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후보 가족들 서울 등 타지역 거주… 선거 출마위해 주거지만 옮겨
“살기좋은 인천 만들겠다” 헛구호 우려
4·11 인천 총선에 나선 일부 후보들의 삶터가 서울 등 타지역이거나 공천을 전·후 출마 선거구로 급히 주거지만 옮긴 것으로 나타나 자격 미달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8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통합당 문병호 부평갑 후보는 지난 1989년부터 현재까지 20년이 넘도록 산곡동에 장모·장인과 함께 살고 있다. 문 후보 집은 여의도에 있으며, 외동딸은 모두 서울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가족들은 서울에서 활동하지만, 선거 출마나 정치활동만 인천에서 하는 것이다.
문 후보는 “아내의 직장 등 때문에 가족들이 그동안 서울에서 생활했다”며 “정치활동과 상관없이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며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왔다”고 해명했다.
또 새누리당 김석진 남동을 후보는 원래 집이 울산이지만, 불과 20여일전에 전략공천을 받고 나서 부랴부랴 남동구에 3개월짜리 월셋집을 얻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같은 선거구 민주통합당 윤관석 후보는 남동구에 자신의 집을 두고도, 월세를 얻어 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남구갑에 공천 신청해 자신의 집은 전세를 주고 남구에 월셋집을 얻어 이사했지만, 다시 남동갑으로 선거구가 바뀌면서 또다시 남동구로 주소를 옮겼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안귀옥 남구을 후보는 남구에 살다 수년 전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연수구로 이사간 뒤 이곳에서 지난 지방선거와 이번 총선에 출마했지만, 남구을로 공천이 바뀌자 뒤늦게 남구에 임시거처를 마련했다. 같은 선거구 통합진보당 김성진 후보도 이번 출마를 위해 지난해 말 남구에 홀로 월세집을 얻어 후보등록을 했다.
낙선하면 지역구와는 전혀 관계없는 인연으로 되돌아갈 공산이 크다.
이밖에도 새누리당 윤상현 남구갑 후보를 비롯해 황우여 연수구 후보, 박상은 중·동·옹진 후보, 안덕수 서구·강화을 후보 등은 모두 서울 강남에 자신 또는 부인 등의 명의로 수십억원대의 아파트와 상가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늬만 인천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시민 L씨(37·인천 남구)는 “선거 때문에 이사 온 후보들이 과연 얼마나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지역 주민을 대표할 수 있겠느냐”면서 “당선되면 또다시 인천에는 집만 얻어놓고, 서울에서 살며 행사 때나 가끔 얼굴을 비출 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민우·김미경·박용준기자 lmw@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