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인천AG ③] 인천 AG 개ㆍ폐회식

시민과 함께 만드는 감동의 무대

2014인천아시안게임의 ‘백미’는 개·폐막식이다.

45개국 1만3천여명이 참가하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굵직굵직한 주요 경기도 아시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겠지만, 시작과 끝을 알리는 개·폐막식은 TV,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전 아시아로 퍼져나간다.

구체적인 개·폐막식 진행 시나리오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준비상황을 살펴보면 이번 개·폐막식의 특징과 기존 대회와의 차별점을 그려볼 수 있다.

남북이 하나되는 ‘화합의 성화’

민족의 성지 백두산에서 인천아시안게임 성화 채화가 추진된다.

백두산 천지에서 채화된 성화는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판문점에서 강화 마니산 참성단 성화와 합화된다.

인천시는 북한과 아시안게임 성화 공동 채화 및 봉송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백두산 채화가 이뤄지면 인천아시안게임은 해외(인도 뉴델리)와 국내(강화 마니산) 등 3곳의 성화가 한데 모이는 첫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시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된 성화가 금강산에서 합화된 사례를 들어 인천아시안게임에도 북측의 성화 채화 및 봉송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남녀 축구팀 참가를 공식 결정한 만큼 성화 봉송에 북측 선수단 참여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는 성화 봉송노선 및 주자 선정 등 일정을 감안할 때 늦어도 7월까지는 북측과 협의를 마치고 8월에는 백두산 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8월 19일 인도 뉴델리에서 해외 성화를 채화해 쿠웨이트(21일)~베트남 하노이(24일)~중국 광저우(26일)~웨이하이(28일)를 거치는 10일간의 봉송 일정을 확정한 상태다.

웨이하이에서 배를 타고 인천항에 입성한 성화는 8월 29일 강화 마니산 참성단에서 채화된 국내 성화와 인천도호부 청사에서 합화된다.

이후 22일간 인천 섬지역 등 주요 명소를 돌아 전국 17시 시·도를 거쳐 아시안게임 개막일인 19일 오후 7시 서구 주경기장에 도착한다.

시는 성화 주자 1천여명(해외 200명 포함)을 선발하고 채화 및 봉송에 약 29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다만, 백두산 성화가 북한 주요 도시를 방문할지 여부와 자칫 북측이 정치 선전용으로 성화 봉송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시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고 있다.

개막식 ‘아시아의 소통과 화합’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개·폐회식 진용은 어느 국제대회 못지 않게 화려하다.

총 감독은 대종상, 칸 영화제 등 굵직굵직한 국내외 감독상을 수상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영화감독’ 임권택 감독이 맡았다.

조직위원회는 30여명의 국내 유수의 후보자들을 두고 수차례 회의를 거쳤으나, 개·폐막식 지휘라는 중임을 수행하는데 임 감독만한 적임자는 없었다.

총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은 풍부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풍자와 위트가 가득한 작품을 만들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임 감독을 도와 개·폐막식을 더욱 풍성하게 연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 감독, 장 감독과 함께할 개·폐회식 관리관은 동양방송, MBC, SBS 드라마 PD를 거친 곽영범 프로덕션 예영 대표가 맡았다.

이 밖에 개·폐회식의 자문 역할을 할 자문위원회는 강재규 영화감독, 송승환 난타 공연기획자, 금난새 지휘자, 김수철 음악감독 등 국내 문화예술분야 전문가들과  박옥진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 고동희 인천연극협회 부회장 등 지역 전문가들이 포진됐다.

또 개·폐회식을 총괄 운영할 대행사로는 국제행사 경험이 풍부한 ㈜HS애드컨소시엄이 선정돼 더욱 든든하다.

컨소시엄 대표사인 HS애드는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문화행사, G20 정상회의 행사 총괄 등 굵직한 대형행사의 기획 및 연출을 맡으며 이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프레 이벤트 격인 ‘2013 인천 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 개·폐막식에서 멋진 호흡을 보이며, 본 대회 개·폐막식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실내·무도 대회 개막식은 ‘꿈꾸는 이를 비추는 빛’을 주제로 부평구민 80여명이 풍물 공연을 선보이고 소래포구 주민들이 합창을 하는 등 인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보여줬다.

‘우리의 빛이 모여 아시아를 비추다’를 주제로 열린 폐막식에서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첫 출전하는 외국 선수를 출발 전부터 대회 끝날 때까지 담아 내어 만든 ‘특별한 시간, 8일’이 인상적이다.

주요 연출진과 실내·무도 대회를 통해 본 대회 개·폐막식을 엿보자면 기존 국제대회 개·폐막식과 달리 아시아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한데 어우러지는 소통과 화합을 지향하고 있다.

임 감독 역시 의도적인 국력 선전 대신 한국 문화의 개성을 아시아의 다양함 속에서 표현하겠다며 기존 대회 개·폐막식과의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스포츠 약소국을 지원하는 ‘비전 2014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역대 어느 대회보다 아시아 국가들의 화합을 강조하는 만큼 개막식에도 그 색깔이 여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전략과제 중 하나인 ‘저탄소 친환경’, 한국의 강점 요소 중 하나인 ‘IT 전자기술’ 역시 개·폐막식이 보다 풍성하게 구성되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감독은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되, 너무 드러내지는 않는 가운데 소통과 화합을 통한 아시아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기대해도 좋을 만큼 특색있고 재미있는 개·폐회식을 그려내겠다”고 말했다.

개막식은 아시아에 ‘인천 홍보’ 절호의 기회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은 ‘가난한 국가’ 한국의 이미지를 벗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한국의 발전상을 한순간에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림픽 주제가로 선정돼 1천만장이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진 ‘손에 손 잡고’, 개막식이 끝날 무렵 굴렁쇠를 굴리며 등장해 해맑은 미소로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던 굴렁쇠 소년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바로 직전 아시안게임인 2010년 중국 광저우아시안게임도 인상적인 개막식으로 남아있다.

물과 불을 이용해 화려하고 장엄한 쇼를 보여준 광저우아시안게임은 1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으로 그야말로 ‘물량공세’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중국의 발전된 국력을 과시했다.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은 영국 출신 영화감독인 대니 보일이 총 감독을 맡아 그야말로 3시간짜리 영화를 연출했다.

영국 국기 유니언잭의 게양식,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영국의 일대기를 그려낸 퍼포먼스, ‘007’의 한 장면처럼 연출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입장 등은 전 세계인의 눈을 매혹하며 ‘경이로운 영국’을 선사했다.

그동안의 국제대회 개막식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화려한 개막식을 통해 개최국의 국력을 선전하는 장으로 활용했다.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는 매스 게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대형 퍼포먼스 등은 개최국가의 발전상과 역사적 우월성을 자국민과 다른 국가에 알리는 도구로 사용됐다.

글 _ 배인성 기자 isb@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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