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처럼 반짝이는 햇살이 내려쬔다. 가끔은 봄을 시샘하는 쌀쌀한 기운도 있지만 점점 따스해지는 봄볕에 자연이 춤을 춘다. 5월은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는 시기다.
도심은 농사를 지을 땅이 많진 않지만 곳곳에 도심농업을 하는 곳이 있어 농부의 귀한 땀방울과 수고를 배울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농작물이 자라는 현장도 보고 체험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봄 과일 딸기 체험… 현이농장
비닐하우스 안은 따뜻한 햇살로 살짝 덥게 느껴질 정도다. 딸기의 달큰한 향내가 진동한다.
벌들은 딸기의 열매를 위해 꽃들 사이를 이리저리 날라 다니는 수고를 자처한다. 비닐하우스 안은 윤기나게 새빨간 딸기들이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려있다.
딸기재배는 친환경으로 이뤄지는 양육재배 방식이다. 양육재배는 땅에서 농사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비닐하우스내에 딸기 재배시스템을 갖추고 물과 영양을 함께 탄 물질을 딸기에게 공급하는 이른 바 ‘수경재배’ 방법이다. 딸기는 싱싱하고 당도도 높다.
엄마와 아빠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은 조그만 플라스틱 박스를 들고 빨갛게 잘 익은 딸기를 딴다. 농장주는 아이들이 체험하기 전 교육을 한다. 딸기 모종부터, 딸기 꽃이 피고 벌이 수정을 해야 열매가 열리는 과정, 딸기 따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딸기 농장에 온 아이들은 딸기 꽃이 작고 하얗게 생겼으며 딸기가 이렇게 싱싱하고 예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콘크리트 속에서 살면서 땅도 밟기 힘든데 도심 농장에 와서 직접 딸기가 자라는 것도 보고 자연 체험도 할 수 있어 자주 오게 된다고 말한다.
계양구 동양동에 위치하고 있는 현이농장은 3천966㎡(1천200평)에 달하는 땅에 비닐하우스 두 곳에서 딸기체험이 이뤄진다. 농장대표 현선갑씨는 3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온 농군이다. 그는 현재 원예학과를 나온 아들과 함께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이곳 현이농장은 매년 9월초에 딸기 모종을 심고 그해 12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딸기를 수확한다. 딸기가 끝나면 7월 말까지 토마토를 출하한다. 주중은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체험을 오고 주말엔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
현이농장의 딸기 체험 비용은 성인 1인당 1만원, 어린이도 1만원이다. 농장에서 따고, 실컷 먹고난 후 500g씩 딸기를 담아갈 수 있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딸기를 딴 후 딸기잼 체험을 원하면 5천원을 더 내면 된다. 이곳에 설치된 기계에서 직접 딸기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고, 아이들 참여도 가능하다.
문의 010-8747-6054
클래식 음악 듣는 버섯… 두리버섯 농촌교육농장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자라는 표고버섯과 노루궁뎅이버섯. 두리버섯 농촌교육장은 친환경 농법을 통해 품질 좋은 버섯을 재배하는 별난 버섯연구소다.
7년째 계양구 이화동에서 버섯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재경 대표는 귀농하면서 버섯과 인연을 맺었다.
그때부터 장 대표는 버섯연구에 몰두, 전국을 다니며 버섯을 공부했다. 이제는 버섯에 관한한 누구도 부럽지 않은 박사가 됐다.
장 대표는 두리버섯 농촌교육농장에 아이들이 버섯체험을 하러 오면 우선 버섯 공부부터 시킨다.
자연생태계에서 버섯의 역할은 무엇인지, 버섯이 식물인지 동물인지, 버섯의 종류, 식용과 약용버섯, 독버섯 구별법, 역사속의 버섯이야기까지 버섯에 관해 세세히 탐구 한 후 체험을 시작한다.
이곳 농장의 표고버섯은 참나무에 원균을 심는 방식이 아닌 각종 영양제가 포함된 톱밥에서 버섯이 자라는 배지재배 방식이다.
노루궁뎅이버섯은 노루의 궁뎅이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루궁뎅이처럼 솜털 보송보송한 하얀 버섯이 예쁘다. 이 버섯은 약용으로 치매, 건망증, 당뇨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루궁뎅이버섯은 사람의 온도에 민감하기에 버섯 샘플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만지고, 느끼며 오감만족을 할 수 있도록 체험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노루궁뎅이라는 이름도 신기하지만 처음보는 하얀 버섯이 신기하다는 표정이다.
체험은 버섯 따기부터 버섯을 이용한 요리까지 이어진다. 참여비용은 8천원~2만5천원까지다. 아이들이 딴 버섯은 피클, 피자로 만들어지며 본인들이 만든 요리는 가져간다. 체험엔 2~3시간이 걸린다.
버섯은 특성상 한 번 따면 15일간 쉰 후에 다음 수확을 해야하며 하나의 배지에서 8개월간 버섯을 딸 수 있다. 두리버섯 농장은 농촌진흥청이 전국 48곳에 지정한 품질인증 농장으로 선정되어 있다. 문의 010-5269-2371
흙, 농사를 체험하는 ‘반디교육농장’
반디교육농장엔 책과 숲, 책과 농업이 있다.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 놀아야 하고, 농업은 자연의 변화에 가장 밀접한 일이기에 이곳에서는 텃밭교육을 가장 중요시한다.
아이들은 농장체험으로 텃밭 식물들에 대한 생태를 배우고 자연과 교감하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경험한다. 흙을 마음껏 만지며 놀 수 있기에 아이들에게는 자연놀이터나 마찬가지다.
반디교육농장은 7년 전 설립했고 2년 전에 교육농장으로 지정받았다. 이곳에선 봄이 되면 야트막한 산밑으로 펼쳐진 밭에서 배추, 상추, 시금치, 감자를 심는다. 인기프로그램으로는 정월대보름때 먹는 나물만들기, 쥐불놀이, 부럼까기 등 계절에 맞는 절기체험이다.
아이들은 천연퇴비만들기, 고구마 심기, 텃밭생태 알아보기, 두둑만들기 등을 경험한다. 1년 단위로 진행되는 ‘꼬마농군’은 아이들이 농업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 스스로 밭 설계도 하고, 농산물 수확, 판매까지 진행한다.
대상은 유아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다. 1주일에 2~3회씩 40여 명의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꼬마농군들에게는 ‘농사일지’라는 노트가 제공되어 자신이 뿌린 씨앗들이 어떻게 싹트고, 절기별로 어떤 식물들이 자라는지 아이들 스스로 기록하고 사진을 찍어 꾸밀 수 있다.
아이들이 수확한 농산물은 집에 갖다 먹고도 남을 만큼 양이 많아 나머지는 판매를 한다.
작년엔 여기서 얻어진 수익금을 모아 탄자니아 도서관 건립에 사용했다. 반디교육농장은 4월엔 감자, 토마토, 고추를 심고, 5월엔 오이를 수확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참가비는 8천원에서 1만5천원까지다.
문의 010-3735-9090
야생화·나물캐기… 무의 까치놀 섬마을
농촌전통테마 마을인 ‘무의 까치놀 섬마을’에서도 농사체험이 가능하다.
씨앗뿌리기, 거름주기, 땅콩, 감자 캐기 등 땅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들판에서 자라는 야생 식물들의 이름도 잘 모르는 아이들은 야생화와 나물의 모양과 생김새를 익히고, 이 식물들을 만들어 먹는 방법을 배운다.
이곳의 프로그램은 5월엔 봄나물을 캐며 야생화 심기를 진행한다. 아이들이 캔 민들레나 돌나물은 화분에 담아 가져 갈 수 있다.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 인기다.
6월~7월은 감자 캐기, 9~10월엔 고구마와 땅콩 캐기를 진행한다. 고구마는 줄기를 따서 말려 나물을 만들고, 땅콩은 넝쿨식물의 생태와 땅콩이 주렁주렁 달린 열매들을 직접 볼 수 있다.
9~11월엔 논두렁, 밭두렁 체험을 진행한다. 논두렁을 걸으면서 후두둑 도망치는 메뚜기를 잡아보는 진기하고 재미있는 체험이 가능해,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체험은 1년 단위 농사체험도 있고, 단위 프로그램별로도 진행한다. 1년 농사체험은 씨를 뿌리고, 싹이 나는 모습, 꽃이 핀 뒤 주변의 잡초 뽑아주기, 수확 체험으로 이뤄진다. 참가비는 1년 체험 2만원, 단위 프로그램은 8천원~1만원. 식사비용은 별도다.
문의 070-7759-5422
글 _ 이용남 굿모닝인천 편집위원 사진 _ 정정호 자유사진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