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불, 시민정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 등에 의한 산림화재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산불로 인한 인명 및 재산과 생태계 환경의 악화 등 피해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2009년 그리스에서 발생한 산불은 국경을 초월하여 인접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공동 대응을 하였다. 국내에서는 수년 전 화마가 낙산사를 삼킨 동해안 산불이 발생하자 정부에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여 범국가적으로 대응하였다.

 

소방관서에서는 지난 2월부터 ‘봄철 산불 조심 100일간 산불예방 및 진압대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소방청에서 발표한 2011년도 화재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서 3천여 건의 임야화재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0%가 산림지역이며, 봄철에는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건조 상태가 유지되므로 산불에 매우 취약하다. 특히 지난 겨울 강수량이 매우 부족하여 입산자가 급증하는 3~5월에 전국에서 집중적인 산불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산불은 낙뢰 같은 자연현상과 입산자의 담뱃불 실화, 논·밭두렁 소각 부주의, 사회 불만자에 의한 방화 등 인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자연재해로 발생하는 산불은 예방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인적요인에 의한 산불은 화기취급 제한, 출입 통제구역 설정, 방화 감시장치를 설치한다면 대폭 줄일 수 있다.

 

학계에서는 산불의 형태를 나무의 가지와 잎(枝葉)의 무성한 부분이 타는 수관화(樹冠火), 나무의 줄기가 타는 수간화(樹幹火), 지표에 있는 잡초와 낙엽을 태우는 지표화(地表火)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봄철에는 오랜 건조 상태가 유지되므로 지표면에 있는 풀과 낙엽낙지(落枝)의 연소물은 점화가 쉽다. 그러므로 산불예방은 흡연 욕구와 부주의를 유발하는 음주행위를 억제하고 축적된 낙엽, 기상 여건 등 산불 발생 요인의 위험성을 바로 아는 상식에서 시작된다.

 

산불이 발생하는 장소는 진입로의 협소로 소방력의 접근성이 떨어지며 소방용수시설 확보가 어려운 곳이 많다. 유사시 소방관서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체계로 신속한 접수와 통보체계가 가동되고 진화인력 및 헬기 등의 장비로 진압된다. 그러나 야간에 산불이 발생하거나 야간까지 이어질 때에는 진화헬기 출동이 여의치 않아 주로 인력에 의존하므로 각종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신속한 산불 대응을 위해 진화인력은 교육·훈련을 충분히 받아야 하며, 진압 및 대원보호에 필요한 장비를 잘 갖춰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산불현장이 광범위하므로 소화활동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즉 신속한 주민 대피, 안전한 퇴로 확보, 화염의 확산 방향에 위치금지를 지켜야 한다.

 

산불로 매년 많은 피해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변에서는 귀중한 산림을 한순간의 방심으로 한 줌의 재로 날려 버리는 우(憂)를 계속 범하고 있다. 아울러 복구에 수십 년이 소요된다는 사실도 쉽게 망각하고 있다.

 

최근 관계기관 공조체계를 위해 산림청에서는 산불위험 예보시스템을 운영하여 산불위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소방관서와 지자체에서는 산불예방 및 대응을 위한 캠페인 및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산불은 산림자원의 손실을 줄 뿐만 아니라 홍수, 토사유출 등 2차 재해를 유발한다. 우리가 오랜 기간 공들인 아름다운 산림을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 줄 수 있도록 산불 예방 및 대응에 경각심을 갖는 성숙한 시민정신이 요구된다.

 

장진홍 성남 분당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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