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 글로벌 나눔떮봉사 ‘작은 밀알’ 됐으면”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적십자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재난구호 전문기관으로 지정하고 지원했으면 합니다”
문병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은 다분화된 구조활동이 적십자로 일원화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회장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적십자가 재난구호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데 비해 우리는 그 역할이 약화돼 있다”고 지적한 뒤 “적십자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재난구호가 첫 번째 역할로 이를 위한 시스템이 어떤 봉사기관보다도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적십자의 역할이 보다 강화ㆍ확대돼야만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6년 임기가 곧 끝나는데 소감은.
취임한 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정말 빠르다. 지난 83년 삼성전자 관리인사로 임명되면서 수원과 인연을 맺은 뒤 30년간 보냈다. 퇴직 후 사회에 봉사하고 공헌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기회가 닿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초대회장으로 부임해 4대까지 8년을 재직하고 이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으로 3년 임기를 연임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 총 14년간 경기도에 봉사하며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해 뿌듯하다.
-지난 임기 중 기억 남는 일 있나.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해 경기도민이 공감하는 인도주의 실천으로 4개의 전략목표를 설정한 “New Vision 2020”을 수립했다.
첫째로 선진국형 재난구호체계를 구축하고 둘째로 적십자의 고유임무가 건강하고 안전한 삶의 질 향상 이바지한다.
셋째로 조직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넷째로는 나눔 문화 확산을 통한 안정적 재원 마련에 노력하겠다.
임기 중에 재난 및 인도주의 활동 전개를 위한 재원확보에 항상 주력해왔다. 그 결과 2012년, 2013년에 경기지사 최초로 회비모금 100억원을 2년 연속 달성하였다. 회비모금에 참여해주신 도민과 행정기관 관계자 여러분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성과였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린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정기적인 재원확보를 위해 노력하여 후원회비도 임기 초기와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성장한 22억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경기지사는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자매적십자사 해외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하였다. 작년 3차에 걸쳐 열악한 필리핀 톤도 등의 지역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하여 급식, 낙후시설 개보수, 위생 개선 사업을 펼쳤다.
또한, 필리핀 적십자사와 2012년부터 4년간 위생환경개선, 위생교육 및 생활용품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맺어 실효를 거뒀다.
-기억에 남는 수혜자가 있나.
많지만, 그 중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가족은 용인에 살고 있는 한 여학생이다.
이 학생은 어릴 적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고, 91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이 학생은 거동이 불편했는데 집안의 화장실 문턱이 높아 스스로 화장실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적십자봉사원들이 할머니를 대신하여 목욕봉사도 하며 여러 도움을 줬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던 중 적십자사 주거환경 대상자 조사에서 추천돼 화장실 문턱을 낮추고 거실과 방의 도배, 장판도 새로 해 드렸다.
할머니와 학생이 좋아하던 모습은 잊을 수가 없고 감사의 표시로 학생이 직접 만든 머그컵을 할머니께서 선물해 주셨던 고마운 일도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국, 일보 등의 선진국의 경우 적십자가 재난구호 전문기관으로 지정돼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적십자는 평소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재난구호가 적십자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각종 재난상황 발생 시 적십자를 재난구호 전문기관으로 지정해 숙련된 봉사인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구호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십자는 일반교육 과정과 전문교육 과정으로 나눠 봉사원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이러한 교육을 이수하고 현장에서 활동 중인 봉사원이 경기지역만도 2만여명에 달한다. 어떤 봉사기관이나 단체에도 없는 규모다. 그간 재난구조 시 각 기관에서 복잡다단하게 구호활동을 펼치면서 구조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졌다. 적십자를 최중심의 재난구조 기관으로 정하고 충분히 활용했으면 한다.
-그간 적십자사 사업이 구체화됐다. 소개해달라.
우선 적십자의 희망 만들기 프로젝트인 희망풍차 프로그램을 통해 4대 취약계층인 어르신, 아동청소년, 다문화가정, 북한이주민과 적십자 봉사원이 결연을 맺어 기초생활, 주거개선, 의료, 교육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3대 나눔 영역인 인적나눔, 물적나눔, 생명나눔을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8만명에 이르는 적십자 봉사자와 청소년적십자(RCY)단원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나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확대와 위상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올해 국민이 십시일반으로 내주신 일반회비 모금액은 100억을 돌파하였다. 후원회비는 작년보다 대폭 증가하여 22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3년 내 후원회비 50억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 전개를 위한 다양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기적인 재원마련을 위한 후원회원, 희망나눔 명패달기, 희망나눔학교 등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희망나눔학교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나눔문화를 심어주고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마음을 통하여 건강한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하는 밑거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청소년 나눔프로그램이다.
또한, 희망나눔 페스티벌, 1m1원 자선걷기, 희망나눔 바자회 등 다양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일반시민, 가족, 직장들이 함께 참여하는 나눔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국제구호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동안 경기적십자사는 세계 곳곳에 재난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자원봉사자를 수차례 파견하여 구호활동 했다.
지난해 신년 계획에 밝혔듯이 경기지사는 평시에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한 자매적십자사 해외개발협력사업을 추진했다. 해외개발사업의 첫 삽은 필리핀과 2012년부터 4개년간 지역사회 위생환경 개선, 위생교육 및 용품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맺어 실효를 거뒀다.
경기지사는 지난해 3차에 걸쳐 위생이 열악한 필리핀 톤도 등의 지역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하여 급식, 낙후시설 개보수, 위생개선활동을 펼쳤다. 장기적으로 다문화가정이 많은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등 10개국으로 확대하여 해당국 적십자사와 자매결연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국제구호봉사활동은 일반시민의 국제봉사활동의 욕구를 해소하고 대상국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편성할 계획이다.
-결혼이주여성이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결혼이주여성은 20만명이며, 그중 3분의 1이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다. 결혼하여 단 한 번도 모국을 방문하지 못한 결혼이주여성과 아이들의 외가방문을 위해 다문화가정 자선 대바자 행사를 임기 첫해에 시작하였다. 지난 5회 행사까지의 수익금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에 64가구 226명의 한국 가족과 모국 가족이 만나는 성과를 올렸으며, 앞으로도 계속 확대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앞으로 적십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살아가면서 가장 보람있는 이은 남을 돕는 것으로 생각한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만큼 고귀한 일은 없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조금 더 여유 있는 사람들이 의식을 갖고 이기심을 버리고 이웃과 더불어 살고자 노력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적십자사는 후원자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재난구호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더욱 탄탄히 다지고자 한다.
특히, 앞서 여러 번 말했듯 전문 재난구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으면 한다. 현재 봉사단체는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지역에만 교육받은 봉사원을 수만 명씩 두고 있는 기관은 없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제일 먼저 앞장서 나가는 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문병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41년 10월29일
▲학 력 :1967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96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경 력 :1968년 삼성그룹 입사
1983년 삼성전자 수원공장 관리담당 이사
1997년 삼성전자 수원주재 대표이사
2000∼2006년 삼성전자 상근경영고문
1989∼1999년 경기도육상경기연맹 회장
2004∼2005년 경기도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
1999∼2007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회장
2007년∼현재 대한적십자사경기도지사 회장
▲포 상 : 1996년 대통령 산업포장, 1997년 석탑산업훈장
▲저 서 : 2007년 선진경제로 가는 길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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