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반대했는데도 기어이 인천공항을…

인천국제공항 급유시설 결국 민영화… 인천·정치권 “분할매각 신호탄” 반발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유를 독점으로 보관·급유하는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가 민영화된다.

사실상 인천공항 민영화(지분 매각)의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어서 인천지역을 비롯해 정치권 등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등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12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제8차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13일 무상사용기간이 끝나 국가 재산이 되는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을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의 감정가격은 영업권 1천368억원을 포함해 총 1천986억원이다.

앞서 이사회는 지난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4시간 동안 인수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11일 오후 4시부터 회의를 속개해 마라톤 회의 끝에 급유시설 인수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공항공사는 이르면 이번 주 서울지방항공청과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다음 주 긴급입찰을 통해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운영권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토해양부는 ‘공항공사가 급유시설을 매입하고, 운영권을 새로운 민간사업자에게 넘긴다’는 방침을 정해두고 있다.

특히 이번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 민영화라는 첫 단추가 끼워진 만큼, 향후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비롯해 곳곳에서 민영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정부가 인천공항 지분 매각 강행을 예고한데다 이달 중 인천공항 내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에 대한 민영화가 예정되어 있다. 이어 내년 8월에 계약이 끝나는 위험물 터미널이나 외항사터미널, 항공터미널, 항공화물창고, 기내식 시설, 항공기정비시설 등 14개 민자시설도 유사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직영을 기대했었고 이사회에서도 직영이 논의됐지만, 결국 정부의 방침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만간 급유시설 매매·운영 등에 대해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은 대한항공 계열사인 한국공항(61.5%)을 비롯해 공항공사(34%)와 GS칼텍스(4.5%)가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설립, 지난 2001년부터 11년 동안 공항 항공유를 독점으로 보관·급유해 매년 60억~70억 이상의 흑자를 내는 알짜배기 기업이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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