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서도 트위터 등의 개인디지털매체의 위력이 크게 발휘해 앞으로의 선거 전략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제는 국가 간의 ‘문화전쟁’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빈발할 것 같다. 문화전쟁이라 해서 약간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엄연히 국가별로 이러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한류로 일시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좋아하는 것도 이러한 심리가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중적인 것 뿐 아니라 다른 문화의 영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 모든 영역에서 대중의 목소리가 국내 정치 뿐 아니라 국제적인 정책결정에서도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대중 또는 다중의 목소리가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다.
이제 문화전쟁 시대
며칠전 미국 정부의 도서관 박물관 협회 주관으로 세계의 도서관 박물관 전문가 70명 정도가 오스트리아 잘쯔브르크에 모여서 미래의 참여문화시대의 사회문화교육 방향에 대해 세미나를 가졌다. 이 세미나에서 이스라엘의 한 도서관장이 발표한 사해문서의 세계보급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한글표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그 관장도 자랑스럽게 세계적으로 희귀한 문화유산인 사해문서를 전 세계의 모든 대중을 상대로 알려주기 위해 희귀한 동아시아 언어를 넣은 것에 대해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이에 대해 보상이라도 해 주려는 듯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 ‘아! 우리의 한글이….’ 약간의 감동이 배어나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어느 나라인건 간에 대중교육은 전 세계인을 상대로 해야 할 경우가 많을 것이다. 특히 우리가 강대국이 되고 학술적인 자료와 문화적인 자료들을 세계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 학계와 문화계에서 지속적으로 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디지털시스템을 통한 세계대중교육일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직지가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임에도 지구상의 금속활자 비조가 쿠텐베르크라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서구인들의 대중적 고정관념을 이러한 전략을 통해 고칠 수 있다. 반대로 다른 나라의 디지털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자료의 경우에 우리 대중들의 접근이 쉬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우리 사회의 정책이 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이메일을 통한 지속적인 요구이고 접속클릭수 일 것이다.
접속클릭수를 늘리는 전략 필요
이러한 운동은 사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의 하나이다. 바로 세계를 대상으로 독도귀속과 동해표기문제를 다루고 있는 반크의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는 디지털체제가 세계에서 가장 잘 되어 있는 나라다. 그리고 국내외의 인구도 적지 않고 또한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다수를 차지한다. 앞으로 이 문화정보시대에 지구의 각 문화권이나 나라들은 상당한 기간 동안 보이지 않는 문화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문화와 도태되는 문화들이 생겨날 것이다. 우리는 문화다양성의 견지에 입각해서 우리의 문화를 지켜야 하고 지키기 위해서는 디지털 시스템이 제공하는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 됐다.
우리의 문화정보를 세계화하고 그리고 다른 세계적인 문화정보가 한글화 되도록 하는 것은 이제 바로 우리 사회의 중요한 당면과제가 돼야 할 시점이며 이것은 인문학을 살리는 길이요, 산업기술적인 파급효과도 크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삼국유사에 수록된 향가인 ‘수로부인전’의 해가에서 많은 사람들의 입(여론)은 무쇠도 녹인다고 했다. 이제 현대의 입은 접속클릭수이고 많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국가적 전략이 돼야 한다.
배기동 전곡선사박물관장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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