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염전과 꼬마열차 아련한 추억의 보물창고
10월은 그 어느 때보다 인천 소래포구가 사람들로 붐빈다. 숫꽃게의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시기에 맞춰 활꽃게를 사러 나선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밖에 소래포구는 새우, 젓갈 등도 유명해 연평균 300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연안부두 어시장과 함께 인천의 대표 명물 어시장으로 이름난 소래는 지난 1933년 전국 제일의 소래염전이 들어서면서 포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또 소래포구는 지난 1937년 국내유일의 협궤열차가 다니는 수인선 개통에 따라 발전해 나갔다. 폭 100m 남짓한 갯골을 따라 형성된 소래포구는 썰물 때면 바닥이 완전히 드러나고 밀물에는 물길을 따라 배가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천연의 포구로서 아름다움을 더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소래포구의 아름다운 모습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다시 개통한 수인선도 예전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고, 드넓은 염전도 찾아볼 수 없다.
소래·논현 등 신도시 개발사업 추진과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 등으로 소래포구의 역사와 전통적인 문화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인천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도 소래포구의 옛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인천 남동구는 소래포구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자 공립박물관을 건립했다. 소래포구의 옛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곳, 바로 ‘소래역사관’이다.
2012년 6월 문연 소래포구어시장 옆 ‘소래역사관’
정겨웠던 그 시절의 전통과 생활사 한눈에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어시장 옆에 자리잡은 ‘소래역사관’은 인천 남동구가 49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해 지난해 6월 29일 개관했다. 소래역사관은 지하1층, 지상 2층 등 모두 3층의 규모에 전시장, 영상실, 수장고, 학예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지면적은 1천234㎡에 연면적은 1천425㎡에 달한다.
소래역사관은 지상 1, 2층에 구성된 전시장에서 소래어촌의 전통 및 생활사, 소래염전의 유래, 소금생산과정 및 도구 등의 전시, 그리고 소래역사(驛舍), 수인선 협궤열차 등의 추억과 낭만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또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통한 시설관리를 바탕으로 장애인도 쉽게 역사관을 방문하고, 불편 없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상설전시실은 소래 지역을 대표하는 4가지 테마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소래염전과 소래포구, 소래갯벌과 수인선 테마가 각각 지상 1, 2층에 나뉘어 전시 중이다.
전시의 흐름은 2층 소래역 대합실을 시작으로 소래지역의 옛 모습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방식이다. 소래역은 수인선 협궤열차가 개통된 지난 1937년 신설돼 60여년 동안 인천 시민의 삶과 애환을 함께 해오다 1994년 폐역돼 역사 속으로 사라져 더이상 찾을 수 없는 곳이다. 이러한 소래역 대합실을 소래역사관을 통해 다시 만나면서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추억 속 소래포구의 모습으로 빠져들 수 있다.
매년 10월 ‘인천 소래포구축제’ 열려
아름다웠던 소래포구의 옛모습 만끽
첫 번째 테마인 소래갯벌은 소래지역의 유래와 갯벌에서의 삶, 개항기 이양선의 출몰과 그 방비책인 논현포대지, 장도포대지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장도포대지는 조선 말기에 외국선박들이 인천연안인 소래 수로로 침입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한 포대이며, 논현포대지는 조선 고종 16년(1879)에 어영대장(御營大將) 신정희(申正熙)와 강화유수(江華留守) 이경하(李景夏)가 인천으로 진입하는 이양선을 막기 위하여 축조한 것이다.
두 번째 테마인 수인선에서는 수인선의 건설과정과 협궤열차, 소래철교 등 수인선의 개통에서 폐지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다. 관람객들은 1990년대 초까지 인천 경제의 중축을 도맡아 오던 과거 수인선의 모습을 보며 현재 새로 개통된 수인선과 비교해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테마인 소래염전에서는 각종 염업도구의 전시와 함께 다양한 체험전시와 게임 등을 통해 국내 제일의 천일염 생산지였던 소래염전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소래염전은 일제 강점기부터 염전으로 개발돼 소래 갯벌로 들어오는 바닷물을 이용해 소금을 생산했다.
이 소금은 소래포구를 통해 수인선 협궤열차나 배로 인천항으로 옮겨져 일본으로 보내졌다. 1970년대에는 전국 최대 천일염 생산지였으나, 현재는 과거의 명성을 잃어 폐허로 남아 있다. 지난 2009년 소래습지생토공원이 조성됐다.
마지막 테마인 소래포구에서는 소래지역의 어업과 경제생활, 포구의 형성과 발전, 어시장 사람들의 모습을 디오라마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은 70%로 축소 재현한 협궤열차의 관람과 함께 플랫폼으로 나오면서 소래 지역의 시간여행을 마치게 된다.
매년 10월 소래포구에는 ‘인천 소래포구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동안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도심 속의 천연포구로서 낭만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 소래포구. 다양하고 싱싱한 먹거리와 살거리, 시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즐길거리와 체험거리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볼거리까지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 흥겨운 축제의 한마당이다.
아름다운 소래포구의 옛모습을 소래역사관을 통해 즐기고, 흥겹고 정겨운 재미를 축제를 통해 느끼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관람안내--------------------
·관람시간 : 10:00 ~ 18:00 (매표는 17:00까지)
·관일 : 1월1일, 매주 월요일, 설날 및 추석 당일
·관람료 : 어른 500원, 청소년·군경 300원, 어린이 200원
(20인이상 단체관람 시,어른 300 /청소년·군경 200원/어린이 100원)
·문의 : (032)253-5630
글 _ 김민 기자 suein84@kyeonggi.com
사진 _ 소래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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