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예술이 만나는 곳 ‘수원영동 아트포라’(上)

100여년 동안 한복, 포목 등을 판매하면서 수원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은 영동시장에 이색공간이 만들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지난해 9월25일 개관한 문화예술복합공간 ‘수원영동 아트포라(이하 아트포라)’가 그것.아트포라(Art Fora)는 아트(Art)와 시장이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포룸(Forum)의 복수형 포라(Fora)의 합성어로 예술과 상업의 적극적인 융합을 뜻한다.

아트포라는 명칭처럼 흔히 시장을 팔고, 사고, 먹는 곳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시장이라는 공간이 문화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을 보여준다.

시장의 문화적 자원이 작품의 소재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과 예술가의 활동이 시장 속에 녹아들면서 시민들이 친근하게 예술에 다가갈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

영동시장 2층에 자리 잡은 아트포라에는 금속, 한지, 도자 등 9개 분야의 작가가 예술활동을 펼치는 작업실,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아라’,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아트존’,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영동아트홀’이 마련돼 있다.

아트포라에 방문하면 우선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서 창작 활동을 펼쳤던 과거의 모습을 탈피한 작가들이 밖에서도 안을 들여볼 수 있도록 작업실을 가림막 없이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또 ‘갤러리 아라’에는 입주작가 작품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출품한 작품까지 전시돼 관람객이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이와 함께 ‘아트존’과 ‘영통아트홀’에는 작가들이 마련한 창작체험활동 프로그램과 공연 등이 진행돼 어렵고 낯설게만 다가왔던 예술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예술 창작의 모델을 선보이는 아트포라는 시장이라는 작품활동을 무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고, 보여주며 예술을 함께 향유하는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어진선 아트포라 디렉터는 “시장 안에 작업실이 있기 때문에 상인들과의 워크숍, 강습, 체험활동 등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며 “한복시장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상인들과 노리개, 부채, 생활 소품 등의 아트상품을 개발해 시장 속 문화예술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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