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공항서비스 평가 8연패 허브공항 새로운 20년 이륙
인천국제공항(Incheon International Airport)이 세계의 하늘길을 연지 12년이 지났다. 인천시 중구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 매립지에 들어선 인천공항은 7조8천억원을 들여 8년여 간의 공사끝에 완공됐다.
연간 4천만명이 이용하는 인천공항은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8연패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브랜드가치를 인정받는 명실상부 세계최고의 공항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는 서비스 등 일부 분야에서의 성적표일 뿐이다. 인천공항의 규모는 대형공항에 막 진입한 수준이고,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새로운 공항이 급성장하며 동북아시아 허브공항 위상마저 위협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제2여객터미널 등 제3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새로운 20년 역사의 시작’을 꿈꾸고 있다. 인천공항의 향후 20년 비전을 설계하고, 이를 실현하고 있는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만나 인천공항의 비전 등을 들어봤다.
정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인천공항의 ASQ 8연패라는 역사를 쓰는 현장에 서 있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900여 상주기관·협력업체에서 일하는 4만여 명의 종사자가 만들어낸 오케스트라가 감동이었다”면서 “임기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년이다.
3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인천공항이 Green·Eco·Smart 한 공항으로 탈바꿈해 세계적인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스스로 이 시간에 대해 평가해달라.
취임 당시 몇 가지 계획이 있었다. 공기업답게 전략적 인재육성, 경영혁신과 창조적 경영을 비롯해 협업과 소통 확대, 공항시설 첨단화, 세계 최고의 공항안전 등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다. 공항공사가 전 세계 공항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려면 꼭 필요한게 전략적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향후 세계 어느 공항의 직원과 비교해도 전문적인 업무역량에서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고 임직원 역량은 물론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과정을 전면 재편했다.
또 공항공사가 성과 창출과 안전 강화, 청렴윤리 조직으로 변화 중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부서간 칸막이를 없앰으로써 성과·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조직 내 수평적 협업과 수직적 분업을 제도화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제2여객터미널 등 3단계 건설 공사다. 자연과 함께 하고(Green), 지속가능하며 환경친화적인(Eco), 첨단기술로 더 안전하고 편리한(Smart) 공항을 만들도록 설계를 일부 바꿨다.
-지난 9월에 제2여객터미널 기공식이 있었다. 현재 진행 상황은.
3단계 사업은 오는 2017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총 111개의 사업패키지로 세분화해 진행 중이다. 현재 4.7%의 종합공정률로 정상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올해 1조9천억원대 규모의 발주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고, 내년엔 전체 사업의 84% 수준인 4조1천억원대 규모로 총 99개 사업이 발주된다. 입찰 방법은 사업특성 및 품질, 지역사회에 대한 공기업의 책무 등을 고려해 관련법규에 따라 적격심사, 2단계 경쟁, 협상에 의한 계약, 최저가 등 적합한 방안으로 추진 중이다.
3단계 건설사업이 끝나면 연간 여객처리능력이 4천400만명에서 6천200만명으로 늘어 주변 경쟁공항에 뒤지지 않는 글로벌 메가허브공항이 될 수 있다. 연간 1천800만명의 여객수요를 처리할 수 있는 제2여객터미널이 생기고 56개 여객계류장, 철도역사와 버스승차장 및 주차장(2천599대)을 함께 갖춘 제2교통센터, 무인여객 수송열차(IAT), 42㎞에 달하는 컨베이어 수하물처리시스템(BHS), 공항철도(8.5㎞) 및 진입도로 등이 함께 건설된다.
-3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인천공항을 어떻게 바꿀 계획인지.
3단계 건설사업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이전인 2017년까지 완공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큰 콘셉트는 세 가지다. 자연과 함께 하고(Green), 지속 가능하며 환경친화적인(Eco) 동시에, 첨단기술로 더 안전하고 편리한(Smart) 공항을 만들 것이다. 최종적으로 세계인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최첨단·친환경 미래공항의 모습을 갖추게 되면 세계 공항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첫 번째 ‘Green’은 제2여객터미널을 ‘공항 속의 자연’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여객에게 즐거움, 자연과 휴식을 동시에 제공하고, 공항 곳곳에 친환경적 녹지공간 도입과 지역별 특화된 경관 조성으로 ‘숨’과 ‘쉼’이 있는 신개념 공항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Eco’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자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제1터미널보다 4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하고, 3단계 건설사업 완료 시 제2여객터미널은 전체 사용에너지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다.
‘Smart’도 매우 중요하다. 첨단 IT기술 활용과 셀프 체크인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여객터미널의 혼잡을 줄이고, 여객 대기시간을 단축해 안전하고 편리한 최첨단 미래공항으로 자리잡는다.
-내년에 인천공항이 국제공항협의회(ACI) 총회와 물류엑스포 등을 연다. 어떤 효과가 있는지.
내년 5월 26~28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제24회 ACI 세계 총회가 열린다. 올해 ASQ 8연패 시장식장에서 ACI 총회 유치가 확정돼 유치 깃발을 받아왔다. ACI는 전 세계 174개국 1천700여개 공항이 회원으로 가입한 공항분야의 UN과도 같은 위상을 가진 기구이고, 총회는 각종 항공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다.
이번 총회 유치는 ASQ 8연패 달성의 성과다. 세계 공항들의 수준향상과 국제 표준 확립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각국 공항과 항공사, 국제기구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하는 공항산업계의 축제로 분야별 모임을 통해 활발한 교류활동이 이뤄진다. 이번 총회를 통해 인천공항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항공업계 주요 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확대함으로써 신규 항공사 취항 및 신규 노선을 개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제항공화물협회(TIACA)의 항공화물포럼·전시회는 내년 10월 7~9일 열린다. 전 세계에서 4천여명이 참석하는 항공물류 업계의 대표적인 행사다.
세계 항공화물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을 홍보하고, 글로벌 물류허브 유치를 위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3단계 사업 완료에 대비한 신규 항공화물수요 창출로 이어짐은 물론, TIACA 차기 이사회 진출 기회의 초석으로 삼을 계획이다.
-공항공사의 경쟁력 강화와 앞으로의 발전구상은.
새로운 20년 도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금 중국·일본·홍콩·대만의 경쟁공항들이 공격적으로 시설확장에 나서고 있고, ASQ도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특히 동북아시장에서도 저비용항공사(LCC)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항공수요가 한층 가파르게 증가하는 반면, 무한경쟁으로 인해 글로벌 항공산업의 수익성은 감소하는 추세가 굳어지고 있다.
공항이용객 증가 등으로 항공 및 비항공분야 등 전체적인 매출(수익)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국제 화물노선 확대와 글로벌 물류기업·제조기업 유치가 시급한 문제다.
장기적으로 3단계 건설사업이 끝난 2020년에는 연간 여객수가 6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현재 18%대인 동북아 환승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카지노뿐 아니라 공연·문화·쇼핑·컨벤션·숙박 등 다양한 시설의 조합을 통해 MICE 산업의 중심지로 공항복합도시를 개발하게 되면 매출 2조7천억원 달성과 일자리 12만개 창출이 가능한 공항이 될 것이다.
항공사 유치로 장·단거리 노선 항공네트워크를 확대해 환승 연결성을 높이고, ICT 기술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항운영 전반에 걸쳐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의 브랜드 가치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항건설 노하우를 갖춘 국내 건설사와 함께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MICE산업의 중심지로 공항복합도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프로필
-1957년 4월 10일 강원도 강릉 출생
-서울고 졸업, 성균관대 행정학 학사, 서울대 행정학 석사, 경희대 행정학 박사
-제23회 행정고등고시
-건설교통부 지도보험과장·법무담당관·토지관리과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행정관, 건설교통비서관
-건설교통부 공보관·주택도시국장·주택국장
-국무조정실 농수산건설심의관
-건설교통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기획조정실장·제1차관
-강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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