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새마을운동의 성패는 경기도에서 판가름"
전력 피크 시간대인 14시부터 17시까지 ‘실내온도 26도 이상 유지하기’, ‘쿨맵시 옷차림하기’ 등을 통해 전력사용량을 최대한 줄이자는 이 범 국민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새마을운동중앙회’이다.
돌이켜 보면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치거나 국민의 단합된 힘이 필요할 때면 늘 맨 앞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던 단체가 바로 새마을운동 조직이다.
2000년대 초 정치적 곡해와 국민의 참여의식 부족 등으로 인해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뉴새마을운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다시 한 번 국민에게 다가가고 있는 새마을운동중앙회의 이재창(李在昌) 회장(75)을 만나 새마을운동의 참된 의미와 향후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새마을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국민에게 심어준 ‘자신감’
새마을운동이라고 하면 국민 대부분은 ‘1970년대 농촌 잘 살기운동’을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당시 새마을운동이 국가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컸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 새마을운동이 가지는 의미는 어떠한 것일까?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자신감’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이 회장은 “새마을운동은 단순히 나라 잘살기 운동이 아니었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국민의 역량이 집중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러한 경험은 IMF와 금융위기 등 국가가 위기를 맞이했을 때마다 국민이 뭉쳐야 한다는 에너지를 발생시켰고, 이 에너지가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가적 중대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새마을운동 조직은 국민의 힘을 한데 모아 극복해 나가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모든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했고, 1998년 IMF 외환위기 시에는 새마을운동 조직을 통해 금 모으기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또, 2007년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수십만명의 국민이 복구활동에 발벗고 나섰으며,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는 범국민 동전 모으기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국민 가슴속에 ‘새마을운동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다면, 새마을운동 정신이 무엇이기에 국민을 이토록 단합시키고 뜨거운 열정을 발휘하게 하는 것일까?
이 회장은 “새마을운동 본래의 기본정신은 근면·자조·협동이다”며 “이 정신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실천원리이다. 특히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용적인 행동철학이 담겨 있기에 개발연대의 운동정신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현재의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 선진 일류 국가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에 기존의 새마을운동 정신에 변화(Change)와 도전(Challenge), 창조(Create)의 3C 정신을 추가해 ‘뉴새마을운동’이라는 새로운 페러다임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뉴새마을운동’이란 새로운 것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New와 새마을운동의 합성어로 새로운 새마을운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뉴새마을운동에 대해 이 회장은 “‘뉴’의 의미가 새마을운동의 ‘새’와 중복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은 새로운 마을운동이라는 국한된 좁은 의미가 아닌 지역사회와 국가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킨다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뉴새마을운동은 과거의 물질적 잘 살기운동이라는 고정된 인식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 삶의 양과 질을 추구하는 21세기 선진국형 운동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뉴새마을운동은 어떻게 실천이 되는 것일까.
현재 새마을운동중앙회는 ▲범국민 녹색생활 실천을 위한 그린 코리아 ▲나라와 국민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코리아 ▲살맛 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해피 코리아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코리아 등 4가지 비전을 갖고 뉴새마을운동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새마을운동과는 아직 거리감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새마을운동에 적극 참여시키고자 차세대 지도자 모임인 ‘Y-SMU포럼’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포럼은 다문화 가족 방과 후 학교운영 및 해외 봉사활동 등 젊은이들의 전공과 특기를 활용한 학술 및 재능봉사 활동을 통해 청년운동의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배양해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하고 있다.
이 회장은 뉴새마을운동은 실천해 가는 데 있어 ‘투트렉’전략을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와 국외활동을 나눠 펼치겠다는 것인데, 국내활동은 마을단위의 뉴새마을만들기 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뉴새마을만들기 사업은 주민의 자율적 역량에 의한 주민 주도형 마을공동체운동으로 에너지절약 및 생태환경가꾸기를 목표로 하는 ▲그린마을과 예절 바른 마을·더불어 함께하는 마을인 ▲스마트마을, 소외 이웃을 함께 돕고 안전한 마을을 추구하는 ▲해피마을 등 3가지 유형으로 추진된다.
국외활동은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공적개발원조) 형식으로 몽골과 네팔,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빈곤퇴치, 환경개선, 소득개선을 위한 새마을교육 등의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는 경기도에서 시작될 것
지난 1990년 경기도백을 지낸 바 있는 이 회장은 경기도에 대한 애정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경기도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강조한다.
이 회장은 “경기도는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지자체이다. 경기도에서 뉴새마을운동이 성공하지 못하면 뉴새마을운동은 실패로 그칠 것이다”라며 “결국 새로운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변화와 도전을 선도해 나가야 하는 곳이 바로 경기도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는 바로 경기도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6일 경기도와 뉴새마을만들기 업무협약을 맺은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앞으로 도와 도내 31개 시·군들과 함께 뉴새마을만들기 사업 등을 시작한다.
이 회장의 주장처럼 수도권 인구 절반이 살고 있는 경기도에서 새마을운동중앙회가 펼쳐나갈 뉴새마을운동이 성공적으로 전개되지 못하면 전국적인 확산이 매우 힘들지 모른다.
때문에 경기도와 새마을운동중앙회가 펼쳐나갈 뉴새마을운동에 정부와 타 지자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까지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성장하기까지는 이전보다 몇 배 더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다”라며 “이 시점에서 새로운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정부가 해주겠지라는 생각은 건전하지 못하다. 3만달러 시대로 들어서려면 스스로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능동적으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뜨거운 사명감으로 뉴새마을운동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담 : 정일형 정치부장 ihjung@kyeonggi.com
정리 : 이호준 기자 hojun@
사진 : 전형민 기자 hm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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