나 문화계 인사들 그리고 문화복지를 갈구하는 시민들이 같이 모여서 풀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이고 반드시 이러한 시도들이 있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 됐다.
모두가 우려하는 바이지만, 경기도의 문화복지가 앞으로 많이 위축될 것 같다. 문화의 세기는 깊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사회의 문화에 대한 인식은 사회의 다른 분야에 비해 빠른 속도로 확장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차원에서 해결돼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탓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예산이 많이 줄어서 도민들의 문화향유권이 줄어들 것 같다. 효과가 바로바로 나타나지 않는 문화를 먼저 손보는 탓일 것이다. 그렇다고 문화를 위해 사회복지를 축소하는 것은 아마도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예산의 효율을 높이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늘려서 문화예산의 축소를 극복해 문화향유권을 신장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요즈음, 기부문화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제기와 함께 인식을 새롭게 하는 여러 가지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젊은 중국배달원의 기부행위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드는 감이 있다.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모두들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사회는 모두가 다 지켜야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윤리다. 과거에는 우리 전통사회도 계급사회였지만 서로 도와주면서 살도록 문화가 짜여져 있는 것을 전통문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보이지 않는 제도가 없었다면 우리 사회가 이렇게 문명화되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소외되는 계층이 많아지면 오래가지 않아서 사회는 붕괴되기 때문이다. 같은 생각 그리고 같은 수준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 속에서 다양성이 유지될 때 사회는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기부는 사회에 있어 그 어떠한 제도보다도 중요할 수 있다.
사회에서 시민들의 욕구는 많아지고 예산은 제한되고 성장이 한계에 달하게 되면 현재 우리가 느끼는 문화축소는 더욱더 커지게 돼 우리 마음속의 풍요로움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제, 문화향유권의 문제도 시민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이것을 느끼게 하는 대대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예산이 줄어들든 늘어나든 우리가 필요한 문화수요와 질은 관과 민이 적극적인 공동체 노력으로 해결하고 발전시켜야 할 과제다. 기부도 다양한 기부가 가능하게 만들어서 돈의 기부 이외에도 많은 몸과 마음의 기부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세계적으로 어느 시민사회 선진사회이든 참여문화의 창출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절대적인 선택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왔다. 좋은 문화프로그램은 적극적인 참여로 그 성가를 높여주고 예산만 낭비하는 프로그램들은 시민들의 표로서 엄격하게 징벌해 예산낭비적인 요소를 시민 스스로 참여해 없애려는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문화프로그램들은 예산 투입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선심성 행사들을 척결하여야 할 때이다. 모두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 이 시점에서 절대 필요한 일들이다. 배기동 전곡선사박물관장·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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