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4년 도시계획 시민계획단 첫 토론회의를 마치고…

2014년 8월 9일 여름 휴가가 한창인 이날 수원시청은 많은 시민, 학생, 취재진 등으로 인해 북적거렸다. 일반적으로 많은 시민이 시청을 찾아올 때는 행정에 다수 시민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여자의 손에는 자신의 의사를 담은 피켓을 들고 목청 높여 자신의 의견을 외친다. 하지만 8월 9일 수원시청에서는 피켓 대신 목에 이름표를 달고, 시민의 행복이라는 공적인 가치를 목청 높이기 위해 모였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을 우리는 시민계획단이라고 부른다.

수원시는 2012년에 도시계획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조선시대 정조대왕에 의해서 최초의 계획도시인 화성이 만들어진 이 후 200년 만에 다시 도시계획사를 뒤흔들 역사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그 프로젝트는 거대한 도시와 눈에 띄는 건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힘을 모으는 무형의 작업이었다.

시민에게 정보를 오픈하고 시민의 의사를 묻는 과정이다. 대다수의 전문가와 모든 행정에서 반대하고 우려하는 정보의 공개, 시민과 함께하는 계획수립을 수원시에서 시작한 것이다.

이런 수원시의 무모한 도전은 우리나라 도시계획사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으며, 2013년 국토교통부의 도시대상을 통해서 인정받았다. 2012년 수원시 도시계획 시민계획단은 국정 사회교과서에 수록되면서 진짜 역사의 한페이지로 기록되게 되었다. 이러한 국내에서의 인정은 국제적으로 UN 해비타트 대상 수상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수원시의 또 다른 도전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았다. 롯데몰의 빠른 개장을 위해 시민계획단의 의견을 핑계삼으려는 것은 아닌가? 반대로 전통시장의 입장을 대변해주기 위해 시민계획단을 활용하는 것은 아닌가? 많은 선입견 속에서 시작된 시민계획단은 색안경을 다 벗어던지라고 외쳤다.

그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수원시민의 손을 들어주었다. 예로 막대한 자금이 생기는 상생 기금에 대하여는 새로운 불화의 씨앗을 사전에 차단하고 공정한 관리를 통한 전통시장의 현대화 사업을 위해 독립적인 재단 등을 통해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전통시장에는 외부의 지원에 앞서 전통시장의 자구노력을 요구하였고, 롯데 측에는 선진화된 경영기법을 전통시장에 전수하는 등 균형된 시간을 견지하였다.

교통 문제에 있어서도 수원역 과선교의 완공 후에 롯데몰 개장이 적정하다는 의견과 함께 롯데몰의 개장을 앞당기기 위해 과선교가 부실하게 공사가 돼서는 안된다며 행정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요청하였고 수원시의 세입확대를 위해 롯데몰의 현지법인화 등 시민의 편의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공익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이런 제안 사항은 롯데측과 전통시장 측에 전달함은 물로 시장에게 제출되어 시정에 반영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시민참여의 효율성을 논한다. 시민참여는 지난한 과정과 많은 지원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에 일면 동의한다. 다만 시민계획단이 보여준 균형감과 사회적 합의과정은 정책추진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앞으로도 시민계획단은 새로운 집단지성의 참여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공동체로 지속 될 것이다.

2014년 수원시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 바로 행정에서 추진하는 주요한 정책, 수원시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대해서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질문이 바로 수원역에 개장을 앞두고 있는 롯데몰이다.

이용호 수원시 도시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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