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in] 제2회 수원화성 유랑콘서트

전통가락·현대음악·퍼포먼스 특별한 감동

우리의 전통가락과 현대음악과 퍼포먼스가 조합된 색다른 무대가 펼쳐졌다. 바로 ‘제2회 수원화성 유랑콘서트’에서다.

9월 20일 오전 11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날 콘서트는 (사)화성재인청 보존회가 주최·주관하고 경기일보가 후원한 행사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유랑콘서트는 지난해보다 공연 레퍼토리를 다양화하는 등 양적인 확대와 함께 질적인 성장도 함께 이뤄낸 무대였다.

이날 진행된 콘서트는 구름 한 점 없는 따가운 날씨에도 500여 명의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는 등 성황리에 개최됐다.

특히, ‘유랑’이라는 단어를 내건 만큼 딱딱한 형식의 ‘주입식’ 공연이 아닌 관람객과 연주자가 함께 무대를 돌아다니며 관람을 할 수 있는 개방형 공연을 표방한다.

또 비보이(B-Boy) 댄서들과 사물놀이패와 함께 직접 공연에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유롭고 유쾌한 분위기의 무대다.

이날 공연은 오전 11시 수원화성 인근 장안공원을 첫 무대로 용연(방화수류정)과 연무대를 말 그대로 ‘유랑’하듯 무대를 이어갔다.

첫 번째 무대가 펼쳐진 장안공원 무대의 첫 테이프는 창작타악합주 ‘비나리와 혼의 소리’ 공연이 끊었다. ‘광개토사물놀이단’의 신명나는 풍물놀이 한 판(板)으로 시작된 첫 공연은 ‘신명의 혼을 다하는 소리’를 주제로 구음과 장구의 합주가 돋보이는 무대였다.

흥겨운 우리 소리에 일부 관객들은 무대 앞으로 나와 연주자들과 함께 춤을 추는 등 10분 간 계속된 첫 무대는 콘서트의 분위기를 띄우는 데 역할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받아 비트박서 ‘BARA KIM’의 무대는 공연의 흥을 더욱 돋우는데 충분했다. 특히 BARA KIM과 소리꾼 김보미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판소리 다섯마당 가운데 하나인 ‘흥보가’를 비트박스와 소리로 구성한 ‘REMIX 흥보가’는 단연 돋보였다. 흥겹고 색다른 구성에 노래를 듣는 관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날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이현경씨(32·여)는 "우리 가락이 이처럼 신나는지 몰랐다"며 "처음에는 흥보가와 비트박스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듣고보니 어색함도 없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두 번째 무대는 용연에서 진행됐다. 방화수류정의 수려한 정취를 배경으로 30분가량 진행된 두 번째 공연은 점심시간이라는 공연시간에 맞게 화려함보다는 소소한 무대로 꾸며졌다.

포문은 퓨전타악 퍼포먼스인 ‘MEGA-DRUM’ 무대로 열었다. 대표적인 넌버벌 퍼포먼스인 ‘난타’ 공연처럼 다섯 명의 연주자들이 모듬북을 두드리며 현란하면서도 역동적인 음악과 가락으로 공연장을 채워졌다. 이어 사물놀이와 비보이 댄스 체험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 등으로 두 번째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날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연무대’ 공연이었다. 앞서 진행된 두 번의 무대에서 선보였던 공연을 모두 선보이며 50분가량 진행됐다. 유랑콘서트라는 분위기를 살려 시민들의 왕래가 많은 국궁장 인근에 무대를 설치했다.

이번 무대에는 쟁강춤도 선보였다. 무용가 최현희씨의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춤사위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잡귀를 내쫓고 복을 불러온다는 의미를 지닌 전통무용으로 빠른 장단에 박력 있는 춤사위가 매력적인 무대였다.

이날 유랑콘서트의 대미는 ‘FREE 놀음판, 아이좋지’가 장식했다. 풍물악기 잽이(연주자)들의 춤과 놀이 동작을 곁들어 앞서 출연했던 엠비크루와 BARA KIM의 화려한 동작과 비트박스가 조화를 이루며 마지막 공연의 흥을 돋웠다.

여기에 연주자들이 직접 객석으로 나가 관람객들을 무대로 초청, 비보잉과 사물놀이 체험을 시켜주는 다채로운 공연이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이번 무대를 연출한 신현숙 감독은 “대중에게 우리 소리가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전통과 현대가 접목된 퓨전콘서트로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관객들이 우리 소리를 접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더욱 좋은 공연으로 시민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_ 박광수 기자 ksthink@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 기자 sb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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