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런던 올림픽에서 배운 스포츠 과학

지난 2012 런던 하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개최국이었던 88올림픽(4위)을 제외하고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선수들의 기량도 우수했지만 올림픽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며 겨루고 있는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선수들이 입고 있거나 사용하고 있는 운동복과 운동장비에 숨어 있는 첨단 과학을 들 수 있다. 첨단 기술 때문에 메달의 색깔이 바뀐다고 할 정도로 첨단 기술이 적용된 의류나 장비들은 선수들에게 있어서 훈련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요소이다.

현대 스포츠에서는 투혼으로만 이길 수는 없다. 과거 춥고 배고프던 시절에 복싱과 같은 헝그리 종목이 반짝 빛을 발한 적은 있지만 이제는 스포츠도 과학과 전문성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설 땅이 점점 좁아지는 시대가 됐다. 적절한 인재를 발굴해 과감한 투자로 과학적인 훈련을 체계화하지 않으면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

수영에 있어서 전신수영복이든, 반신수영복이든 수영복 과학기술의 핵심은 최첨단 소재를 사용하여 물의 저항을 줄여주고 최소화시켜주는 것이다. 수영을 할 때 생기는 저항은 물이 몸을 타고 흐를 때 생기는 마찰저항과, 물살을 헤칠 때 생기는 조파(造波)저항인데, 첨단소재의 수영복은 이들 저항을 줄여준다.

특히, 영국의 스피도(SPEEDO)사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전신 수영복은 가장 많은 저항이 발생하는 가슴이나 복부 부분에 폴리우레탄 소재의 패널을 부착하여 물이 해당 부위에서 흡수되지 않도록 하여 저항을 최소화하고 선수의 자세를 안정화시키도록 했다. 전면에는 신축성이 약한 소재, 후면에는 신축성이 강한 소재를 사용하여 수영선수가 다운 킥을 할 때 신축성이 뛰어난 후면 소재가 늘어났다 복원되면서 힘을 증폭시킨다.

육상에서의 신발에 부착된 핀들은 발과 지면을 더 가까이 해, 매 스텝마다 힘과 속도 그리고 안정감을 증가시켜준다. 우사인볼트가 신는 ‘에보스피드 스프린트 LTD’는 아웃솔에 8개의 스파이크가 부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의 경우 6개의 스파이크가 부착되어 있지만, 볼트가 신는 에보스피드의 경우는 8개의 스파이크가 부착돼 있다. 스파이크 개수가 늘어나면 무게가 증가하는 단점이 있지만, 볼트와 같이 중후반 가속능력이 뛰어난 선수에게는 가속성이 증가될 수 있다. 외국의 상호에서는 딤플구조를 운동화뿐만 아니라 의류에도 적용하여 선수들이 기록단축을 통한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총을 쏘는 사격에도 과학은 있다. 사격은 고도의 집중력과 자신감이 요구되는 종목이다.

사격 국가대표팀이 심혈을 기울인 것은 ‘우뇌 활성화 훈련’이다. 다른 말로 하면 집중력 훈련이다. 좌뇌는 분석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높이는 반면 감각적이고 통합적인 우뇌는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이제 대중소기업 뿐만이 아니라 전국민들이 런던에서 이룩한 눈부신 성취를 바탕으로 새로운 출발을 할 때다. 당장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그리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 행사를 치러야 하는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런던에서 우리에게 큰 기쁨을 안겨준 선수와 지도자, 그리고 그들을 헌신적으로 지원한 경기단체에 큰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의 건아들이 흘린 땀은 국가 미래의 거름이 되어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장 태 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경인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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