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높아진 道소방의 위상… 도민의 안전행정으로 보답할 것”
최근 소방감(2급 상당)에서 소방정감(1급 상당)으로 승진한 이양형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59)은 이번 승진 인사에 대해 “그동안 소방은 물론, 다른 분야에서 서울특별시에 비해 홀대 받아왔던 경기도의 쾌거”라고 강조했다.
소방정감은 소방방재청장(차관급) 바로 밑 직급으로, 이전까지 소방방재청 차장과 서울특별시소방재난본부장 단 두 자리만 소방정감이 맡아왔다.
이 본부장은 “도소방재난본부는 이전에도 전국 최대 규모였으나 서울에 비해 직급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차별 아닌 차별을 받아 왔다”면서 “소방은 물론, 도와 지역 국회의원, 1천200만 도민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낸 뜻 깊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의 위상이 더 높아진 만큼, 도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위해 다양한 현장행정을 추진할 것”이면서 “관계기관과의 소통과 협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도민에게는 보다 친근한 소방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예년에 비해 위상이 드높아진 경기도 소방의 현안과 미래, 발전 가능성은 무엇일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이 본부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축하한다. 경기도 안전행정의 현장지휘관으로서 직급이 서울과 같아졌다.
▲직급이 상향된 만큼 책임감도 남다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이 소방정감으로 상향된 것은 개인으로도 영광이지만, 1천200만 경기도민의 영광이자 소방공무원, 경기도의 영광이다. 특히 단 2개 밖에 없었던 소방정감 자리가 3개로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경기도를 떠나 전국의 소방공무원에게는 기쁜 소식이었다. 위상이 높아진 만큼 다양한 안전행정 정책으로 1천200만 경기도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음달이면 재난종합상황실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현재 시운전 중인 재난종합상황실이 3월께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경기도의 재난안전을 모두 총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2천개 가량의 재난안전 폐쇄회로(CC)TV는 물론이고 교통과 어린이, 골목길 등 시ㆍ군에서 운영하는 모든 CCTV가 재난종합상황실로 연결된다. 특히 소방 출동차량에 장착된 네비게이션을 통해 화재현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어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현장 지휘가 가능해진다.
또 무인비행선(일명 헬리캠)이 화재현장 공중에서 사각지대까지 비춰주면서 화재 등 재난현장 지휘가 더욱 수월해 진다. 이 같은 최첨단 재난안전 인프라 구축은 전국 최초다. 화재나 유해화학물질 유출 등 재난 상황 발생 시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구조 활동 등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이 같은 재난 상황이 벌어지면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경찰과 군부대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AI 같은 국지적 상황 발생 시 경기지사가 재난종합상황실에서 관계기관장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적극적인 협업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통상 말하는 재난은 세가지로 압축된다. 인적재난, 자연재난, 사회적재난이다. 하지만 모든 재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다. 일단 사람이 살고봐야 한다. 복구는 차후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재난에는 분야별로 주무부처가 존재하지만 소방에서는 재난을 분야별로 나눌 수 없는 것이다.
최근 AI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주무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다. 그렇다면 소방은 주무부처가 아니기에 손을 놓고 있느냐.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방제작업을 위해 물탱크 차량을 지원하고 각 소방서별로 비치된 생활소방단 차량을 이용해 위험지역에 대한 예찰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경찰과 합동으로 각 AI 발생지역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앞으로도 AI와 같은 재난 상황이 벌어지면 기술적인 부분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겠지만, 현장업무는 소방이 주도하는 것이 맞다. 소방차, 소방 헬리콥터 등을 꼭 불 끄는 것에만 활용하지 않고 방역 등 어떠한 재난 상황에도 활용하는 것이 이번 정부가 강조하는 협업과 소통, 개방이라 생각한다.
-경기도는 최근 소방인력이 대폭 늘었다.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소방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현장 최일선 조직이다.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르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께서 해외순방을 떠난 시기에 비상점검을 실시했는데, 일선 안전센터 10여군데를 돌아보니 3교대가 아닌 2교대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일선 서장 보고에는 3교대가 90% 이상이라고 돼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1개 안전센터에 5~6명 밖에 근무를 하지 못하니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안전센터 내 3~4대의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차량 1대에 2~3명의 대원이 투입돼야 하는데 화재 발생시 운전자가 차량을 끌고 가서 소방호스를 끄집어낸 뒤 불을 꺼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소방호스의 수압이 워낙 강력해 1명이 소방호스를 붙잡고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비춰보면 인력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안전센터를 통폐합하기에 경기도는 워낙 지역이 넓다. 다행히 경기도는 김문수 지사께서 ‘119지사’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등 소방에 있어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기에 상황이 조금은 나은 편이다. 본부장 취임 후 매년 100~200명 채용에 그쳤던 소방관을 1천명으로 늘려줬고, 재작년 겨울에는 소방관은 물론, 의용소방대 방한복까지 챙겨줬다. 이전까지 소방관들은 방한복이 단 한벌 밖에 없어서 화재현장에서 젖은 방한복을 다시 입고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올해 역시 소방제복이 내구성 강화되면서 변경됐는데 35억원의 예산을 모두 반영해 줬다. 10%도 세워지지 않은 타 시ㆍ도에 비해서는 파격적이다.
-소방도 일자리 창출, 수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도는 소방분야에 있어서 전국적으로 규모가 가장 거대하다. 국내 소방산업시설 등도 가장 많으며 전국 66% 가량이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신제품을 개발해 판로를 개척하기는 아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대구광역시에서 매년 5월 소방엑스포를 개최, 경기도내 소방업체가 모두 대구로 달려가지만 역부족이다.
이에 경기도소방학교에 연중 상설 전시관을 구축, 소방업체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신제품 등을 홍보하고 수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 한다.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 국가 등에서 바이어들이 한국의 소방제품을 구입하고 싶어도 어디서 구해야 할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경기도소방학교에 상설 전시관을 구축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수익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소화기나 소방차, 고가사다리차, 개인장구 등 우수한 한국 소방제품을 알리는 관을 만들어 업체에 대여하고 업체는 연중 전시, 바이어들이 손 쉽게 한국 소방제품을 구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방이 세금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일자리 창출, 수익 창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현재 경기도소방학교는 40만㎡에 불과하지만 화성으로 이전하는 인근 경기도축산연구소 99만㎡ 부지를 활용하면 경기도소방학교를 대한민국 소방의 메카로 만들수 있다. 예산도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함께 반영하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경기도소방학교에 첨단소방교육시설을 구축해 외국 소방공무원은 물론, 마이스터고 출신들을 교육, 배출시킨다면 대한민국 브랜드가치,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민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올 4월이면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으로 부임한지 3년이 된다. 그동안 도민들께서 소방을 믿고 사랑해주신 결과, 경기도 소방의 위상이 한 껏 높아졌다. 소방은 화재현장만이 아닌 생활 속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출동한다. 소방기본법 1조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라고 명시돼 있다. 이 소방기본법 1조에 따라 앞으로도 경기도 소방은 철저한 훈련과 장비점검, 장비사용요령 습득으로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
다급한 현장에 곧바로 출동해 도움드릴 수 있도록 본부장 직할의 특수대응단도 구축했다. 언제 어디서든 소방의 도움이 필요하면 망설이지 말고 119를 눌러달라. 도민 여러분의 따스한 말 한마디만 있다면 어떤 재난현장도 두렵지 않은 것이 우리 소방 공무원이다. 많이 아껴주고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한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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