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변호사를 개업하고 줄곧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관할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개업 초기부터 많은 이혼 사건을 해왔고, 여전히 많은 이혼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지역적인 특성이 있는지 안산·시흥지역에는 이혼 사건이 많다.
2000년대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혼 사유에도 조금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종전에는 배우자의 부정이나 폭력 등이 주된 이혼의 원인이었는데, 요즘은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이 재판상 이혼에도 주된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 필자가 조금은 아쉬워하는 이혼 사유가 있는데, 바로 그것은 직계존속의 부당한 대우라는 것이다. 결혼한 배우자의 부모와의 마찰로 인한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모름지기 결혼을 한다는 것은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한다. 새로운 배우자와의 정신적, 육체적 일체를 이루기 위하여 그 전제조건으로 기존의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
배우자 부모와 마찰로 이혼 급증
그런데 지금의 30대 부부들은 1또는 2명의 자녀를 둔 부모로부터 같이 살아와서 그런지 결혼을 해도 좀처럼 독립하려 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부부생활에 여러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부부의 일을 결정하는데 아직도 부모에게 많은 의존을 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소위 성격차이를 노출시키고 결국은 감정이 폭발하여 이혼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실 부모로부터 독립을 시키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많은 자녀들이 성년이 되어도 아니 결혼을 하여도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서양은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 자신이 스스로 의사결정이나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시 된다. 이제 우리도 이러한 문화를 도입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중고생이나 결혼하지 않은 성년의 자녀를 둔 40대 이상의 부모들은 어릴 적에 그전 부모세대로부터 많은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자라왔다. 먹고 살기 바쁜 세대였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것을 의존해 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의 40~50대는 자녀들에게 많은 것을 물려줄 만큼 넉넉하지 못하다. 자신의 노후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필자는 지금의 40~50대 부모들에게 자녀들을 일찍 독립시키라고 권하고 싶다. 자녀들에 대해 어려서부터 정신적으로 일찍 독립할 수 있도록 자주 대화를 하고 가르치고 그 방법을 알려주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 말에 ‘닥치면 다 한다’는 말이 있다. 자녀들을 품안에 두자면 한도 끝도 없다. 자녀들을 일찍 독립시키는 것이 결국 자녀들을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며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해 이로 인한 부부 사이에 싸움이 되고 이혼까지 한다면 그 책임은 오로지 부모에게 있는 것이다.
자녀를 일찍 독립시키자
사실 몇 안 되는 자녀들을 강하게 키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맹수의 세계에서 배워야 한다. 맹수는 새끼를 단련시키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시키고 있고, 그래야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사랑스러운 자녀일수로 더욱 강하게 키워야만 정신적으로 강인해지고, 사회생활 가운데도 살아남을 것이다.
부모가 나이 들어 화목한 자녀들의 가정을 바라고 건강한 손자, 손녀를 기대한다면, 부모들이여 자녀를 강하게 키우고 일찍 독립시켜라. 그것이 자녀들을 위한 길이요 결국 부모들을 위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조성찬 변호사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