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김정호 인하대 입학처장

15년만에 학부제→학과제 개편 글로벌 명문대 또 한번의 도약

“15년 만에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전환한 건 인하대가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소위 말하는 ‘스카이(SKY)’를 필두로 철옹성을 지키고 있는 서울 소재 대학교 사이에 인하대학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자, ‘다크호스’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 번화가에 자리 잡아 우수 학생들을 쉽게 선점하는 서울 소재 대학들과는 달리 인하대는 인천 남구 용현동이라는 다소 불리한 지역 여건에도 서울·경기는 물론 전국의 우수 학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 일간지가 발표한 전국대학평가에서 인하대학교는 TOP 12에 자리 잡았으며, 다른 일간지의 지난해 아시아 대학평가에서도 서울에 내로라하는 대학들을 제치고 68위를 기록했다.

최근 마감된 2014학년도 수시모집 전형 접수 결과에서도 인하대의 강세는 계속됐다. 수시 1·2차 접수 결과, 2천639명 모집에 지난해보다 15.4%가 늘어난 4만1천665명이 지원해 15.8: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전형이 바뀌면서 대부분의 유명 대학들이 지원자가 줄었으며, 인하대와 같이 지원자가 늘어난 대학은 수도권 대학 중 ⅓도 되지 않을 정도다.

각 대학들이 수시를 일단락 짓고 정시 지원자들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김정호 인하대 입학처장(46·정치외교학)을 만나 올해 입학전형의 특징과 인하대가 원하는 인재상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수시전형 접수를 마무리한 소감은.

A 지원자 입장에서 이번 대입전형은 지난해와 큰 틀에서 달라지진 않았지만, 인하대는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대입전형에 앞서 인하대는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모집단위를 바꾸고 모집정원 재조정, 일부 학과의 명칭 변경 등이 이뤄졌다.

학교 입장에서는 올해 입시 결과는 물론 향후 대학 운영을 좌우할만한 큰 변화였던 만큼 그 결과가 학생들에게 어떻게 반영될지를 두고 입학처는 물론 학교 본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다행히 올해 수시전형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대거 늘면서 인하대의 변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수도권 26개 대학 중에서 단 8개 대학만이 수시 경쟁률이 상승한 것은 학교 신뢰도와 입시 전형이 뒷받침됐다고 보며, 지난 수시전형을 잘 마무리하고 다가올 정시에 대비할 예정이다.

Q 올해 수시전형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학과제 전면 개편과 함께 우수 신입생 확보를 위해 선도학과와 특성화학과를 중심으로 총 143명의 4년 전액 장학생을 선발한다.

특히, 아태물류학부, 글로벌금융학부, 간호학과는 올해 모집인원을 인문계와 자연계로 분리해 선발해 아태물류학부와 글로벌금융학부는 자연계열에 각각 10명씩, 간호학과의 경우 정원내 모집인원 80명 중 30%인 24명을 인문계열에서 선발한다. 이는 교차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시 일부 전형과 정시 전형 모두 해당되며, 간호학과는 처음으로 인문계를 선발하게 됐다.

각 전형별로는 수시2차 ‘일반 전형(학생부)’ 신설, ‘학교생활우수자 전형’과 ‘리더십 전형’ 서류종합평가 도입, 수시1차 ‘참스승인재 전형’ 신설 등의 크고 작은 변화로 학생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밖으로 드러내 선발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번 수시접수를 분석한 결과, 전국 명문 고등학교와 인천지역 우수학교 학생들의 지원이 늘어났으며, 지역별로도 인천·경기·서울·지방 모두 골고루 지원해 고른 지원 분포를 보였다.

Q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전환됐는데 그 이유는.

A 인하대가 지난 1998년 학과제에서 학부제로 전환했을 때에는 전공선택의 다양성이라는 학부제의 장점이 요구되던 때였다. 하지만 이후 15년이 지나면서 학령인구는 점차 감소, 앞으로 5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20만 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학정원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더 우수한 인원을 학교에 유치하기 위해 대안전략을 고민했고 결론은 학과별 경쟁력 강화다.

기존 학부제 아래에서 1학년 학부 생활 이후 2학년부터 원하는 전공으로 진학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해당 전공에서도 학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아예 1학년 때부터 전공으로 모집, 해당 전공별로 특성을 갖춰 제대로 된 인재 육성이 이뤄진다면 해당 전공은 물론 학교 전체로 봐도 우수 인재 육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 학과제 전환을 준비하면서 각 전공에 공감을 얻어내 학과제 전환을 진행할 수 있었고, 이는 이번 수시모집에서 3분의 2 정도의 전공들이 기존보다 향상된 성과를 얻어냈다.

일부 취약한 전공은 학교본부와 해당 전공이 함께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를 대비, 전공 특성과 경쟁력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전공선택의 다양성이라는 학부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기존 10% 가량에 그치던 전공별 전과 비율을 최대 40%까지 대폭 확대하는 보완책을 마련했다.

Q 정시모집 시 혼란을 겪을 수험생들에게 선택 전략을 얘기하자면.

A 수능이 끝나면 각종 컨설팅 기관이 서로 배치표를 내놓고 1회당 50~100만원의 컨설팅 비용을 받는다. 이는 간혹 부정확한 입시정보를 제공할 소지가 있으며, 과다한 비용 지출을 불러올 수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인하대는 수험생들에게 정확한 최신 입시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개편을 마쳤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자체 정시상담프로그램은 수험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선상으로 수험생이 합격 가능성에 대해 문의하면, 학교는 최근 5년 치 입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전공의 합격 가능성을 예측, 이를 수험생에게 제공한다.

이러한 자체 상담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학교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며, 매년 수천명의 수험생들이 이를 이용해 정확한 입시정보를 무료로 제공받고 있다.

Q 인하대가 원하는 인재상은 어떻게 되는가.

A 물론 학교 전체로 보면 창의, 근면, 봉사라는 인재상이 있고, 전공별로도 해당 전공에 맞는 인재상이 있다.

이에 공통적인 분모를 찾자면 성실하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대기만성형 인재다. 인하대가 아웃풋(Output)이 강한 대학으로 인정받는 데에는 올바른 인성을 갖추고 기존의 틀이 깨어나간 인재들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인하대는 저 멀리 하와이에서 고생을 하면서도 고국의 발전을 위해 성금을 모은 하와이 교민들의 뜻이 모여 만들어진 학교다. 당연히 지금도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에 우리 사회에 성실히 봉사해 나갈 인재를 찾는 일, 그것이 입학처의 제1 과제라고 생각한다.

Q 수험생들과 학교 구성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인하대는 인천지역에 자리를 잡고 비전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 내년에는 개교 60주년을 맞이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과주의라는 독약을 마시는 대신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체계적인 입시 시스템을 구축하기위해 노력해 왔다.

당장 특정 전형을 바꿔 경쟁률을 올리거나 지표를 올릴 수는 있겠지만, 입시의 근본은 대학발전이다.

외부평가를 한두 번 잘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가 원하는 인재를 뽑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 속에서 인하대의 생존의 길은 우수 인재 육성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글 _ 박용준 기자 yjunsay@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