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평내동 주민자치위원회
일반적으로 주민자치센터의 역할은 주민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운영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주민자치위원회 활동도 프로그램 개발에 치우쳐 지역주민의 역량 강화와 인재 육성 부분은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남양주시 평내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이진택)는 지역공동체 의식 구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주민자치의 역량을 강화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등 주민자치의 새로운 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주민자치학교 지도자 과정 개설…시민참여 행정 주춧돌
평내동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6월 특화사업으로 주민자치학교 지도자 과정을 개설했다.
남양주시의 1주민자치센터 1특화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지도자 육성 과정은 지역주민들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지역사회에서 활약할 중추적인 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진정한 시민참여 행정 구현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말까지 진행된 주민자치학교 1기 지도자 과정에 참여한 지역 초·중·고 학부모와 주민자치 서포터즈, 주민자치위원, 사회단체장 등 40여 명은 교육을 통해 내 고장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지역의 성장 동력을 찾는 등 주민자치활동의 역량을 크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민들의 쉼터 ‘가야미길’과 ‘평내 소풍9경길’
평내동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평내동 마을가꾸기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지역 특화사업으로 ‘가야미 길’을 조성해 시가 실시한 마을가꾸기 평가에서 ‘명품마을상’을 수상했다.
‘가야미’는 개미의 순수 우리말로, 공동생활을 하는 개미의 근면, 화합, 소통을 상징한다. 가야미 길은 개미집 구조를 기본 모티브로, 주민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정자와 텃밭을 마련해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증진시키고 있다.
평내동주민자치위원회가 올해 특화사업으로 추진 중인 평내 소풍9경길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출발한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지역 내 명소 9곳을 연계한 산책로를 조성해 주민들의 쉼터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평내 소풍9경길은 평내 호평역 인근의 1경 의안대군사당, 지난해 조성된 2경 신바람나눔길, 3경 백봉산 방앗터, 4경 희망동심포토존, 5경 가야미길, 6경 조선기와가마터, 7경 화길옹주 묘터, 8경 궁집, 9경 약대울천으로 구성된 걷기 코스다.
학생들을 위한 토요 프로그램 강화
평내동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학생들의 자치센터 프로그램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토요일에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
그동안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이 성인, 특히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에 치우쳤던 데 비해 평내동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은 학생 수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5일제 수업으로 여가 시간이 많아진 학생들을 건전한 교육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청소년 보컬 트레이닝과 청소년 기타교실, 신나는 교과 체험학습, 방송댄스, 토요 플룻, 어린이 중국어 등으로, 토요 프로그램이 확대된 뒤 여름과 겨울이면 수강생이 감소했던 현상이 역전되기도 했다.
주민자치위 관계자는 “평소 학업에 바쁜 학생들이 주말을 활용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토요 프로그램을 확대했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30~40대가 70%…활력 넘치는 마을 만들터”
“진정한 주민자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지난 2010년 취임한 이진택 제6대 평내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이 추구하는 주민자치는 지역주민의 의사가 반영된 행정,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행정이다. 취임 후 불과 2년 만에 평내동에 주민자치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한 이 위원장으로부터 평내동이 추구하고 있는 주민자치에 대해 들어본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민자치위원회의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는데.
주민자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해도 아직 주민자치보다는 관치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이를 바로 잡고 주민자치위원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도자 과정을 개설했다.
예전에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장학회도 운영하고 활동이 많았다. 지도자 과정을 통해 육성한 인재들을 활용해 내년 초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협의체는 매달 회의를 통해 지역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화사업으로 추진한 ‘가아먀 길’과 ‘소풍9경길’ 추진 배경은.
도시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 모습을 복원·보존하고 주민들의 애향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산책로 조성 사업을 구상했다. 약대울천의 경우 택지가 개발되면서 염색공장들이 이전한 뒤 수질이 개선돼 물고기가 사는 깨끗한 하천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역의 자원을 잘 보존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학생들을 위한 토요 프로그램의 호응이 좋다.
주5일제 수업 시행 후 가정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많다고 들었다. 이런 학생들이 밖으로 나와 자기 발전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토요 프로그램을 늘려가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워낙 바쁘게 지내다 보니 주민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또 사업이나 활동이 다양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미흡했던 부분은 앞으로 구성될 주민협의체가 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평내동은 인구의 70%가 30~40대일 정도로 활력이 넘치는 동네다. 처음에는 유입된 인구가 많아 과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있다. 주민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주민자치위원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글 _ 남양주ㆍ유창재 기자 cjy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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