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양택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

"금융소외계층과 저신용자들에 체계적인 지원 노력"

부동산 공매 처분에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인수 및 정리, 기업의 구조조정 지원과 개인신용회복, 서민금융에 이르기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Korea Asset Management Corporation; KAMCO), 캠코는 그 영역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1962년 출범 후 IMF, 카드 대란, 저축은행 폐쇄 등 굵직한 현안을 겪으며 ‘진화’해온 셈이다. 특히 지난 3월 경기지역본부를 개설, 도와 도민의 현장밀착형 자산업무를 도맡을 예정이다. 출범 50년 만에 경기도에 뿌리를 내리게 된 가운데, 초석을 닦는 현장에서 김양택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을 만났다.

-지난 3월19일 개소한 이후 한 달 보름 정도 지났다. 소감이 어떤지.

▲지난해 말 경기지역본부 개소가 결정돼 지역본부 사무실 준비와 개소식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바쁘게 지내온 것 같다. 개소 이후 지자체 등 유관기관을 방문해 상호협조를 당부하고, 업무적으로는 직원들이 자리 잡아가는 시점이다. 앞으로 지역의 금융소외계층과 기타 저신용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체계적인 지원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경기지역본부를 개설한 이유는 뭔가.

▲경기지역 일은 서울 본사에서 맡아왔는데 전체적인 업무, 특히 서민금융 업무가 늘고 있는데다, 국유재산관리 업무도 커지면서 본사에서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 2014년에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할 예정이기 때문에, 사전 거점 확보 차원에서 경기지역에 사무처를 두게 됐다. 결국 캠코를 이용하는 경기도민의 편의 차원에서 개설했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는 총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약 110만 명이 특별한 금융지원 등이 필요한 서민계층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사는 경기지역의 금융소외계층과 기타 저신용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캠코를 생소해 하는 도민도 많을 것 같다. 기관 소개를 해달라.

▲과거 성업공사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 분들은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정부 복덕방’으로 인식하고 있겠지만, 창립 후 업무를 늘려오면서 현재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부실기관 연체 채권을 회수해 돌려주는 업무를 하다 1980년대 들어 조세 압류 재산을 공매하기 시작했고, 더불어 일본에 귀속된 재산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국유재산을 위탁관리했으며 IMF 이후에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과거 위탁받았던 것에서 벗어나 돈을 주고 채권을 사오는 형태로 확장된 셈이다. 금융기관뿐 아니라 기업의 구조조정도 지원하고, 압류·국유재산 등 정부의 위탁 업무를 하며 2000년대 들어 서민금융지원까지 아우르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에는 저축은행 PF 채권을 7조 이상 인수해 부실 사업장을 보유하고 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기지역본부 개소하면서 접근성 등이 좋아졌는데 어떤 장점이 있나.

▲국유재산업무 등 직접방문이 필요한 지역형 업무를 가까운 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시간적으로도 업무처리에 있어 많은 편의성이 나타나고 있다. 서민금융 창구 업무의 예를 보면, 기존 수원역, 안양시청 상담창구를 통해 고객께서 바꿔드림론, 소액대출을 신청하면 본사를 통해 통상 3~5일의 처리기간이 필요했지만 이제 그 처리기간이 1~2일로 크게 단축됐다.

-공사는 다양한 서민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활용도는 어떤가.

▲공사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시 국내 처음으로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한 기관이며, 2003년 카드 대란 해결을 위해 배드뱅크인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를 설치해 대량으로 양산된 금융채무 불이행자 문제 해결에 일조한 바 있다. 2008년에는 ‘신용회복기금’을 설치하여 저신용·서민층을 대상으로 채무재조정, 바꿔드림론, 소액대출, 행복잡(job)이 취업지원 등 다양한 서민금융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공사의 도움을 받은 금융소외자가 총 146만명이며, 공사가 관리 중인 채무 불이행자 수도 247만명에 달한다.

 

-대부업체에 대한 서민피해 대책으로 바꿔드림론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성과는 어떤지.

▲‘바꿔드림론’은 신용도가 낮은 서민이 대부업체 또는 저축은행 등에서 받은 고금리 대출을 8~13%의 은행대출로 바꿔주는 제도로서 최대 연 30% 정도의 이자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2008년 12월 업무를 개시해 2010년 말까지 공사 전체적으로 8만여명을 지원해 왔다. 지원대상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연소득 2천600만원 이하이며, 채무를 연체 없이 정상적으로 상환하고 있을 시 총 3천만원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경기지역본부는 업무개시 후 4월말까지 약 50여일의 기간동안 516건에 56억5천200만원의 지원실적을 내고 있다.

-서민금융지원 등 본연의 업무 이외에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기지역본부는 지난 1월 설을 맞이해 수원의 지역아동센터에 성금을 전달했고, 지난 7일에는 노인복지관을 찾아 어버이날 기념행사(송해빅쇼) 관람티켓을 기증하기도 했다. 향후 정기적인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장애우보호시설 등과 자매결연코자 한다.

-국유부동산에 대한 매각과 압류재산 공매 등의 절차는 어떻게 이뤄지나?

▲공사가 공매를 통해 매각하는 자산의 종류는 매각을 대행하는 압류재산ㆍ국유재산 등이 있는데, 압류재산은 세금을 내지 못해 국가기관 등이 체납자의 재산을 압류한 후 체납세금을 받기위해 캠코에 매각을 의뢰한 자산이며, 국유재산은 캠코가 국가소유 각종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위임받아 입찰의 방법으로 일반인에게 임대 또는 매각하는 재산을 말한다.

공공기관이 집행하는 모든 공매 물건이 모여서 거래되는 곳은 ‘온비드(www.onbid.co.kr)’로, 모든 입찰거래가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공사가 운영하는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이다. 공매는 인터넷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이 참가 가능하고, 입찰기간이 보통 2∼3일 정도여서 매수 물건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분석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긴 하나 온비드에 올려진 공매 물건의 감정평가서, 사진 등을 적극 현황분석에 활용해서 현장조사를 끝내야 매각 부동산 내에 잠재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국가자산 종합관리기관으로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면

▲지금까지는 경제위기에 따라 나타나는 부실자산의 인수와 정리 등에 중점을 둬왔지만 금융시장 위기의 강도와 형태가 복잡해지고 상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공사의 역할을 부실채권의 단순정리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국민경제에 기여하도록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라는 사명에 걸맞게 우리나라의 다양한 자산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국가자산 종합관리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정립했다. 국가의 종합자산을 관리한다는 장기비전하에 자산의 개념을 국가자산·금융자산·신용자산으로 구분하고, 각 자산의 특성에 따라 가치제고·위기관리·금융소외자 지원 등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의 다양한 자산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국가경제의 IB’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본사 부산 이전 시 경기지역본부가 서울본부와 함께 수도권을 총괄하면서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라.

▲현장에서 일하는 본부이므로 본사의 방향성에 얼마만큼 일조를 할 것이냐에 고민이 많다. 시스템은 기존의 본사의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정착하겠지만, 전통을 세우는 일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지역본부의 역할론에 따라 경기본부 차원의 독자적인 사업을 많이 할 수는 없겠지만, 경기본부 개설 ‘원년 멤버’로서 뚜렷한 전통을 만들어가고 싶다. 또 본부가 수원에 자리한 탓에 경기 북부는 접근이 용이한 서울 본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향후 경기북부사무소를 출장소 형식으로 개설해 경기본부에서 모두 관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기본부를 개설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주민들과 현장밀착형으로 업무하기 위해서며 이에 있어 북부쪽이 소외돼서는 안될 일이다. 경기도가 타 지역보다 크고 인구도 많은 만큼 서민금융에 치중해 본부에서 다 관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답=정재환 경제부장 jay@kyeonggi.com

정리=성보경 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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