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부적응 등으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학교를 떠나가는 아이들이 매년 늘고 있다. 인천에서만 매년 3천~4천명, 전국적으로는 약 7만명 정도가 공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중도 탈락하고 있다. 요즘 평생학습이 가능한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인생에서 청소년기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에 각자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자신의 소질과 끼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가 서로 도와야 한다.
지난해 신설된 인천의 첫 공립 대안학교인 해밀학교는 개교 1년 반 만에 학교 부적응으로 위탁돼 온 학생들을 자진 수탁해지, 즉 퇴학 조치를 해 대안학교의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해 비난을 사고 있다.
해밀학교는 학교 부적응 등으로 중도 탈락 또는 탈락 위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과정 및 상담, 치유를 통해 제2의 교육기회를 주고자 지난 3월 신설한 공립 대안학교이다.
하지만 이 학교 교장은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 위탁 교육을 받으러 온 학생들에게 예비교육과정이란 그럴듯한 명분의 과정을 만들고, ‘무단결석·지각·조퇴 3회 또는 흡연 2회 적발 시, 자진수탁해지(실질적 퇴학조치)하고 원적교로 복귀하겠다’는 서약서에 학생들이 동의하게 했다.
또 교장은 서약서에 무단결석 관련 조항을 ‘출석률 90% 이상’으로 엄격하게 제한해 최근 입학한 학생 66명 중 21명을 예비교육과정 3주 만에 서약서 위반으로 퇴학 조치시켰다. 심지어 출석 87%인 학생이 학교에 계속 다니기를 원한다고 시교육청에 민원까지 넣었지만, 이 아이의 민원도 무참히 짓밟힌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 중단위기에 처해 학업포기 전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찾아온 대안학교에서 이처럼 많은 아이들이 가혹한 식민지법과 같은 규정에 의해 원적교로 다시 쫒겨 났고, 이런 아이들 중 많은 아이들이 결국 원적교에서 자퇴하고 말았다.
한편, 이 학교 교장은 이런 가혹한 집단 퇴학조치 외에도 아이들에게 폭력과 막말을 일삼아 여러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알려졌다.
남자 학생들을 때리는가 하면, 화장을 한 여학생에게는 ‘술집에 나가는 여자냐’는 폭언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원적학교에서 학교 부적응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가능한 한 더 보듬고 치유해야 할 대안학교 교장이 마치 썩은 사과 골라 내듯이 이렇게 학생들을 대하고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학교운영을 해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학교장의 개인인격이나 무능함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립 대안학교를 이처럼 방치하고 제대로 지도 및 관리 감독을 못한 시교육청 역시 그 책임이 크다.
지난해 개교 2개월째인 5월에도 교장이 학생들을 가혹한 벌점으로 마구 퇴학시켜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공모제 교장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지만, 교육청은 컨설팅으로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했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현재 해밀학교 문제는 더욱 악화됐을 뿐이다.
올해 다시 해밀학교의 집단퇴출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청은 결국 학교운영 전반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공립 대안학교 교장답지 않게 막말과 독단적 운영으로 아이들을 거리로 내몰고 학교를 파행 운영해 온 문제점은 물론, 그간의 학교운영 및 교육과정 전반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그동안 물의를 일으킨 대안학교 교장을 엄중 문책하고 새로운 교장으로 교체해야 한다. 해밀학교가 그간의 아픔을 딛고 다시 따뜻하게 위기의 아이들을 보듬는 진정한 대안학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노현경 인천광역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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