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떠오르는 대륙의 ‘스마트 파워’

중국 휴대전화 업체들이 최근 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스마트 기기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등지의 향후 성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우선 화웨이(華 Huawei)가 최근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 스마트폰 전문샵을 오픈했으며 향후 양곤에 전문샵을 20여 곳으로 확대, 미얀마 전역에 100여 곳의 판매대리점을 설립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화웨이는 인도 시장에 3천만 달러(한화 327억원)를 투자했다.

또 레노버(聯想 lenovo)가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6종을 출시했고, 오포(OPPO)도 신규 모델인 파인드5(Find 5)를 지난 4월 러시아에서 출시하는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샤오미(小米)도 아직 정식으로 해외에 판매되고 있지는 않지만, 인터넷과 국제 우편을 통해 상당수의 샤오미 스마트폰이 국외로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해외 진출에 있어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신흥 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기타 스마트 기기가 발달한 시장에 비해 격차가 많이 나 향후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2012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개발도상국 가운데 스마트폰 이용자는 11%, 아프리카는 4%인 반면, 북미 시장은 이 비중이 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올 1분기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올라 앞으로 성장성이 매우 유망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또 중국 스마트폰이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장점도 세계 시장 진출의 주요 경쟁력으로 손꼽을 수 있다. 아시아 태평양, 아프리카 등 신흥 국가 국민의 소득 수준이 낮기 때문에 비싼 값을 주고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적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이 이들 시장에서 환영받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여기에 최근 중국 시장에서 중국산 스마트폰이 점차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한국의 동종업체들에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소비자들이 구매한 스마트폰은 총 6천740만대로, 이 가운데 삼성 스마트폰이 1천250만대로 1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고, 2위부터 5위까지는 모두 화웨이(810만대), 레노버(790만대), 쿠파이(酷派 700만대), 중싱(中興 640만대) 등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다.

특히 화웨이가 2012년 전 세계에 판매한 휴대전화는 총 17억5천만대로, 같은 해 4분기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부상했다. 화웨이의 2012년 영업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484억 위안(약 8조원)을 달성, 그 중 스마트폰 매출량이 전년 대비 60%나 증가한 3천2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륙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 국제적인 법정 분쟁에 휘말리고, 삼성과 LG가 국내 소모전을 이어가고, 팬택이 경영난에 의한 법정 관리에 처하는 동안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소리 소문 없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그야말로 국내 업체들에겐 ‘위기’다. 다시 한번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 시장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 위한 자정 작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승범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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