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한국농업의 미래 경기도에 달려있다"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을 역임한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국내 농업분야의 전문가 중에 전문가로 꼽히는 김 사장은 경기인터뷰에서 “한국 농업의 미래는 경기도에서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농업 정책이 경기도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지방에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농산물 소비지가 있고 농산물 수출, 수입 업체들이 몰려있는 경기도에서 한국 농업의 미래를 밝혀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또 “우리나라 농업정책은 그동안 생산 중심의 정책이었다”며 “시대가 변한 만큼 농업정책도 유통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FTA 체결 등 농업의 위기에 대해서는 “무조건 FTA를 반대하고 무서워하면 안된다”며 “FTA 속에서도 한국 농업이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농진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도 역임하셨습니다. 정부 부처에서 농정을 하실 때와 aT 사장을 하실 때 느낌은 어떠신지요?

정부부처에서 33년간의 긴 공직생활을 마치고 지난 10월 aT의 사장으로 부임한 뒤 업무패턴이나 마인드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시다시피 공기업의 성격은 공공성과 기업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나, 수익창출 뿐만 아니라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예산 확보, 정부 경영평가, 고객만족, 사회공헌 활동, 미래 가치창출을 위한 지속가능한 경영실현 등 공기업의 CEO 자리는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을 요구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막상 공기업의 수장으로 부임해보니 밖에서 보아왔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공기업은 정부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이다 보니 예산과 조직운용 등에서 생각보다 많은 제약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고 창의적인 마인드로 업무를 추진하는 한편, 현실 안주보다는 적극적인 자세와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가지도록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 aT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aT는 올해 1월 사명변경과 함께 사업영역 확대에 따른 비전선포식을 개최하고, aT의 중장기전략인 4-UP을 발표했다.

우선 국내 식품기업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기능을 수행할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K-FOOD지원센터)를 본격 가동함으로써 새롭게 도약하는 식품산업진흥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올해 농림수산식품 수출목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국내외 수출 인프라 구축 및 주 수출국과 신규 유망 수출국에서 개최되는 유명식품박람회 참가 및 우수 농식품 판촉전 개최 등을 통해 공격적인 해외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매출액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를 더욱 활성화해 유통비용 절감을 통한 산지-소비지 직거래를 활성화하는 등 농수산물 유통구조혁신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FTA 체결로 농업분야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극복방안과 함께 aT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인구에 비해 국토면적은 작고, 자원은 부족하며, 농촌인구의 고령화, 인건비 상승, 벼농사 위주의 농업 등 국내에서 필요한 먹을거리를 완전히 자급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민에게 안정적인 식품을 공급하고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타국과의 활발한 교역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 나라와의 FTA추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 농어업 분야는 대표적으로 피해를 입는 분야이기 때문에 한미FTA를 비롯한 각국과의 FTA체결에 대한 우려와 비관적인 목소리가 크다.

값싼 해외농산물 수입이 증가해 국내 식탁에 오를 기회가 많아지므로 국내 농산물의 생산감소가 일어날 것이며, 유통, 소비, 농가소득 저하 등 농업 전반에 걸쳐 피해가 우려된다.

다만 한-칠레 FTA 등 과거 경험으로 볼 때, FTA로 일부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극단적인 피해는 없었으며, 반면 우리 농식품 수출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은 77억 달러였으며, 올해 수출목표는 100억 달러이다.

이를 위해 aT는 올해 1월부터 농식품 수출목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국내외 수출인프라 구축 및 해외유명 식품박람회 참가, 주 수출국과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농식품 해외판촉전 개최 등 공격적인 해외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한식 세계화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최근 우리 한식이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남미지역까지 휩쓰는 K-POP 열풍과 함께 세계인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한 나라의 고유한 음식 문화는 대표적인 국가이미지 상품이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상품이다.

이 때문에 현재 세계 각국은 자국의 전통음식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따라서 한식세계화는 우수한 우리 음식문화가 해외진출로 인해 농산물과 식재료의 수출증대로 이어지며, 이는 곧 경제적 측면을 넘어 문화적, 외교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K-Pop 등 문화 콘텐츠로부터 시작된 한류의 분위기를 K-Food로 이어가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 K-FOOD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역할을 하는 곳입니까?

세계적으로 식품산업은 발전가능성이 매우 큰 산업이지만 국내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아직 취약하다.

현재 국내식품·외식 시장은 50인 미만의 식품제조 사업체가 80%를 차지하는가 하면 전체 외식업체의 90%가 5인 미만인 영세사업체다.

특히 외식업은 체계화된 창업 전문교육이나 컨설팅 부재로 창업과 휴폐업이 반복되고, 해외 진출한 외식프랜차이즈도 현지화 전략이 미비해 현지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aT는 국내 식품기업을 종합적으로 관리·지원·육성하기 위한 창구단일화의 필요성으로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K-FOOD 지원센터)를 지난해부터 운영 중이다.

K-FOOD지원센터를 활용해 창업, 메뉴개발, 고객서비스 향상, 해외진출지원 등 현장의 현안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다.

또한 K-FOOD지원센터는 농수산식품기업의 애로상담부터 전문컨설팅, 교육, 자금지원, 수출마케팅 등 다양한 정책사업과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식품관련 분야별 전문기관들과 전문자문단으로부터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앞으로 사장님의 올해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아 제2의 창립을 선언한 aT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농어업인을 비롯한 정부와 학계, 수출업체, 해외바이어 등 여러 관계자분의 애정과 관심 덕분이었다.

과거의 시행착오를 통해 현재의 우리 위치를 조명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야말로 aT가 세계 속의 글로벌 일류공기업이란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공기업의 최우선 덕목인 도덕적 윤리와 정직함을 바탕으로 사장을 비롯한 공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맞서 가치창출의 주체가 될 때만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aT는 각종 신규 사업들이 확고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경영 전반에 걸쳐 조직을 쇄신하고 사업역량을 강화해 나가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성과창출형 업무체제 구축 등 전 방위적으로 aT의 업무 프로세스를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전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수출현장을 누비며 전력 질주할 것이며, 마지막까지 목표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식품산업육성을 위한 농수산식품기업센터의 활성화를 통해 식품기업 지원에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대담=정재환 경제부장 jay@kyeonggi.com

정리 = 이선호 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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