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은 우리나라에서는 수원시가 처음 받는 것이라 더욱 의의가 크다. 서울시가 5년 전에 ‘난지도 생태공원 복원, 청계천 복원, 무주택서민을 위한 장기전세주택제도(시프트)’ 등의 성과로 유엔 해비타트로부터 상을 받았지만 그 상은 대상이 아닌 특별대상이었다. 유엔 해비타트가 눈여겨본 것은 수원시의 도시계획이 지속가능한 거버넌스 도시정책이라는 점이다.
도시계획에 시민이 참여하고, 필요한 재정은 시민참여예산제를 통해 확보하며, 실천도 마을르네상스운동을 통해 시민이 주도한다는 사실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 동안 수원시는 시민이 직접 도시와 마을을 계획하는 시민계획단과 마을계획단, 직접 도시를 바꾸는 마을 만들기와 도시 만들기 등 많은 거버넌스 정책을 추진했다. 그 성과가 이번에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은 셈이다.
수원시의 성과는 이미 나라 안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해 10월 수원시는 ‘2013 도시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도시공간의 질과 시민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도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원시가 1년 동안 기울인 노력과 그 결과 거둔 성과가 인정받은 것이다. 수원시의 사례는 이제 온 나라 초등학생들이 다 배우게 된다.
올해 새 학기부터 사용되는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정 사회교과서에 수원시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만든 ‘시민참여형 ‘2030 수원도시계획’이 모범사례로 실린 것이다. 지난해에 나라 안에서 도시대상을, 올해는 나라 밖에서 해비타트 대상을 받게 된 사유에서 찾아본 공통 키워드는 ‘수원형’ ‘시민참여’ ‘거버넌스’이다. 시민창안대회, 좋은 시정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 2030 도시계획 시민계획단, 원탁토론, 시민배심법정, 마을만들기, 도시만들기, 마을르네상스운동 등이 나라 안팎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정책의 수립과 추진과정에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이 참여한 수원역 등 주요거점별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조성사업, 문화와 예술이 살아 있는 골목 만들기, 주민경관협정 시범사업, 보행환경개선사업, 주요도로 및 간선도로 정비사업, 자투리공간의 쌈지공원화 등 마을르네상스운동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1년부터 공모사업을 시작한 마을르네상스사업은 200곳이 넘는 마을에서 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만 참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계획이론은 잘 모르지만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고 있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어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가고 있다.
수원시가 시행하는 마을르네상스사업은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시, 인천시, 부산시, 대전시, 광주시를 비롯하여 수많은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중앙부처도 ‘수원형’을 배워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환경수도, 생태도시라는 미래상은 수원시와 수원시민에게 더욱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자연형하천의 옛 모습을 찾은 수원천이 시민의 하천으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아토피치유센터, 물환경체험관, 기후변화체험관 등도 환경수도 수원의 상징이 될 것이다.
지난 해 4천명이 넘는 시민이 한 달 동안 자동차 없이 살았던 ‘생태교통 수원 2013’도 그냥 ‘추억의 행사’로만 기록되어서는 안 된다. 생태교통의 체험을 바탕으로 시민과 수원시의 거버넌스를 통해 자동차중심의 교통체계가 사람중심의 교통체계가 바뀌는 것은 상상만 해도 유쾌하다.
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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