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도, 주요 건축 한눈에 본다

경기도는 도내의 우수건축물 및 건축명소를 체계적으로 자료화하고,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기도, 아름다운 건축지도 제작을 위한 DB구축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의 노력을 벤치마킹해 경기도 건축정책에 접목하기 위해 지난 7월 연구진과 함께 프랑스 파리와 독일지역을 답사했다.

프랑스는 세계적 역사도시이며 관광도시답게 건축자산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아르스날 파리 건축도시갤러리’는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파리라는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켜 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파리지엔의 고민을 공론화하는 장소였다. 파리의 도시계획 자료와 신축되는 건축물 자료를 지도로 디지털화해 제공하고 있었다. 많은 자료들 중에서 눈에 띄는 자료는 ‘Archi-Bus(건축버스)’ 라는 지도자료다. 버스 노선별로 발간해 파리 시내를 버스로 다닐 때 각 정류장에서 만날 수 있는 유명 건축물을 지도화한 것이다. 그렇다고 건축물 관광용 버스를 따로 지정한 것이 아니라 일반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건축물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대중교통을 활용하되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은 아이디어도 돋보이지만 12개 노선마다 약 10~20개씩 건축물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위치를 함께 제공한 수고도 대단해 보였다.

독일에서는 IBA Emscher Park Project(세계적인 건축가가 참여한 국제건축전)로 유명한 에센과 뒤스부르크, 겔젠키르헨 등 3개의 도시를 방문했다. IBA Emscher Park Project는 엠셔강 주변도시들이 참여해 환경과 지역산업유산의 재생이라는 주제로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진행된 국제건축전이다. 이 건축전으로 인해 과거 지역산업의 중추였으나 최근까지 도시 쇠퇴의 원인으로 흉물처럼 남아있던 탄광과 철강공장이 세계적인 생태공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변모했다.

잘 만들어진 건축지도는 자료로서 또는 손안의 가이드북으로써 유용했다. 프랑스 파리 시내와 뒤셀도르프 미디어 하버, 구도시든 신도시든 안내 지도책 하나로 걷고 또 걷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며 세계의 우수건축물 및 건축명소를 찾아다닐 수 있었다. 경기도 건축지도는 향후 e-건축책자나 테마별·지역별 지도, 스마트 폰 앱, 전용 웹사이트 등으로 만들어지며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동될 예정이다. 해외보다 우수한 인터넷 환경을 활용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경기도민 등 많은 사람들이 건축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미래의 건축발전에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의 건축은 건물을 짓는 행위에 국한했다면 이제 건축은 도시의 브랜드이며 문화적 자산이다. 앞으로 활용가능한 자원임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경기도의 건축지도 제작은 경기도 건축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건축문화 진흥과 보편화를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세계건축사들의 축제인 세계건축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들이 경기도의 건축 지도를 가지고 스마트 폰을 보며 경기도 도시 곳곳을 즐기며 돌아다니는 모습과 외국인 친구가 경기도에 여행을 오면 안내해야 할 장소가 너무 많아 골라 다닐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고 용 수 경기도 주택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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