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는 애향심으로 임기말까지 열정 바쳐야"
“경기도 사람이 도지사 할 때가 됐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남양주을)가 차기 지사직 도전 의사를 피력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10일 본보와의 파워인터뷰에서 김문수 지사의 대권도전을 강력 비난하면서, 차기 지사는 지사직에만 전념하며 열정을 다 바칠 경기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대 째 남양주에 거주하고 있는 박 수석부대표는 “그런 사람이 누구인지는 도민이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나도 지금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는 지역현안과 관련, 임기내에 지하철 4호선 연장선에 대한 기본·실시설계와 착공까지 이끌어내 경기도에서 가장 빨리 착공과 개통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8호선 연장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끔 속도를 내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여야가 팽팽한 줄다기를 하고 있는 원구성 협상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이미 두 개를 양보했기 때문에 이제는 새누리당에서 양보할 차례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김문수 지사가 대권출마를 선언했다.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나서고 있는데 외국에서는 이를 허용하는 나라도 있다. 이에대한 견해는?
A. 외국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냐가 더 중요하다. 이것은 철저히 국민을 무시하는거다. 본인이 경선에 나서기를 결심했다면 도지사직을 내려놓는게 맞는 거지, 되면 고맙고 안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사고를 이해할 수 없고, 양다리걸치기로 도지사직을 일종의 보험으로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득권을 모두 챙기려는 꼼수인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하지만 대선행보의 진정성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꼭 (대선에) 나가려고 했으면 지난번에 지사직에 출마하지 말았어야죠. 도지사직 임기를 채우려는 노력을 하든지 도지사직을 포기하든지 명확한 행보가 필요하다.
Q. 만약에 김 지사가 사퇴할 경우, 도지사에 도전할 의향은?
A. 경기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는 경기도 사람이 (도지사를) 할 때가 됐다. 경기도 사람이 해야 하는 이유는 애향심이다. 애향심은 열정을 불러오고, 자기책임을 다할 수 있다. 임기말까지 지사직에 전념하며 자기 열정을 다 바칠사람이 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누군지는 도민이 판단할 일이다. 나도 지금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Q. 경기도는 수도권이란 개념에 묶여 여러 제약을 받고 있다. 수도권 규제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A.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저도 소관 상임위 등에서 여러 노력을 해봤지만 어려웠다. 김문수 지사가 대권 준비도 중요하지만 지방의원 설득시키기 위해 스킨십을 통해 진정성을 가지고 하나하나 이해시키고 나가면 할 수 있지 않나. 경기도 뿐만 아니라 국가발전 차원에서 똑같은 규제로 피해를 받는 지역, 연천·양평·가평 등을 위해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한데 소홀한 것 같다. 지사가 열정을 가지고 하면 된다고 본다.
A. 협의체 같은 것이 필요한데 (의원들) 스스로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지사가 직접 T/F팀을 만들어 팀장을 맡는다는 심정으로 응집력을 발휘해나가지 않으면 해결 안된다. 경기도는 그런 지사가 필요하다.
Q. 지역구에 대해 묻겠다. 공약을 여러 가지 말했는데 남양주에 4년제 대학 유치 가능한가?
A. 법 개정을 통해 할 수 없으면 현행법 가지고 해야되는데 현재 2년제 대학이 있다. 2년제 대학을 4년제로 과별로 전환시켜가는 것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된다. 한꺼번에 변하지 않으면 점차적으로 전환시켜나가려고 한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이전해오는 것도 병행하려고 한다. 신규와 이전을 병행하면 할 수 있다.
Q. 지역에 또 해주고 싶은 것은.
A. 지역구가 8개 읍면동인데, 모두 지역개발을 하고 있다. 보금자리 3개 읍면동, 택지개발 3개 읍면 등 인구가 60만이 됐고, 곧 80만이 된다. 인구가 늘어나는데 SOC가 안돼 있다. 베드타운화 되고 있다. 교통편의가 가장 중요하다. 4호선이 타당성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임기내에 기본·실시설계 착공까지 이끌어내 경기도에서 가장 빨리 착공과 개통이 되는 4호선을 만들고 싶다. 8호선도 그동안 지지부진했는데 속도를 내가지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끔 하겠다.
Q. 대선정국이다.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차기 대통령의 정치철학은 어떠해야 하는지?
A. 소통이 중요하다고 본다. 남양주의 자랑 다산 정약용선생이 목민심서를 통해 좋은 말씀을 했다. ‘순막구언’, 찾아가서 묻고 들어라. 아픈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서 묻고 들어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청와대 들어가면 자기 측근들의 이야기만 듣는다. 지역구 국회의원 같은 자세를 견지하면 역대 대통령중 가장 국민에게 보탬이 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Q. 지역구민과 소통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A. 하루에 한번이라도 지역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면 집에 가지않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 얘기를 많이 듣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민생법안을 많이 만들어냈다.
한 가지만 말하면 갑자기 도로확장되면서 자기네 집이 수용되는 경우가 많다. 청천벽력같이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땅을 국가사업이란 명제로 뺏기게 된다. 국가가 보상을 해줘야 되는데, 납득이 안가는 보상을 한다.
원인은 감정사 3명을 세우는데 2명을 시행자가 세우고 1명만 토지소유자들이 세우게 한다. 그럼 2대 1이다. 표결을 해도 지고 해서 자연스럽게 정부가 개인소유를 차지하게 되는데,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지역을 잘아는 지자체장이 1명, 토지소유자가 1명, 시행자가 1명 각각 추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법안을 발의했는데 정부가 거세게 반발했다.
의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니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본회의에 올라갔는데 18대 마지막 국회에서 성원이 안되다가 마지막날에 됐다. 그런 것들이 18대에 10개 정도 된다. 소통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민생법안을 만든게 있느냐 없느냐, 이런 것이 공천의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1건씩만 해도 300건의 민생법안이 통과되는 것 아닌가. 법이 20년 이상 내려오던 법인데 누구도 손을 못댄 것이다. 도저히 안된다고 했다. 그게 뭐 넘지못할 사선인가. 그런 것 하기 위해 국회의원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의지를 가지고 김문수 지사가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면 된다. 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다. 대광법도 경기도가 조금만 도와줬으면 통과됐을 것이다. 지방 의원 한명이 반대했는데 경기도가 전략을 짜가지고 했으면 충분히 됐을 것이다. 그런 것 하나 통과되면 주민들도 혜택을 보고 수조원의 이익을 보는데...내가 했다.
Q. 국회 정상화는 언제쯤 될 것인지?
A. 1지망 문방위 2지망 국토위 3지방 정무위 달라고 하는데 주지않고 윤리위에서 국방위, 외통위까지 갔다. 윤리위를 준다는 것은 장난하는 것이고, 국방위하고 외통위는 남북분단으로 국가안보가 중요한 우리나라 현실을 볼 때 여당이 맡아 안정감을 줘야 한다. 그걸 야당에게 주겠다는 것은 이 정권의 실정과 비리를 비호하겠다는 것이고, 방탄국회를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두 가지 양보했다. 9대 9로 해야 하는 것을 10대 8로 했고, 상임위 하나 더 늘리지 않은 것 등 두 개를 양보했다. 이제는 저쪽에서 양보할 차례다.
Q. 18대 국회를 절대 답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19대 국회가 달라지도록 하는 데 있어 원내수석부대표서의 소신과 역할은?
A. 두 가지를 말할 수 있다. 신뢰와 양보가 중요하다. 정치가 불신이 커서 신뢰안하는 것 같아 아쉽다. 또한 국회선진화법이 마련됐기 때문에 19대 국회에서 몸싸움이라든지 폭력은 많이 자제되지 않겠느냐, 사라질 것으로 본다. 몸으로 못하니깐 막말하는 친구가 나올까 걱정이지만 그런 일이 있을 때는 과감하게 적법한 절차를 밟아 징계를 해서 조정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Q. 통진당에서 시작해 민주당까지 넘어온 종북논란에 대한 견해와 차단책은?
A. 지나친 색깔론이 여당에서 나오는데 해묵은 색깔론을 조성해서 대선까지 이어가려는 속셈이 있는 것 같다. 종북세력이 횡행한다면 국가에서 법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우선순위가 뭔지 모르는 집권당의 의도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꼼수 부리는 것으로 보여진다. 민생처리가 늦어져 안타깝다.
대담 = 정일형부장
사진 = 김시범부장
정리 = 김재민기자 jmkim@kyeonggi.com
박기춘 의원은 누구인가?
하나는 원내대표 도전을 포기한 뒤 박지원 원내대표를 지원한 것이고, 전반기 상임위원장도 맡을 수 있었으나 후반기로 미뤘다.
3선이면서 ‘재선 원내수석부대표’라는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18대에 이어 19대에도 박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경륜과 투쟁력이 검증된 원내대표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박 의원을 다시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하기 위해 남양주까지 내려가는 등 ‘삼고초려’했다는 후문.
8대 째 남양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경희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3,14대 국회 입법보좌관으로 정치와 인연을 맺었으며, 4·5대 경기도의원에 거푸 당선돼 원내총무 겸 대표의원 등을 역임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19대 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초선 시절, 여당인 민주당의 도당위원장을 맡는 등 당과 국회의 중요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18대에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과 도당위원장, 원내부대표와 대표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정치개혁특위 야당 간사, 당 4.11 총선 공천심사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김재민기자 jm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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