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한-베문화교류촉진포럼’
한국과 베트남 수교 20주년을 맞아 쩐 쫑 또안 주한베트남대사와 국내 베트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8일 오후 아주대에서 개최된 ‘한-베 문화교류 촉진 포럼’에는 쩐 쫑 또안 주한베트남대사, 임홍재 前주베트남 한국대사, 최호림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교수 등이 참여해 한국과 베트남의 비전을 위한 아젠다를 제시했다. ‘한국-베트남간 문화 교류를 통한 이해와 소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은 김종욱 청운대학교 베트남학과 교수의 사회로 기조연설, 패널 참여 토론, 패널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쩐 쫑 또안 주한베트남대사·국내 전문가 ‘문화교류 통한 이해와 소통’ 모색
‘사돈의 나라’ 걸맞게 이주여성 지원 · 국제결혼 중개업체 관리 강화 지적도
기조연설자로 나선 쩐 쫑 또안 주한베트남대사는 “한국과 베트남은 전략적 동반자로 도달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더 노력해야 한다”며 “양국 간 체결된 문화·체육·관광 협정을 잘 이행해 그 다양한 가치를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양 국민의 상호이해를 위해 한국 베트남문화원 설립과 베트남 한국문화원의 활동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조연설자 유인선 前 서울대교수는 베트남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병폐를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며 강하게 지적했다. 유 교수는 “한국인들은 베트남을 너무나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잘못된 사실이 기사로 나오고 교과서에도 잘못된 오류들이 많다”면서 “정부가 민간단체 등을 통합해 계획적으로 움직일 때 베트남 역사와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임홍재 前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한국 베트남문화원 설립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 정부는 지난 2007년 동남아 국가 중 제일 먼저 베트남 하노이에 문화원을 설립했다”며 “외교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문화교류는 쌍방이어야 하기 때문에 베트남 정부가 한국에 베트남 문화원을 설립·운영해 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국회의원 배출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한 임 前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이미 동반자 관계, 이웃나라, 사돈나라의 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며 “다음 총선에선 베트남 다문화 여성 중 한 명을 국회에 진출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날 토론에서는 지난해 이주 베트남여성이 7천636명으로 전체 이주여성 수 중 1위를 기록함에 따라 국제결혼 절차와 이주여성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안경환 조선대학교 교수는 “결혼정보 회사의 불법적인 영업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매매혼 형태의 알선을 엄격히 금기시켜야 한다”며 “결혼 예정 한국 남성들의 건강상태를 포함한 상세한 정보를 베트남 여성들에게 제공하도록 계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호림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교수도 “한·베 양국이 유교문화권이라는 공통점으로 국제결혼이 증가해왔다. 그러나 영세한 중개업체가 난립하면서 국제결혼이 여전히 졸속으로 이뤄진다”면서 “중개업체 설립 및 운영 자격요건, 중개활동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출신으로 이주여성에 대한 지원을 주문한 전정숙 국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정부 여러 부처가 다문화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행사와 실적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이주여성들의 자립성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회적응, 취업, 자녀교육 등 중장기적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실제 한국에서 유학 중인 베트남 학생을 인터뷰한 자료를 토대로 한 유승익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한국과 베트남의 학생교류 현황 및 특징’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유 교수는 “한국으로 유학 온 베트남 학생들은 인문사회계열보다 의학, 에너지, 응용물리·화학 분야 등을 선호하는 성향을 보였다”면서 “한국생활에 만족하고 있지만 언어, 관습, 문화가 달라 소통수단에 대한 부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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