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5일 수원서 ‘2013 제5차 봉녕사 세계사찰음식대향연’ 열려 미얀마·스리랑카·태국·베트남·부탄·네팔· 몽골, 계율과 사찰음식 비교
수많은 사찰음식 행사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요즈음, 한국사찰음식의 본찰인 수원 봉녕사(주지 자연 스님)에서 천편일률적인 사찰음식축제에서 벗어나 아시아권 각 불교국가들을 아우르는 ‘2013 세계사찰음식 대향연’이 펼쳐진다.
사찰 음식은 절에서 수행하는 스님과 사찰을 찾아오는 모든 이들이 함께 나누는 일상의 음식이다. 사찰 음식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사람의 몸이 바르게 순환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마음도 가지런하게 모을 수 있게 만든다.
얽히고 설킨 현대인의 정신과 몸에 한 끼의 휴식과 맑은 기운을 제공할 수 있는 사찰음식은 종교를 뛰어넘어 건강한 삶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실천해야 할 식문화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 자연의 입맛을 잃어버리고 인스턴트와 가공식품으로 건강이 무너져가는 현대인들에게 단순 종교음식이 아닌 건강한 대안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10월 4~5일 양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원 봉녕사(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서 열리는 ‘2013 세계사찰음식 대향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프로그램 등을 미리 소개한다.
천년고찰 봉녕사에 ‘국내 최초’ 세계 사찰음식 한자리
천년고찰 봉녕사는 고려 희종4년 1208년 원각국사가 창건한 왕실사찰로서, 현대 한국불교 비구니계의 산 증인인 세주 묘엄스님께서 승가대학과 금강율원, 세계 최초의 비구니 계단 금강계단을 개원해 40여년 간 비구니승가교육의 요량으로 키워온 청정수행 도량이다.
특히 ‘자연의 맛 나눔의 마음’이라는 주제로 지난 2009년 제1차 사찰음식대향연을 개최해 사찰음식의 대중화를 이끈 본찰이며 올해는 세계인과 나누는 국제 불교문화행사로 격상돼 경기도와 수원시를 대표하는 문화축제가 되고 있다.
2013 봉녕사 세계사찰음식대향연은 단순 체험하고 즐기는 요소뿐 아니라 각 불교전통의 사찰음식의 계율적인 견지에서 조명해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올해는 한국을 중심으로,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베트남 같은 남방불교권과 티베트, 부탄, 네팔, 몽골 등의 금강승불교 등 다른 불교전통의 사원에서는 어떤 사찰음식문화가 있는지 함께 비교해보는 자리로 기획됐다.
또한 각 불교국가들의 계율과 사찰음식에서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다. 또 다문화 가정의 대부분이 불교국가 출신임에 착안, 불교계의 지원이 적어 한국에 와서 오히려 타 종교로 개종을 할 수밖에 없는 이 분들이 자신의 종교, 자신의 고향을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향연을 준비했다.
‘육바라밀(六波羅蜜)’ 주제에 맞춰 6가지 즐길거리
2013 봉녕사 세계사찰음식대향연은 ‘육바라밀(六波羅蜜·보살이 열반에 이르기 위해 실천해야 할 여섯 가지 덕목)’의 주제에 맞추어 크게 6가지 즐길 거리를 구성했다. 육바라밀은 보살이 보시(布施·베픔), 지계(持戒·계율 준수), 인욕(忍辱·참음), 정진(精進·정진), 선정(禪定·참선수행) 그리고 지혜 등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우선, 나만의 건강음식! 사찰음식 레시피를 뽐내는 ‘일반인을 위한 사찰음식 경연대회’가 열려 다채로운 사찰음식이 선보이다.
올해의 한국전통사찰음식 메인전시는 튀겨서 볶은 음식인 ‘부각’을 중심으로 불교국가 7개국의 스님들은 사찰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음식을 만날 수 있다. 또 사찰음식의 원형은 탁발이며 음식 관련된 최초의 계율은 “보시자에게 받은 음식을 차별 없이 섭취한다”였으므로 그 정신을 살려서 봉녕사 학인스님들과 7개국의 스님들이 함께 발우를 들고 봉녕사 경내를 순례하며 탁발순례를 재현한다.
이와 함께 △봉녕사 율원장 적연스님의 불교다도 시연 △수원의 대표인물 나혜석이 즐겨먹은 봉녕사 비빔밥 퍼포먼스 △아름다운 선녀들의 육법공양 △산사음악회(10월 5일 오후 4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무엇보다 이색적이고 다채로운 체험부스가 무려 50개나 마련돼 국내 최다의 부스 수를 자랑한다. 약사전 앞에는 포토존이 설치되고, 우화궁 앞에는 무채썰기, 떡메치기, 꼬치 만들기 등 체험부스들과 승가대학 앞에는 7개 불교사찰음식부스 등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가족과 연인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마련했다.
봉녕사 주지 자연스님은 “‘사찰음식은 기본에 충실한 음식이며, 그 기본은 자연과의 조화에 있다’는 묘엄스님의 말씀을 받들어 봉녕사는 2009년 제1회부터 2013년 제5회 세계사찰음식대향연까지 한국의 전통사찰음식의 대중화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세계사찰음식대향연을 통해 국제불교 교류에 더욱 앞장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님과 신도들이 똘똘뭉쳐 직접 치르는 뜻깊은 축제
2013 봉녕사 세계사찰음식대향연은 스님들과 신도회가 똘똘 뭉쳐서 직접 치르는 자주적인 축제다. 그래서 특별하다.
봉녕사의 대중스님과 학인스님들, 신도회, 거사회, 불교대학생, 동문회, 합창단, 청년회, 대학생회, 템플스테이 참여자 등 봉녕사와 인연 있는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 직접 손님을 맞이한다. 외부 행사 진행업체를 고용하지 않고, 무대제작부터 부스제작, 강좌진행, 체험부스관리까지 모두 봉녕사의 사부대중이 힘을 모아 직접 만들어내는 모범적인 축제이다.
또 국제축제에 걸맞게 중국의 임제종 종정스님, 네팔 비구니 승가대학장, 부탄의 비구니사원 주지스님, 미얀마의 고승, 스리랑카의 방장 스님 등 외국의 고승들이 방한한다. 각 국가의 불교사찰음식에 관련된 계율 및 청규에 대한 강의, 그리고 해당 국가에서 먹는 사찰음식 문화와 공양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강의를 듣는 시간도 있다.
외국에서 초청한 VIP스님들은 물론 국내의 주요 국가 대사들도 진심으로 즐기실 수 있도록 G20세계정상회의, 핵안보정상회의 등 국빈급 국제회의에서 통역과 국빈의전을 맡았던 20명의 전문 의전통역요원들이 외국인 귀빈들에게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리랑카어, 네팔어, 종카어, 버마어, 베트남어 등으로 밀착 통역과 설명을 함으로써 외국에서 오신 VIP들이 들러리로 그치지 않고 직접 소통하며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사찰음식교육관 ‘금비라’ 개관식… 조리법 등 전수
봉녕사는 2013년 봉녕사 세계사찰음식대향연의 날짜에 맞춰 최첨단 현대화 시설의 봉녕사 사찰음식교육관 ‘금비라’(金毘羅)’를 10월5일 오후 3시 개관한다.
‘금비라’는 사찰음식을 섭취함으로써 맑은 지혜가 생기고 약사선신이 옹호한다는 의미이다. 개관식과 동시에 ‘사찰음식전문가 금비라 1기 초급반’ 과정을 모집하며 정관, 우관, 지견, 동원스님 등 사찰음식 스타강사들이 총 출동해 직접 사찰음식의 기본이 되는 조리법과 천연재료를 이용한 계절식으로 강의한다.
·봉녕사 주소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248
·홈페이지 : www.bongnyeongsa.org
·문의 (031)256-4127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2013 봉녕사 세계사찰음식대향연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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