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이요클리닉… 월드 베스트 의료기관 ‘도전장’
메이요클리닉은 미국의 소도시인 로체스터에 있는 병원으로, 지역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대도시권에 있는 주요 병원들을 제치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의료기술을 갖춘 곳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역시 서울에 대형병원이 집중된 상황에서 아주대병원이 처한 현실은 메이요클리닉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원에 터를 잡고 지역사회 의료계의 중심 역할을 해오기를 20년, 지금은 서울의 대형병원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유희석 의료원장은 “이제는 우리나라 의학을 선도하는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병원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Q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아주대의료원의 20년을 정리하자면.
A 지난 20년간 아주대학교의료원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과 발전을 지속했다. 의과대학, 병원, 연구소를 아우르는 의료원 체제가 구축된 1994년부터 2003년까지의 10년은 의료원이 지역사회에 자리 잡고 뿌리내리는 성장기로 규정할 수 있다.
2004년부터 10년은 의료원이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해 도약의 기반을 닦고, 지역사회 내에서 3차 진료기관의 확고한 위치는 물론 대한민국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는 도약기로 규정할 수 있다.
초기 10년을 돌아보면, 의과대학은 6년제 의대교육과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교육으로 신생 의과대학의 기초를 닦았고, 일찌감치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의과학연구소를 만들어 연구교수를 대거 채용해 지원했다. 경기도 첫 3차 의료기관으로서 젊음과 자신감을 무기로 병원을 단기간에 전국 상위병원에 올라섰다.
Q 전국 상위병원으로 성장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
A 급성장하던 의료원이 1997년 12월 IMF 외환위기부터 시련을 겪었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등으로 엄청난 위기감이 몰려왔고, 자력으로 극복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했다.
구성원들은 진료확대, 외부 연구비 수주 등 수입증대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자체적인 평가시스템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절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 교직원의 희생과 협동심, 불굴의 패기가 우리 의료원을 위기에서 벗어나 홀로서기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렇게 홀로서기를 한 의료원은 그즈음 2004년 개원 10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비전을 만들어 선포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질적 향상과 양적 확대를 목표로 삼았는데, 이를 단계별로 차근차근 성실하게 이행해 나간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Q 개원 당시와 현재를 비교한다면.
A 아주대의료원은 1994년 개원 당시 843병상, 일평균 외래환자 2천500명 규모였다가 현재 1천98병상, 일평균 외래환자 4천500명 규모로 양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아주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은 의사시험 합격률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교수 1인당 SCI 연구업적 전국 4위, 연구비 수주 전국 6위 수준의 연구역량을 지닌 대학으로 ‘규모는 작지만 연구 역량이 아주 뛰어난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8년 개교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기초의학 연구에 투자한 결과 연구비 수주실적과 연구실적이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 이전까지 연간 연구비 수주실적이 80억 원에 못 미쳤으나 2006년에는 2백억원을 상회하였으며, 이후 해마다 3백억 원 내외의 연구비를 수주하고 있다.
SCI 논문도 2003년도 154편에서 2013년에는 496편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 만성염증질환연구센터(MRC), 유전체불안전성 제어연구센터(SRC) 등 많은 대형 국책연구과제를 수주했다. 국가지정 연구기관인 SRC와 MRC 모두에 선정된 유일한 의과대학이며 이외에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다수의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임상연구와 관련하여 2012년에는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로 참여하고 있고 2013년에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됐다.
Q 지역사회에서 아주대의료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국립대학병원이 없는 경기도에서 아주대학교병원은 최선을 다해 공공의료의 영역을 담당해왔다. 전국에서 가장 큰 응급센터와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고, 모든 의료기관이 외면하던 중증외상환자를 살려내 서민을 위한 국가정책으로 연계했다.
아울러 국민 네 명 중 한명 꼴인 암환자의 삶의 질에 관심을 갖고 지역암센터를 유치·운영해 경기도 암환자에 대한 전인적 케어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신생아 집중치료 병상이 부족한 경기남부권역에서 출산 전·후의 고위험 신생아를 위한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를 운영하고, 살기 좋은 수원시를 만들기 위해 수원시가 설립한 수원시 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또 515개의 협력 병·의원과 진료의뢰하는 3천827여 개 병·의원과 함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의료발전에 협력하고 있으며, 경기도와 24시간 외국인 진료시스템을 구축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환자 진료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Q 몇 년 전부터 국내 병원들은 의료관광을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아주대학교병원의 외국인 환자 유치 계획은?
A 아주대학교병원은 개원 초부터 오산, 평택 미 공군병원과 협력관계이고 용산 미 육군 121병원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24시간 외국인 진료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지난해 아주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는 연인원 기준 약 9천명이다.
아직까지 진료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순수 외국인 환자는 많지 않으나 러시아, 중국 등에서 오는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외국인 환자 유치와 관련하여 우리 병원이 주력하고 있는 국가는 러시아를 비롯한 CIS(독립국가연합)다.
자국에서는 의료서비스가 안되어 멀리서 찾아오는 외국인들에게 체류시간, 목적에 맞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가족, 친구 등 지인을 추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정부의 의료관광 활성화 이전인 1994년부터 국제진료센터를 개설, 지원하고 있다. 국제진료센터는 의사 2명, 간호사 6명, 러시아 코디네이터 2명, 다수의 자원봉사자로 운영하고 있으며, 통역 가능 언어는 영어, 일어, 러시아어, 중국어다.
Q 국제 의료기관 평가위원회(JCI) 재인증을 획득했다. 국제인증을 지속적으로 받는 이유는?
A 아주대병원이 지난 6월 23일에서 28일까지 방문평가를 받고 ‘국제 의료기관 평가위원회(JCI) 재인증’을 획득했다. 2011년 경기도에서 처음 JCI 인증을 획득한 데 이은 재인증으로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측면에서 국제 표준 의료기관임을 재차 입증한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JCI 현장 평가 위원은 한층 강화된 JCI 기준집 제5판의 인증 기준에 맞춰 16개 평가 부문, 316개의 평가 기준과 1천218개에 이르는 평가 항목에 대해 엄격하게 현장 실사를 했다.
특히 이번 평가에 적용한 기준집 제5판은 리더십 부문과 전체 부서의 환자 안전지표 관리, 의학교육, 임상연구시험 등이 강화되어 기존의 평가보다 한층 더 까다로웠다.
하지만 아주대학교는 리더십 부분과 병원 전체적인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 관리체계에 있어서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특히 국제환자안전목표, 환자권리, 임상연구 부문에서는 거의 만점을 받는 등 2011년 첫 인증을 받은 이후 지속적인 품질 관리와 더불어 2014년 4월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5판 기준의 성공적인 적용에 대한 인정을 받았다.
Q 개원 20년을 기점으로 앞으로의 발전전략이 궁금하다.
A 20주년을 맞는 시기에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며 2주기 비전을 선포하려고 한다.
첫째, 가장 안전하고 친절한 환자중심 의료기관으로 성장한다. 둘째, 몇 개 분야에서 선도적 의료브랜드를 창출한다. 셋째, 우수한 의료인을 양성하는 명문 교육기관으로 성장한다. 넷째, 의료분야 연구에서 국내 최고의 연구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다시 뛰게 될 것이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제와 평가기준 등은 현재 연구 중에 있으며, 평가에 따른 보상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새로운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으로 의료원은 가장 먼저 권역외상센터 완공, 장례식장 신축, 간호대학 건물 건축, 광교 프로젝트에 집중할 것이다.
권역외상센터는 내년 가을쯤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전용건물이 완공된다. 센터가 문을 열면 365일 24시간 중증외상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응급수술이 가능하고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며, 사망률 10% 이하를 목표로 한해 1천여 명이 이곳에서 치료를 받게 될 것으로 추정한다.
장례식장은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에 빈소 12개를 운영하게 되며, 내년 5월경 완공되면 지역사회의 선진형 장례문화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간호대학의 숙원사업인 대학건물 신축을 위해 현재 정책연구를 의뢰하여 건축규모 등에 대한 논의를 마쳤으며, 머지않아 건물신축을 위한 설계를 추진할 예정이다. 그리고 새로운 영역의 의료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광교 도시지원시설 용지에 대한 매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박성훈기자
사진=추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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