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김기원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

회원간 만남 통해 '화합'…지역사회와 숨쉬는 '소통'

“임기 내 변호사회 회원은 물론 인천변호사회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변호사회 회원 간 지속된 반목을 없애고 정기적인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서로 화합하고 결속력을 다지는 일입니다.”

지난 1월 제17대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변호사회 발전과 회원 간 화합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김기원 변호사(55·연수원 13기)를 만났다.

그는 법조계에서 변호사 선후배 간 얼굴도 모르고, 회원 간 소통은 물론 교류도 점점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바꾸고자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회원 간 정기적인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서로 화합하고 결속력을 다지는 일이다.

그는 또 시민이 갖고 있는 변호사에 대한 어렵고 딱딱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역 내 활발한 활동을 통해 따뜻한 이미지로 변화시키는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의 대형 로펌 변호사에 비해 인천지역 변호사의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개선, 침체된 인천 법조계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김 회장으로부터 앞으로 인천변호사회와 지역 법조계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 내용 등에 대해 들어봤다.

-그룹별 기수 모임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취지가 무엇인지.

변호사회 회원 383명 중 연수원 30기 이하 젊은 변호사가 절반이 넘는다. 저도 이번 선거 때 젊은 변호사를 많이 만났을 뿐이지, 그동안 그들과 어울리질 못했다. 젊은 변호사들이 서로 생계를 걱정하다 보니 사건 처리하는데 바빠서, 그들끼리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 변호사 친구 한 명 없는 변호사도 있다.

그래서 변호사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하고 화합하기 위해 3주마다 2기수씩 그룹별로 만남을 갖고 있다. 지난 2월 28일 30~31기 모임을 시작으로 지난달 25일엔 32~33기 모임이 있었고, 지난 15일엔 34~35기가 모였다. 다음 달 6일엔 36~37기 모임이 예정돼 있다.

이러한 모임을 통해 회원 상호 간 교류를 넓히고, 법정 예절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숙고할 기회를 다지고 있다. 또 이러한 그룹별 기수모임을 통해 신입회원의 고충이나 어려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신입 변호사 환영회도 처음 추진했다던데.

올해 24명의 신입 회원이 가입했다. 아예 변호사회 차원에서 이들이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기 이전에, 더 빨리 회원을 알아가고 인천지역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일 환영회를 열었다. 환영회에서 신입 회원의 고충이나 어려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변호사의 재능기부를 위해 인천시청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달 27일 인천시 사회적 기업·마을기업 통합지원센터와 ‘인천시 사회적 기업·마을기업 발전과 육성’을 주요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10개 기업당 1명의 고문변호사제를 통해 희망하는 회원에 한해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조만간 송영길 시장과 협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질 높은 법률봉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회원이 인천이라는 지역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가 시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을 기대한다.

또 지역 내 중소기업의 법률 고문단도 계획하고 있다. 200여 개 중소기업과 묶어주면 젊은 변호사들이 활발하게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학교폭력과 왕따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된 초·중·고교에서 나오는 각종 법률적 분쟁에 대해서도 인천 법조계를 대표해 적극적으로 다가설 예정이다. 교육청 등을 통해 법률적 분쟁이 발생한 학교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법률 고문과 학생·교사를 위한 각종 법률 강의 등도 펼칠 계획이다.

-회원과 어떤 자원봉사 활동을 계획 중인가.

올해부터 인천지역 곳곳에서 변호사들이 각종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변호사들은 지역에 기초하고 있는 만큼, 주민과 함께해야 한다. 그동안 장학금 전달 이런 것밖에 없었는데, 이런 거보다는 젊은 변호사를 중심으로 지역에 봉사해야 한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변호사회 집행부는 물론 상임이사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변호사라고 하면 딱딱하고 어려운 이미지가 있다. 그동안 이러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 같다. 변호사회를 중심으로 자원봉사와 교육·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지역주민과 소통하겠다. 변호사들도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조만간 인천에 조정센터가 생기는 등 변호사들이 활동할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젊은 변호사, 선배 변호사 모두 화합해 인천 법조계의 발전을 이뤄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인천변호사회의 오랜 전통인 국제교류위원회의 활동상황은.

매년 일본 사이타마 변호사회, 중국 톈진 변호사회와 국제교류를 이어왔는데, 올해로 20년째이다. 올해는 국제교류위원의 수를 기존 7명에서 20명으로 늘렸다.

다음 달쯤 우리가 중국을 방문하고, 10~11월엔 일본 사이타마 변호사회가 인천을 찾는다. 보통 방문하는 변호사회에서 세미나 주제발표를 하는데, 중국을 방문할 때 세미나 주제 발표를 희망하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공모할 계획이다. 참고로 일본은 우리도 문제가 되고 있는 대부업이나 사채 등 소비자금융에 대한 주제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특히 한국 법조일원화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어서, 우리도 이를 주제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또 집행부와 국제교류위원회를 포함한 참여회원 모두에게 일정 비용을 자비로 부담시켜 형평성을 높이고, 일반 회원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히려 한다.

-변호사들의 실무지식 향상을 위한 방안은.

▲회원의 전문연수를 위해 이달부터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강의가 있다. 금융투자상품 관련 주요판례 해설과 성년후견제도 해설, 본안심리절차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민사집행법의 기본 이론, 도시정비법의 개정 내용 해설, 건설소송 관련 주요 판례 해설, 부동산 등기의 주요 쟁점과 판례 동향 등이다.

또 엔터테인먼트 분쟁의 최근 판례 분석, 고지의무·설명의무·공시의무 위반 관련 손해배상소송과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의 법적 규율, 위자료 및 재산분할 소송 실무, 새로운 법인 회생 절차, 법인 파산신문에 대한 인터넷 온라인 강화계획 등을 세웠다.

이와는 별도로 역사,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빙해 회원들의 실무지식을 함양할 계획이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인천구치소를 견학했다고 들었다.

지난 8일 인천구치소 내부를 견학했다. 변호사들이 미결수와 기결수의 수용현황을 직접 봄으로써 변호사의 역할을 되짚어 보고 진지한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 인천구치소의 역사와 구조, 장기 기결수, 모범수 등 일정 조건이 구비되는 자들이 가족과 만나 1박 정도 머물 수 있도록 복권기금으로 설립·기증한 만남의 장소 등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됐다.

- 변호사회의 역할 중 하나인 법관 평가는 어떻게.

변호사회의 역할 중 하나가 법관에 대한 평가다. 전 회원을 대상으로 재판장에서의 판사를 건전하게 비판하고, 칭찬하는 게 목적이다.

인천은 지난해 처음 도입돼 아직 초기단계다. 철저히 변호사 신분을 비공개로 진행하지만, 자칫 판사에게 밉보일까 봐 참여율은 낮다.

지난해 7명밖에 의견을 내지 않았다. 서울도 7천 명의 변호인 중 100여 명만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한다.

아직 일부 재판장에서 말을 함부로 하는 판사가 있다. ‘이것도 모르느냐’라고 핀잔을 주는 일도 있고, 시차제 소환을 잘 지키지 않아 재판장에서 변호사들이 판사가 오기만을 기다리다 다른 재판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도 종종 있다.

변호사들의 판사 평가로 인해 일부 재판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직접 법원장 등에게 법관 평정 때 도움될 수 있도록 비공개 조건으로 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다.

시대적 변화와 함께 재판부도 변해야 한다. 예전처럼 막말하고 불필요한 말을 하거나 변호사의 경력 차별 등은 사라져야 한다. 점점 재판부도 변해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우리가 돕겠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