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개혁주도 ‘환골탈태’ 앞장 축구인 화합ㆍ투명 행정 경쟁력↑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말처럼 전국에서 가장 많은 팀을 보유한 경기도 축구계는 그동안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정도로 끊임없는 잡음과 민원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러한 경기도 축구계가 2013년 들어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안정을 찾아 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 1월 경기도축구협회 제20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석재 회장(56·㈜원창 대표이사)이 자리하고 있다.
‘깨끗하고 도약하는 경기도축구협회(CLEAN AND JUMP-KGFA)’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4년 임기의 경기도축구 수장에 취임한 이석재 회장은 7개월 동안 축구인의 화합과 투명한 행정, 올바른 판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동분서주 해왔다.
발로 뛰는 회장상 정립… 타 단체 부러움
취임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주말에 경기장 찾아
7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자리한 경기도축구협회에서 의욕적인 활동으로 경기도 축구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을 만났다.
작은 체구에 온화하면서도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이 회장은 “재임 기간동안 축구계의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해소하고 투명하면서도 축구인 모두가 행복감을 느끼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협회장을 맡게 됐다”라며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축구인으로서 올바른 품행을 유지하지 못하는 선수나 지도자는 물론이고, 협회 임원도 예외 없이 도태시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가 전국 시·도 축구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팀과 선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협회 내부 갈등과 축구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위상에 걸 맞는 행정을 펼치지 못했다”며 “협회장인 나 자신부터 권위의식을 과감히 내던지고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친근히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중견 사업가인 이 회장은 축구협회장을 맡은 이후로 회사 운영은 직원들에 맡기고, 거의 매일 1시간 거리의 수원으로 출근해 축구협회에서 상근을 하면서 업무를 직접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취임도 하기 이전인 지난 1월 초부터 전국 각지에서 동계훈련 중인 경기도 소속의 초·중·고, 대학팀들의 훈련장을 찾아 직접 지도자들을 격려한 이 회장은 본격 시즌이 시작된 이후에는 도내 22개 권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원축구의 주말리그를 부회장단, 전무이사 등과 4개 팀으로 나눠 매주 리그 운영상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회장은 본부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관중석에서 경기운영을 지켜보면서 심판과 경기감독관 등 대회 운영자들의 공정성 여부와 선수나 지도자, 학부모들의 문제점 등을 찾아 지적하는 등 협회장 취임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주말이면 그의 발길은 경기장으로 향한다.
이를 지켜본 도내 축구인들은 역대 축구협회장이나 다른 어느 종목을 통해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열정적인 단체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상필벌’ 시행… 특유의 뚝심으로 축구계 질서 확립 올인
“모든 축구인이 하나된 경기도 축구계 만들 것”
이 회장이 추구하는 변화의 목표는 크게 3가지다. 먼저 선수와 팀, 지도자들에게 불신감을 심어준 심판들의 판정 문제다.
이 회장은 “불신감이 팽배한 심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 깨끗하고 정직한 심판을 양성, 전국 어느 대회서든 경기도 심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판들의 판정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왔던 것은 팀 또는 지도자와의 사적인 관계나 금품의 유혹에 현혹됐기 때문이다”라며 대회 때마다 공정성을 강조하고 심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재를 들여 회식을 시켜주는 등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선수와 지도자들의 인성 함양이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지도자들에게 교육자의 자질과 함양을 키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진학을 눈앞에 둔 학생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심판에게 욕설을 하거나 옳지 못한 행동을 할 때에는 중징계 대신 해당 선수와 지도자를 함께 불러 선수·지도자를 함께 훈계하고, 선수에게는 반성문을 쓰게 한 뒤 자신의 사인공을 전달하면서 인성을 갖춘 훌륭한 선수로 성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가 추구하는 목표는 경기도 축구인들의 화합이다.
이 회장은 자신이 취임하기 이전 두 계파로 갈라져 있던 초등 지도자들의 모임을 하나로 통합시켜 축구인들의 화합을 꾀했다. 또한 도축구협회와 시·군 축구협회의 화합을 위해 시·군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모든 축구인이 하나 된 경기도 축구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세 가지 목표 실현을 위해 이 회장은 ‘신상필벌(信賞必罰)’을 확실하게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기장에서 불미스러운 행동을 한 선수나 지도자, 팀에 대한 징계가 8차례 이뤄지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해당 팀이나 지자체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거나 외압을 받기도 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축구계의 올바른 질서 확립을 위해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건 어려운 팀 돕고, 유망주에 장학금 지급
‘글로벌 시대’ 걸맞게 축구꿈나무 외국팀과 교류
이와 더불어 이 회장은 어려운 여건에 처한 팀들을 돕는데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오고 있다. 지난 1월 24일 열린 취임식에 외부의 화환 대신 쌀을 받아 초·중·고교 6개 팀에 각각 백미 140㎏과 축구공 10개씩을 전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이 회장은 우수한 재능을 지니고서도 가정형편의 어려움 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하는 유망주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매주 주말리그에서 사용하고 있는 경기 공을 모아 오는 연말 ‘축구인의 밤’ 행사 때 경제적으로 어려운 팀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한축구협회에 각종 인적·물적 지원에 있어 균형감 있는 지원을 당부하면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수시로 찾아 면담하고, 유독 전국 시·도 가운데 차별을 받고 있는 경기도의 축구 발전을 위한 전국대회와 A매치 유치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대에 걸 맞는 축구 꿈나무들의 견문 확대를 위해 각 종별 도 대표팀을 선발해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와의 활발한 교류도 벌인다고 이 회장은 밝혔다.
“단 하루를 하고 회장을 그만 두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목표한 경기도 축구계의 변화와 개혁을 멈출 수는 없다”고 밝힌 이 회장은 “이제 경기도축구협회는 경기도 경기단체 중 가장 많은 팀과 선수를 거느린 규모에 걸맞게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투명한 단체로 ‘환골탈태(換骨奪胎)’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학창시절 복싱과 태권도를 했고, 6년간 이천시태권도협회장을 역임했던 그가 축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3년 이천시축구협회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경기도축구협회장에 출마하기 이전 자신은 다른 종목의 단체장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이 회장은 “시·군 축구협회장과 축구계 원로들이 ‘위에서 맑은 물을 흘려 내려 보내 경기도 축구계를 맑고 투명하게 만들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도축구협회장이 된 뒷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협회 운영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주춧돌을 놓겠다”는 그의 어조에서 경기도축구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 가능성이 엿보인다.
글 _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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