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Gallery] 인천 ‘한국근대문학관’

‘종합문학관’ 국내 최초로 개관 근대 문학의 ‘결정체’ 한자리

근대 개항의 현장에서 우리 근대문학을 만날 수 있도록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이 한국근대문학관을 지난 9월 29일 개관했다.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당시의 중요한 문학작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한국의 근대문학을 체험할 수 있다. 쉽게 배우고 재미있게 즐기는 문학관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 바로 한국근대문학관이다.

일제 강점기 창고건물을 활용한 한국근대문학관은 대지면적 1천107㎡, 연면적 1천669㎡ 규모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다목적강의실, 수장고와 사무동으로 구성돼 있다.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즐기는 모두에게 열린 문학관’을 모토로 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은 우리 근대문학 전반을 관장하는 최초의 종합문학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 약 60여 곳의 문학관은 거의 대부분이 작가와 연고가 있는 지역에 세워진 작가 개인을 기리는 개인문학관이다. 이에 비해 한국근대문학관은 작가 개인이 아닌 19세기 말부터 1948년 무렵에 이르는 우리 근대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문학관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종합문학관이다.

19세기 말부터 1948년까지 근대문학 시와 소설 중심으로 전시

이인직·이광수·김소월·한용운·서정주 등 기라성 같은 작품 원본

한국근대문학관의 상설전은 근대문학사를 중심으로 전시된다. 이외에 인천의 근대문학, 한국 근대대중문학 등의 부가적인 전시로 구성된다.

근대문학사는 근대문학이라 통칭되는 19세기 말부터 1948년 무렵까지의 우리 근대문학의 역사적 흐름을 시와 소설을 중심으로 전시가 이뤄진다. 한국근대문학사 연표도 제공된다. 인천의 근대문학은 인천 출신의 근대 문인과 근대문학 속에 그려진 인천의 모습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근대대중문학은 일제강점기 대중의 사랑을 크게 받은 연애와 탐정·모험 이야기의 두 축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상설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 근대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이 모두 원본으로 전시된다는 점이다.

최초의 신소설 작품인 이인직의 ‘혈의누’(1908) 이수일과 심순애의 사랑이야기인 ‘장한몽’(1913), 최초의 창작 장편소설인 이광수의 ‘무정’(1925·1938년 발행본), 최초의 문예동인지인 ‘창조’(1919), 염상섭의 ‘만세전’ 초판본(1924), 2011년 문화재로 지정된 김소월의 ‘진달래꽃’(1925), 한용운의 ‘님의 침묵’ 초판본(1926), 백석의 ‘사슴’ 초판본(1936), 미당 서정주의 ‘화사집’ 특장본 한정판(1941) 등 한국 근대문학의 기라성 같은 작품들의 원본들이 직접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 외에 김동인과 현진건, 박태원, 임화, 이육사, 윤동주 등 다른 작가들의 작품집들도 대부분 초판본 원본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그 동안 이 정도로 우리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작품들의 초판본 원본을 모아놓은 전시가 없었으며 그런 점에서 이번에 개관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의 상설전은 국내 최초로 우리 근대문학의 자산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전시이다. 전시실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국근대문학 전반을 시민 눈높이에서 망라했다고 볼 수 있다.

복각본 체험·요지경 체험·포토존·콘텐츠 다운로드 등 알차게 꾸며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시는 가라!

한국근대문학관의 상설전은 기획 단계부터 현직 중고교 교사들이 참여했고 여러 차례 근대문학 연구자들의 토론을 거쳐 내용을 확정했다. 상설전에 전시된 작가와 작품은 대부분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우는 작가와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일반 시민들에게도 친숙한 작품들이 많다.

또한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시가 아닌 당시 책을 직접 읽어볼 수 있는 복각본 체험, 요지경 체험, 포토존, 콘텐츠 다운로드, 주요 작품에 대한 리플렛 서비스 등 문학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와 보조도구들이 준비돼 있다. 작가와 작품 검색 키오스크, 동영상 등도 마련되어 있어 한국근대문학에 관심있는 시민들이 쉽게 즐길 만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이러한 콘텐츠적 측면 외에 문학관 건물도 그 의미를 더한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신축 건물이 아닌 일제강점기 인천항 근처의 창고 4동을 문학관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이미 근대건축물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해 갤러리와 미술가들의 스튜디오로 이용하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바로 옆에 위치, 시너지 효과를 더 한다.

아담한 붉은 색 벽돌로 이루어진 4동의 문학관 건물은 그 내부에 들어서면 건립 당시의 기둥과 서까래들

을 그대로 보존해 놓아 마치 시간을 거슬러 과거 세계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인천아트플랫폼과 더불어 근대 건축물의 창조적이고 문화적 변용의 모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5년 유네스코가 책의 수도로 인천을 지정한 것을 계기로 한국근대문학관 운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근대문학관 관계자는 “최초의 종합문학관인 만큼 학생부터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두루 만족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했으며, 한국근대문학관을 방문하면 우리 근대문학의 역사는 물론 문학이 가진 다양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람안내------------------

·위치 : 인천시 광역시 중구 신포로 15번길 76

·문의 :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032)455-7165

·홈페이지 : www.lit.ifac.or.kr

·입장료 무료

글 _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한국근대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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