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노동자들 칼바람 속 ‘고공농성’

쌍용차 노조, 정리해고 국정조사 요구 송전탑 올라
광원목재 노조, 근로시간 보장ㆍ임금보전 요구 농성

평택지역에서 하루만에 잇따라 2건의 고공농성이 발생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간부 3명이 정리해고에 관한 국정조사 및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송전탑에 올랐고, 민주노총 평택ㆍ안성지역 노조 광원목재지회도 근로시간 보장 및 현 임금 보전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였다.

20일 오전 10시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300여m 떨어진 송전탑(높이 50m)의 30여m 상공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간부 3명이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날 고공 농성자는 한상균 전 지부장(51)을 비롯해 복기성 수석부지회장(36), 문기주 정비지회장(53)으로, 이들은 오는 22~23일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쌍용차 정리해고에 관한 국정조사 및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 날씨에 고공시위를 벌였다.

‘해고자 복직’이라고 쓴 3m 길이의 붉은색 현수막은 이들의 심리를 대변하듯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고, 배치된 20여명의 소방관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송전탑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특히 오전 11시께 송전탑 밑에 안전매트를 설치하려는 경찰들과 이를 제지하는 농성자들 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한시간여 동안 벌어지기도 했으며 오후 1시30분께 경찰과 소방인력은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송전탑에서 3m 정도 물러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청문회와 국정감사로 이미 대부분의 의혹이 풀린 상황에서 국정조사까지 요구하는 것은 기업의 근간을 흔드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30분께 민주노총 평택ㆍ안성지역 노조 광원목재지회 이승범 지회장과 송춘순 노조원 등 2명은 목재를 파쇄해 보관하는 50여m 높이의 시설(칩)에 올라가 근로시간 보장 및 현 인금 보전 등을 요구했다.

조합원들은 이 지회장 등이 칩으로 올라가자 사측 등이 올라갈 수 없도록 드라이사이크론 이동통로에 철조망 등을 이용해 바리케이트를 쳐 이동통로를 막았다.

이들은 “2조2교대 근무로 인해 주말과 휴일은 물론 명절에 차례 한번 못 지내는가 하면 개인의 삶과 가정생활을 포기한채 살아가고 있다”며 “현재 받고 있는 급여의 85%에 해당하는 임금을 보전하고 3조2교대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인금의 85% 보전은 협상이 된 상태”라며 “근무시간(시급)을 을 적용, 급여를 산출하겠다는 사측과 근무시간을 낮게 하고 현재 임금을 보전하자는 노조측과 의견 차이가 달라 협상이 결여된 상태지만 21일 5차 실무교섭을 하자는 공문을 보낸 만큼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해영ㆍ양휘모기자 return7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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