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 이상 인명피해는 없다

최근 기상이변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6일~28일 3일간 경기지역에 내린 평균 강수량은 380㎜나 됐고, 1일 최대 강우량이 449㎜를 기록하면서 39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1998년 여름엔 169명이 인명피해를 입은 일도 있다.

흔히 장마는 보름이상 장기호우를 생각하지만 최근의 강우 특성은 사전 예고없이 단 며칠 동안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다는 게 특징이다. 이에 경기도에서는 올해 1월부터 사전예고 강화와 시군별 상세 기상정보 전파를 위해 ‘기상정책자문관 제도’를 전국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기상정책자문관은 시군단위 기상정보를 48시간 이전에 분석해 해당 시군과 유관기관에 전파, 사전대응과 현장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

기상정책자문관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져 동해상까지 확장되면서 태풍의 이동경로가 북쪽으로 향하고, 비구름떼가 동해상의 고기압에 막혀 정체현상이 나타나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수도권의 기후특성과 다가올 집중호우 대비를 위해 경기도에서는 인명피해 제로화 대책으로 3대 중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수해복구와 재해예방사업의 조기완공이다. 지난해 7월 수도권 집중호우로 공공시설 피해 4천595개 사업장과 재해예방사업장 27개소에 대해 조기준공을 독려했다. 사업현장 대책회의를 수시 개최하고, 주요사업장 현장점검 등 우기철 이전 사업완료를 목표로 박차를 가해 6월말 현재 99.8%의 진척을 보였다. 미완료 대규모 사업장 11개소에 대해선 주요공정 마무리와 재피해 방지대책을 수립해 집중호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둘째, 재난예·경보시스템 강화다. 재난예·경보시스템은 상류지역의 강우량을 분석해 하류지역에 경보방송을 송출하는 시스템으로 우리나라처럼 산지가 많고 게릴라성 호우가 잦은 여름철에 계곡을 찾는 피서객과 하천변 야영객들에게 필요한 시스템이다. 지난 2009년 9월 임진강 사고는 자동경보방송만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6명이 고귀한 생명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위험상황은 예고없이 찾아온다. 위험상황은 초기에 재난예·경보시스템이 사이렌과 경보방송을 번갈아 알리면 위험지역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그간 경기도에서는 매년 15억원을 투자해 56개소의 재난예·경보시스템을 확충해 왔으나, 올해는 36억원을 추가 투입해 166개소의 경보시스템을 설치했다.

셋째,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위험지역에 대한 특별관리다. 인명피해 우려지역은 평소엔 위험하지 않은 세월교·징검다리·유원지·산간계곡 등이 집중호우로 인해 하천수위가 올라가면 위험지역으로 돌변하는 지역이다. 도내 특별관리 대상은 175개소로 개소별 담당공무원을 현장책임관으로, 마을주민 대표나 지역자율방재단을 현장관리관으로 지정해 순찰활동, 출입통제, 주민대피 등 현장상황에 신속 대처할 수 있도록 임무와 권한을 부여했다.

이밖에도 민·군·관 및 유관기관간 공조체제 강화와 전국 시도간 및 도내 31개 시군간 재난피해 최소화를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해 재난대비 응원체제를 구축했다.

여름철 수해로 인한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도나 시군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도민 스스로의 안전의식이 더욱 중요하다. 여름휴가때는 기상예보를 꼭 확인하고, 맑은 날에도 산간계곡에는 소나기가 내려 위험할 수 있으므로 텐트는 계곡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에 설치해야 한다. 위급 시에는 즉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119안전센터나 가까운 관공서에 연락해 보호를 받아야 한다.

올 여름에는 철저한 예방과 대비를 통해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사고가 없는 안전한 경기도’를 만드는데 도민들이 적극 동참해 주길 당부드린다.

홍 덕 표 경기도 재난대책담당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