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불모지‘를 ‘유도 메카’로 만들다
대한민국 유도를 앞장서 이끌고 있는 경기도의 대표적인 ‘유도 도시’하면 화성시와 의정부시, 남양주시, 용인시, 수원시, 안산시 등이 손꼽힌다.
이들 도시는 전통적으로 학교팀과 실업 유도팀을 바탕으로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에서도 내노라 할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유도의 명문팀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도시인 광명시가 2000년대 들어 소리 없이 유도의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광명시는 전통적으로 광명동초와 광명중·고 팀을 바탕으로 오래전부터 ‘검도의 도시’로 정평이 나있다.
이런 광명시가 검도와 더불어 ‘유도의 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데에는 광명시유도회(회장 서임식)가 그 중심에 있다.
광명시유도회는 지난 1991년 광명시체육회 가맹경기단체로 결성됐다. ‘유도 불모지’였던 광명시의 유도 중흥을 기치로 유도회가 출범하기까지는 현 서임식 회장과 이용호 전무이사(현 안산시청 감독)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광명시유도회 탄생의 ‘산파역’을 맡은 서 회장은 출범 당시 자신은 부회장직을 맡으며 초대 박명근 회장을 추대해 유도회를 결성했다.
광명시유도회는 초창기 지금처럼 활성화 되지는 못했다. 변변한 유도팀 하나 없었는데다 유도회 임원진 또한 유도인 출신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993년 광명북중학교가 지역 최초의 유도부로 창단되고, 2002년 광문중학교, 2010년 광명시체육회, 2013년 광명초등학교 유도부가 잇따라 창단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남자 95kg급 은메달리스트인 김민수를 비롯, 이승수, 김기욱, 권이슬, 박지윤 등 10여명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광명시 출신이다. 이와 더불어 광명시 유도는 경기도체육대회 1부에서 쟁쟁한 대도시들을 따돌리고 유도 종목에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위에 오를 정도로 유도 불모지에서 강호로 발돋움했다.
서 회장은 광명북중학교와 광남중학교 팀을 운영하면서 연계진학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광명시체육회와 광명교육지원청 등을 설득, 광명시체육회, 광명초등학교 팀을 창단시키기에 이르렀다.
광명시유도회는 최근 학교팀들의 운영난을 감안, 3개 학교 팀에 1천만원에서 2천만원의 팀 육성 지원금을 지급해 오고 있으며, 매년 우수선수들에게 500만원 안팎의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서임식 회장이 지난 2010년 창단된 광명시체육회 유도팀의 감독을 맡아 무보수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광명시체육회 팀은 창단 이듬해부터 대만오픈 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첫 해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의 호성적을 거뒀고, 2012년에는 은메달과 동메달 각 1개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지난해에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출전선수 4명 전원이 입상하는 만만치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1998년부터 경기도유도회 부회장을 맡아오고 있는 서임식 회장은 대만오픈대회에 7년째 단장으로 한국선수단을 이끌고 참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장춘시, 일본 후쿠오카 등과의 유도 교류에도 활발히 앞장서고 있다.
한편, 광명시유도회는 30여명 임원 모두가 임원이 된 후에는 유도복을 입고 운동을 배워야 하는 이색적인 참여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서임식 회장은 “임원진은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유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임원이 된 후에는 반드시 유도복을 입고 함께 해야하는 규정을 만들게 됐다”라며 “이 때문에 임원진들이 하는 일은 서로 다르지만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해 광명시 유도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인 4단인 서 회장 자신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도 사업으로 바쁜 일상 생활 중에서도 주 2회 이상 중학교 선수들과 도복을 입고 1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광명시유도회는 정기적인 행사를 통해 유도인의 유대 강화와 지역사회 발전에 동참하는 특색사업을 펼치고 있다.
창립 초기부터 매년 이어져오고 있는 ‘광명시 유도인의 밤’은 지난 2005년 서 회장 취임 후 활성화 돼 광명시 유도인들의 한 해를 결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장이 되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우수선수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도 함께 해오고 있다.
또한 시장기유도대회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고, 유도회 임원들이 참여해 독거노인들을 위한 국수 배식 봉사활동, 김장담그기 행사, 무한돌보미 사업 참여 등 지역사회와 더불어 가는 유도회가 되는 데 임원 모두가 하나돼 적극 동참하고 있다.
서임식 회장을 비롯한 모든 광명시 유도인들은 관내 우수선수들의 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빠른 시일내 전용 훈련장이 건립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처럼 작지만 알찬 운영으로 소리없이 강한 광명시유도회 30여명의 임원들은 세계를 제패할 유도 꿈나무 육성에 오늘도 전 임원들이 하나로 힘을 모으고 있다. 광명시유도회 백상현 전무이사는 “우리 유도회의 강점은 임원 모두가 하나가 돼 헌신적으로 유도 발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유도회 임원들의 단합과 열정을 자랑했다.
글 _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사진 _ 광명시 유도회 제공
[Interview] 서임식 광명시 유도회 회장
“임기 내 유도 전용 훈련장 반드시 건립”
“유도를 통해 후진을 양성하고 광명시 체육발전과 광명시를 널리 알리는데 작으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전 임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1년 창립된 광명시유도회 산파역을 맡아 14년간 부회장으로 봉사한 뒤 지난 2005년부터 3대 회장을 맡아 3번째 연임을 하고 있는 광명시 유도의 ‘산증인’ 서임식(59·우덕건설 대표) 광명시유도회장은 엘리트 출신의 경기인이 아니면서도 남다른 유도에 대한 열정으로 광명시는 물론, 경기도 유도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사설 체육관인 서울YMCA에서 오랫동안 유도를 배운 공인 4단의 서 회장은 1970년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건설근로자로 근무한 뒤 귀국해 건설회사를 세워 자수성가한 사업가이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유도를 잠시도 잊지 않을 정도로 유도에 대한 애착이 많다고 설명했다.
“광명에 정착해 살면서 관내에 단 한팀도 유도팀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서 회장은 “초창기 열정은 앞섰지만 여러가지 여건이 좋지 않아 우선 중학 팀을 만들고 선수를 육성키로 하고 광명북중을 창단한 뒤 이후 광남중과 광명시체육회, 광명초에 유도팀을 만들면서 불모지였던 광명시 유도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 그들이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로 성장해 가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면서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유도회 활동에 ‘정치를 꿈꾸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순수한 유도사랑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참여해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유도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심신 강화에 좋을 뿐 아니라 나 자신도 유도를 하면서 강한 정신력을 키우게 돼 사업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며 “적십자 활동과 안산에서 비영리 우덕실버케어(요양원)를 운영하면서 기업인으로서 유도가 바탕이 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자세를 배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 회장은 “앞으로 임기가 3년 남아 있는 데 그동안 광명시 유도의 염원인 전용 훈련장을 반드시 건립하고 싶다”면서 “40여명의 우리 광명시 소속 유도 선수들과 30여명의 임원들이 하나 돼 광명시 유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중심에서 심부름꾼 일을 하는 것이 회장인 내게 주어진 임무로 알고 실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_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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