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경기도] 드라마ㆍ영화 촬영지 수도권 시민 유혹

어쩐지 어디선가 본적있다 했더니, 여기가 그곳이구나…

드라마나 영화에 몰입하다 보면 문득, 주인공이 등장하는 실제 장소가 어딘지 궁금할 때가 있다.

화면 속 연인들이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곳, 주인공의 성격이 묻어나는 고급스러운 방, 이야기의 감동을 두 배로 느끼게 해주는 멋진 풍경. 그런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찾고 싶은 마음이 들고는 한다. 흥행한 드라마, 영화의 촬영 장소가 관광명소가 되는 것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그래서 최근 시청자들과 관객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경기·인천 지역 촬영지 중 한 번쯤 찾아보면 좋을 만한 곳들을 골라봤다. 9월 가을의 문턱,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듯 한 기분을 느끼며 나들이를 떠나보자.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포천 ‘비둘기낭 폭포’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가운데 가장 ‘핫’한 드라마가 있다. 바로 SBS 수목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다. ‘거짓말’, ‘굿바이 솔로’, ‘그 겨울바람이 분다’ 등의 작품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다.

극중 ‘재열’ 역할을 맡은 배우 조인성과 ‘해수’ 역을 한 공효진을 주연으로 청춘 남녀의 ‘쿨’하지만 결코 ‘쿨’하지 않은 연애담을 발칙하면서도 감성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에 더불어 각광받고 있는 장소가 있다. 드라마 5회(8월 6일)에서 재열과 해수의 첫 키스 장소였던 이곳, ‘포천 비둘기낭 폭포’다. 시종일관 티격태격 했던 두 커플이 바로 이 곳에서 키스를 하고 사랑을 시작했다.

첫 사랑의 달콤함만큼이나 절경인 이 곳은 비둘기 둥지와 같이 움푹 파인 낭떠러지라는 의미에서 ‘비둘기 낭’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탄강 팔경 중 제6경인 ‘비둘기낭 폭포’는 에메랄드 빛 폭포수와 함께 현무암 협곡, 주상절리, 판상절리, 하식동굴 등 화산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지질 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지붕 없는 지질 박물관으로 불린다.

이 같은 비경으로 ‘괜찮아 사랑이야’에 앞서 드라마 ‘선덕여왕’, ‘추노’, 영화 ‘최종병기 활’, ‘늑대소년’ 등 다양한 작품에 등장했다.

‘비둘기낭 폭포’는 천연기념물 제 537호로 지정돼 있다. 때문에 드라마 속 해수와 재열처럼 입수 및 물놀이는 즐길 수 없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가평 ‘쁘띠프랑스’

올해 초는 그야 말로 ‘별에서 온 그대’의 열풍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영, 평균시청률(TNmS, 수도권 기준) 27%를 달성하며 여주인공이었던 ‘천송이(전지현 分)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몇 장면을 제외하고 대부분 경기와 인천지역에서 촬영됐다.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 가평 ‘쁘띠 프랑스’다.

극중에서 외계인 ‘도민준’ 역할을 맡았던 배우 김수현이 천송이에게 “너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이기적인 짓”이라고 말하며 공중부양 키스를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사랑의 고백 장소인 쁘띠프랑스는 우리나라의 작은 프랑스로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이색적인 건물들이 청평호와 조화를 이루며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곳곳에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캐릭터 동상과 꽃과 별을 만날 수 있다. 200년 된 오르골이 연주하는 선율을 들을 수 있는 오르골 숍도 인기다. 드라마의 인기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밤8시까지 개장시간을 연장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오후 6시 55분에는 쁘띠프랑스의 모든 불을 꺼진다는 점이다. 청정한 가평의 밤에 별을 담아낼 수 있는 시간이다.

영화 ‘건축학 개론’… 양평 구둔역 기찻길

이 영화, 아직도 생생하다. 걸그룹 멤버였던 ‘수지’를 일약 ‘국민 첫사랑’ 반열에 올려놓은 ‘건축한 개론’. 이루지 못한 첫 사랑의 기억을 ‘건축’이라는 소재에 녹여 놓은 멜로 영화다.

가슴 한편에 숨겨놨던 첫사랑을 추억하게 만든 ‘건축학 개론’에서 등장한 기찻길 데이트는 영화 속 명장면으로 꼽힌다.

관객들을 아련한 추억 속으로 안내한 아름다운 이 장면은 양평에 위치한 작은 간이역인 구둔역에서 촬영됐다.

2012년 철길이 폐선돼 현재 기차가 지나다니진 않지만 아직도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는 구둔역은 ‘건축학 개론’ 외에도 엄태웅, 려원 주연의 ‘네버엔딩 스토리’에 등장한 바 있다.

구둔이란 뜻은 ‘아홉 구, 진칠 둔’의 뜻으로 임진왜란 당시 마을에 아홉 개의 진지를 설치했던 것에서 붙여졌다. 지금은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구둔역은 1940년 보통 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지금의 모습은 처음 생길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시멘트와 목조로 건축된 역사는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채 서 있다.

역 안쪽으로 들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소원나무’가 있다. 역목이였지만 여행객들이 하나둘 적어놓은 소원지들이 주렁주렁하다. 1996년부터 기차표를 팔지 않는 간이역이 된 구둔역은 ‘등록문화재 제296호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 탓인지 구둔역을 바라보는 눈길은 더욱 애틋하다. 아담한 역사와 화단, 토끼장, 금붕어가 한가로이 노니는 연못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정겹게 다가온다. 들고나는 사람은 적지만 아직도 따뜻함에 배어 있는 역이다.

SBS ‘닥터이방인’… 평택호 관광단지

드라마 ‘닥터이방인’의 촬영지 ‘평택호 관광단지’는 격정의 장소였다. 극중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탈북 의사 ‘박훈’ 역할을 맡은 이종석이 그의 연인 ‘한승희’ 역의 진세연과 달콤한 데이트를 즐긴 장소기도 했고, 사활(死活)을 건 탈주의 공간이기도 했다.

쓰임새처럼 ‘평택호 관광단지’ 역시 자연과 인공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탁 트인 자연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자리 잡은 평택호는 아산시와 평택시 사이에 아산 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다.

24㎢에 달하는 호수를 끼고 수변데크, 친환경 자전거도로, 모래톱공원, 평택호예술관, 희망의 예술 공원 등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돼 있어 ‘평택호 관광단지’라 불리며 평택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고 있다.

인공과 자연, 문화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단지 내에는 각종 체험 시설과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어 즐겁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수중고사분수는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호수 한가운데 수면 위로 105m까지 치솟으며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적셔준다.

‘평택호 관광단지’ 내 평택호예술관까지 걷는 길은 눈길을 사로잡는 조각 작품, 추억의 자동차극장, 독창적인 공공문화예술공간인 한국 소리터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어 이 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드라마 덕에 유명해진 장소는 분홍색 날개그림이 그려진 한국소리터계단이다. 이 곳에서 박훈과 한승희가 재희의 기쁨을 나누며 두 손을 꼭 잡고 기념촬영을 했다. 단지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기념촬영을 찍고 가는 일종의 ‘포토존’인 셈이다.

또, 두 주인공이 다정하게 젓가락 행진곡을 쳤던 에어펌프 피아노와 사랑의 표시로 벽에 낙서를 하던 알록달록한 컨테이너박스로 이루어진 짧은 터널까지. 평택호 구석구석에 있는 ‘닥터 이방인’ 장면 속 데이트 흔적을 직접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를 함께할 수 있다.

영화 ‘관상’…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양평군 옥천에 위치한 ‘설매재 자연휴양림’은 지난해 9월 개봉해 9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관상’의 촬영지다.

영화에서 극중에서 ‘연홍’ 역할을 한 김혜수가 최고의 관상쟁이를 찾기 위해 하인과 함께 걸었던 산길의 배경이 되는 공간이다. 또 ‘내경’ 역의 송강호와 ‘팽헌’(조정석)이 초가집을 짓고 살았던 곳이며, 과거공부를 위해 묵묵히 떠나는 아들 ‘진형’(이종석)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내경이 서있던 곳도 바로 이 곳이다.

설매재 자연휴양림은 입구의 고개 이름이 ‘설매재’로, 예로부터 눈이 아무리 많이 내려도 매화가 피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초보자를 위한 패러글라이딩 연습장이 마련돼 있으며, 서바이벌 게임장, 레일바이크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레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산 정상에는 31만여㎡ 크기의 광활한 고랭지 농장이 있어 주말에는 가족끼리 농장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용문사와 사나사에서는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로 이어지는 전통사찰의 변화도 볼 수 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을 방문한 연인들에게는 추천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다. 특히 설매재 자연휴양림은 영화 ‘관상’ 외에도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SBS ‘왕과나’와 MBC ‘주몽’, 영화 ‘왕의 남자’ 등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촬영이 이곳에서 이뤄졌다.

숙박시설은 인원에 따라 4~10명에 이르는 인원이 통나무집을 이용할 수 있으며, 오토캠핑장을 이용해 텐트에서 숙박을 할 수도 있다.

글 _ 박광수 기자 ksthink@kyeonggi.com 사진 _ 각 방송사와 영화·관광지 소재 지자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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