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감 후보 정책토론회 “교육 개혁·비리 근절” 한목소리… 지역 교육격차 해법은 ‘4人4色’
6·4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김영태·안경수·이본수·이청연 등 4명의 후보가 15일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앞서 토론회를 하고, 인천 교육 현안에 대한 견해와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4명의 후보는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토대로 각 현안에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며 차기 교육감의 적임자임을 과시했다.
2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이들 후보는 각각 공통질문과 패널질문 등에 응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후보들은 학력 저하와 시교육청 청렴도 하락, 시교육청 예산 부족 등 지역 교육 현안에 대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세부 견해나 해결 방안은 차이를 보였다.
이본수 후보는 “인하대 총장을 역임하면서 인정받은 청렴성과 능력을 바탕으로 안전한 학교와 사회,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청연 후보는 “부패로 얼룩진 교육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교육을 선택할 시민을 위해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김영태 후보는 “오랜 학교 현장 경험과 행정 경험, 교육위원으로서의 의정경험 등을 밑거름으로 인천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안경수 후보는 “전 인천대 총장으로서 쌓은 경험과 행정 경험을 토대로 인천 교육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인천을 명품 교육도시로 만들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매년 인천시교육청의 청렴도가 하락하고 있는데, 청렴도 향상 복안과 해법은.
이청연=청렴도 향상을 위해 시교육청의 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시민 감사관제와 개방형 감사관제의 강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시민 감사관제는 전문성이 부족하고, 감사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개방형 감사관제도 사실상 내부 공무원을 감사관으로 배치하는 등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두 개의 감사관제 모두 강화해 교육감을 견제할 수 있는 감사 시스템으로 만들겠다.
김영태=인천 교육은 많은 성과에도 각종 비리로 지역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채 외면받고 있다. 임기 2년 내 청렴도 전국 최고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청렴도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 않는 비예산 사업으로도 교육비리 등을 근절해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청렴도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제도를 도입하고, 기본에 충실한 공직사회를 만들겠다.
안경수=인천 교육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해소하려면 교육 개혁과 비리 근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 분야에 대해 중점 관리가 필요하다. 교육감 직속 신문고를 운영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 또 고발자에 대한 보호·보장 제도를 체계화하고, 반부패 청렴 실천 운동을 벌이는 등 시교육청의 청렴도를 향상시키겠다.
이본수=‘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이 있다. 청렴도 하락은 결국 윗물의 문제다. 2만 5천여 명의 교원을 담당하는 시교육청이기에 청렴도 향상을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움직일 필요성이 있다. 개방형 감사제가 도입돼 있지만, 내부 사람이 계속 그 자리를 맡고 있어 어느 때보다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청렴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뽑히는 학교 운동부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쓰겠다.
-원도심 학교의 이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방안은.
김영태=원도심은 인천의 출발이다. 그러나 지금의 원도심은 발전이 지체돼 있고, 공동화 현상까지 겪고 있다. 신도시와 비교해 교육격차까지 매우 큰 현실이다. 교육격차 해소 방안은 교육감 취임 초반부터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교육환경개선 등 각종 지원 대책을 마련해 원도심에 좋은 학교를 만들겠다. 또 인성과 실력을 갖춘 인사 전보를 연계 운영해 좋은 교사가 원도심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안경수=원도심에 대한 교육격차를 해소하려면 교실 환경 개선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 학생 유치를 위한 기숙형 학교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또 원도심 학교가 요청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육 시설 및 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밖에 지역 맞춤형 교육을 하고, 원도심 학교에 대한 우수 교사 우선배치제 등을 도입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
이본수=신도시와 원도심의 교육격차 문제는 소득의 양극화 때문에 일어나는 교육의 양극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은 누구라도 교육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원도심에 대한 교육 해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열악한 교육 시설과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또 스마트 교육 등을 도입해 원도심 학교의 소프트웨어적 교육 향상에도 힘쓰겠다.
이청연=원도심 학교의 신도시 이전 문제는 결국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부채질할 뿐이다. 원도심 지역을 살리려면 교육부터 살려야 한다.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인 혁신학교와 교육혁신지구를 도입하겠다. 연수·계양·서구는 국제형, 중구·동구는 문화형, 남구는 예술형, 남동구는 진로형, 강화·옹진군은 생태형 교육혁신지구로 구상하고 있다. 또 지자체의 새로운 교육 협력 시스템을 도입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
-시교육청의 예산 부족 문제와 관련해 교육 재원 확보 방안은.
이본수=시교육청의 예산 대부분은 중앙의 예산으로부터 시작한다. 예산 부족 문제는 각 시·도교육감과 연합해 중앙정부를 상대로 싸움을 벌여야 한다. 또 인천시도 세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법정 전입금을 제대로 주지 않고 있다. 제도화를 통해 바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쓸데없는 곳에 나가는 예산을 진단을 통해 차단하겠다.
이청연=인천시교육청의 가장 큰 예산 문제는 유아 무상 교육이다. 유아 무상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이로 인해 시교육청의 예산 자율성이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초등 돌봄교실 예산까지 더하면 2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정책 사업들을 펼치고 나면 다른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여유가 없기에 재원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업 관행상 이어오던 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통폐합하고, 중앙정부와 맞서 예산을 확보하겠다.
김영태=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하려 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국회의원과 교육감이 서로 연계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예산이 없다고 해서 각종 교육 관련 사업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결국 교육 저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 학생이나 맞벌이 부부를 위해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
안경수=시교육청 예산 가운데 막대한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천의 학생 1인당 지원금은 2천131원으로 전국 평균 3천720원에 비해 턱없이 낮을뿐더러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중앙정부에 예산 지원을 합리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또 효율적 예산 집행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 국고 지원이 적은 원인을 분석해 정부에 차별성 있는 예산 확보 방안을 제시하겠다.
-인천지역 학생들이 타지역에 비해 경쟁력이 뒤지는 현상에 대한 견해와 해법은.
이청연=인천지역 학력은 점점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정확한 진단과 대책이 필요하다. 이제는 상위 1%만을 위한 교육이 아닌 교육철학의 재점검이 필요하다. 미래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야 하고, 일반고 전성시대를 만들어 사교육비를 절감해야 한다.
김영태=일반고 학생 1천500여 명이 특성화고로 전과를 하고 싶어한다. 이는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하지 못하는 것을 증명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그에 어울리는 지원을 해줘야 하고, 공부가 싫은 학생들은 특성별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안경수=인천지역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낮은 이유는 지역 내 우수 학생들이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기에 지역 내 우수 학생을 위한 체계적 지원을 구축해야 한다. 또 교사의 업무를 줄여 본 수업에 충실하도록 교원행정담당 교사를 충원해야 한다. 이밖에 학력향상 우수학교에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각종 특색사업을 운영해 학력 향상을 이뤄야 한다.
이본수=교사의 열정과 열의만 있다면, 인천지역 학력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교사에게는 인센티브 등 혜택을 제공해줘야 한다. 또 행정 업무의 부담을 줄여 교육에 필요한 정도만 행정 업무를 보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을 가르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학교 부적응 학생에게는 그 학생이 원하는 교육을 도입해 지역 내 학력을 신장시켜야 한다.
-자유학기제 도입에 따른 견해와 학생들의 진로적성 강화 방안은.
이청연=학생들이 진로탐색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가 도입됐다. 핀란드 중학교 학생들은 진로교육의 하나로 일주일 동안 직업을 체험할 곳을 정해 직접 경험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같은 직업 교육은 꿈을 실현해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핀란드와 같은 직업 교육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 자유학기제의 장단점을 고려한 교육과정 편성도 중요하다.
김영태=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자유학기제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이전부터 많은 학교에서 진로 지도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많은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렸을 때부터 진로를 탐색하고, 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유학기제는 강화돼야 할 교육제도다.
안경수=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키워준다. 여기에 몇 가지 시스템이 보완된다면 아주 좋은 교육 제도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진로상담 및 진로검사를 강화해 학생들의 꿈이 무엇인지 일찌감치 확인하고, 그 재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또 지역사회와 연계해 직업 체험 등을 강화함으로써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본수=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걱정하고, 적정한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한 준비 기간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그 기회를 단 1학기만 주는 것은 너무 인위적이다. 자유학기제를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학생들의 진로상담 결과를 기록으로 남겨 이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