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한-호주 FTA의 의미와 준비

지난 5일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정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발표됐다. 양국에서 국회 비준 절차가 지체되지 않고 이뤄진다면, 2015년부터 한-호주 FTA가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와의 FTA 협정으로 국가 간의 교역과 투자가 확대되고, 자원 등의 경제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호주는 거의 모든 교역품목에 대해 5년 이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도 호주로부터의 수입품목의 90.8%에 대해 관세를 8년 이내 점차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호주는 한국의 7번째의 교역상대국이고, 3번째의 투자대상국이다. 특히 호주에 있는 엄청난 자원들을 한국 기업이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호주는 자원공급국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에너지자급률이 낮은 한국에게는 FTA를 통해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이 더욱 원활해진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자동차ㆍ전자기기 등 가격경쟁력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경제통합(Economic integration)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통합은 FTA, 관세동맹, 공동시장, 경제연합, 완전경제통합이라는 통합수준별 5가지 유형이 있다. FTA는 경제통합의 수준이 가장 낮은 유형으로 양국 간의 수출입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것이다.

세계는 앞 다퉈 경제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너도 나도 경제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추세를 따르지 못하면 한국의 기업들은 수출경쟁력을 잃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FTA를 맺은 국가들끼리는 관세 없이 제품을 수출하는 반면, FTA를 맺지 않은 국가는 수출가격에 관세가 추가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호무역주의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 수출주도 성장전략(Export-led growth strategy)이 경제정책의 근간이 되고 있고,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FTA협상이 요구된다.

한-호주 FTA는 한국의 대외경쟁력이 높은 산업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으로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의 산업이 있다. FTA가 적용되기 전까지는 승용차에 5~10%의 관세가, 자동차부품,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에는 5%의 관세가 적용돼 왔다.

FTA가 발효되면 이러한 산업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이 부가되기 때문에 한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일본 도요타가 호주와 FTA를 맺은 태국에 공장이 있어 우회 수출을 통해 사실상의 관세 없이 호주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었다. FTA가 발효될 경우 자동차에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는 차원에서 가격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한-호주 FTA는 큰 경제적 의미가 있지만, 동시에 차가운 외풍이 되기도 한다. 한국의 주요 수입품목에 해당하는 산업은 큰 피해가 예상된다. 농업, 축산업, 수산업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한우 농가는 더욱 저렴해질 호주산 쇠고기에 밀려날 수 있는 것이다.

농ㆍ수산업 피해산업과 공유체제 마련

따라서 우리에겐 준비가 필요하다. FTA를 통해 혜택이 돌아가는 산업에서의 이익을, 피해를 입는 산업과 공유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가령, 축산 농가들에게 특용 작물 재배 등의 시설을 마련하고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직업 전환의 여건을 마련하는 것은 어떠한가? 즉 FTA를 통해 키운 파이를 주요 피해 산업과 나눌 수 있는 체제가 마련돼야 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FTA가 확대되고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FTA를 지체하면 우리의 먹거리가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FTA를 둘러싼 국민적, 정치적 갈등은 종식시키고 반면 FTA를 통해 커진 파이를 국가 전체가 공평하게 나누어 먹을 방법을 모색하는 일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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