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울림’ 아프리카를 만나다
아프리카는 ‘추상’의 대륙이다.
다양한 부족들이 저마다의 생활양식과 정체성을 가지고 독자적인 문화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서구 중심의 문화가 세계적 흐름으로 고착화하면서 아프리카의 문화는 그들의 경제적 빈곤과 맞물려 하위 문화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인식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갤러리가 최근 개관했다. 한강의 젖줄 남한강 줄기에 자리 잡은 ‘마나스 아트센터’다. 기존 현대 미술 작품을 전시하던 갤러리 공간을 지난 4월 현대 대표를 맡고 있는 이종갑씨가 인수해 ‘아프리카 쇼나&마콘테’ 조각을 전시하고 있다.
이 곳에는 익숙하지만 낯선 아프리카 짐바브웨와 탄자니아 작가들의 쇼나조각과 마콘테 조각 200여 작품이 전시, 판매 중이다.
짐바브웨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쇼나부족이 만들어 내는 쇼나조각은 1950년대 짐바브웨의 조각공동체 ‘텡가넨게’에서 태동해 현대조각의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3세계 미술이다.
이 조각은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이라 불리는 입체파의 창시자 파블로 피카소, 야수파의 앙리 마티스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위적 조작 없이 돌과 자연스런 일체감을 형성하는 것이 쇼나조각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돌 안에 스며있는 영혼이 자신을 인도해 작품이 완성된다는 쇼나 조각작가들의 믿음 때문이다.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정과 망치 등 전통적 도구만을 이용해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 돌 그 자체에 영혼을 불어넣는 ‘자연의 조각’이라는 점은 서구의 조각과 많은 차이가 있다.
마콘테조각은 탄자니아 로부마(RoVuma) 강변에서 거주하는 마콘테 부족들이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하는 흑단을 소재로하여 만들어낸 조각이다.
크게 비나다무(binadamu), 우자마(ujamaa) 그리고 쉐타니(shetani)로 나뉘어 형상화되고 있다.
특히 ‘형제애, 단합, 협력, 단일’ 등을 뜻하는 일명 ‘패밀리트리(Family Tree)’라 불리는 우자마는 이리저리 얽힌 군중의 모습을 정교하게 표현해 미술적 가치가 높다.
마콘테 조각가들은 까뀌, 줄, 톱 등을 사용하여 조각품을 만드는데, 그 창의성과 독창성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마콘테 조각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다가 20세기 중반 영향력 있는 컬렉터들이 전문적으로 수집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특유의 독창성과 희귀성으로 그 경제적 가치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마나스 아트센터에 소장된 마콘테 조각도 백만원 대에서 수 억원에 달하는 조각들이 전시돼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이종갑 마나트 아트센터 대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콘테와 쇼나 조각은 그 예술성과 미학성은 물론 희귀성으로 인해 그 평가와 가치가 매년 상승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서 많은 대중이 조각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_ 박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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