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 김성일 인천APG 조직위원장

용기, 불가능을 가능으로 열정, 좌절딛고 도전으로

제11회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APG)가 열전의 막을 내렸다.

인천APG는 아시아 41개국 6천여명의 선수단과 임원, 그리고 아시아의 1만여 관광객과 4만여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10월 18~24일 인천의 각 지역에서 휠체어농구, 수영을 비롯해 23개 종목이 치러졌다.

대회 규모와 참가 선수단 면에서 APG 창설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인천APG를 성공적으로 치러 낸 김성일 인천APG조직위원장은 “인천APG의 성공적 개최로 국제사회에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발전된 위상과 품격을 알릴 수 있었고, 개최도시 인천의 국제적인 명성이 더욱 높아졌다”면서 “특히 인천은 지역 경제 발전은 물론 ‘국제 장애인 스포츠 중심도시’라는 위상을 세웠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장애인스포츠 남다른 애정

김 위원장은 지난 2007년까지 공군본부 참모총장으로 있다가 2008년 제13회 베이징 장애인올림픽대회 선수단장으로 참가하면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장애인 경기를 직접 보고 난 후 큰 감명을 받았고, 그 이후로 장애인스포츠에 애정을 쏟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이 참가하는 보치아 경기를 관람하게 됐는데, 그 경기가 경기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장애가 있는 만큼 얼마나 혹독하게 훈련하며 땀과 눈물을 쏟았겠느냐. 비장애선수 경기보다 더 아슬아슬하게 손에 땀을 쥐는 재미도 굉장하고, 스포츠 경기를 통해 뜨거운 희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면서 “장애를 딛고 인간 한계를 너끈히 건너뛰는 그들을 보면 살아있는 영웅이 따로 없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쉽게 좌절하고 포기했던가 생각하며 그들 앞에서 부끄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인천APG에 초·중·고교생이 적극 동참하기를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개·폐회식을 제외 한 모든 경기장의 입장권이 무료이기 때문에, 단순히 판매 실적 높이기 위해서는 아니다.

김 위원장은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는 자신감과 희망은 책 속에서 배울 수 없는 참된 인성 교육이다”면서 “인천APG 경기를 보고 감동받고, 또 인격적으로 성숙한 젊은이들이 국가를 책임질 때 대한민국의 성장을 한 단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숨가쁘게 달려온 2년

김 위원장은 인천APG조직위원장으로서 지난  2년 동안 단 하루도 편하게 쉴 수 없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보다 턱없이 적은 예산과 후원으로 대회를 치러야 하기에, 틈만나면 기업·정치인을 만나 후원과 지원 등을 받기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했다.

적은 예산은 허리띠를 졸라매 효과적으로 썼고, 대회 개최전 기업들의 후원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대회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온 대회 운영도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됐다. 경기 운영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천 AG와는 사뭇 달랐다.

인천APG는 총 예산 799억원 중 28.5%인 227억원을 조직위에서 각종 후원금으로 충당해야 했다. 하지만 인기가 낮은 장애인 스포츠에 후원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10일 국내 대기업 관계자가 모인 후원의 밤 행사를 열고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후원금 유치에 전력을 다했다. 결국 경기 개막에 앞서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GS, 포스코, 한화, 코오롱, LS, 풍산, 삼양사 등 전경련 회원사의 후원을 이끌어 냈다.

김 위원장은 “어렵게 모아진 소중한 후원 기금은 각 부서에 골고루 분배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원활한 대회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짰다”면서 “그동안 예산절감을 위해 자체적으로 행사 간소화하며 허리띠를 졸라 맨 직원들, 그리고 후원을 해준 기업인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AGP를 마치고…

김 위원장은 ‘장애인에게 스포츠는 그 자체로 복지이며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 선수들의 굳건한 의지와 멈추지 않는 열정은 비장애인, 나아가 사회 전체에 커다란 활력이 된다”면서 “이 때문에 대회 전부터 인천시민, 그리도 국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펼쳐진 일주일간 장애 극복 기적의 순간을 지켜봐준 인천시민, 그리고 국민들에게 김 위원장은 “지금도 이번 대회를 위해, 또는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장애를 갖고 있지만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 장애인 선수들이 있다. 그 분들을 응원 한마디 해주시길 바랍니다”고 전했다.

 

장애인 스포츠는 신체적인 기능 유지와 같은 재활의 의미를 넘어서 자아 존중감과 성취감을 높여, 당당히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데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서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을 경험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이 극적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조직위는 선수 및 관람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많은 시민들은 장애인의 땀과 눈물이 함께하는 감동의 순간에 함께 해주셔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었다”면서 “대회 준비기간은 길고 힘들었지만 보람됐고, 대회 기간은 짧았지만 큰 감동과 환희가 있어 뿌듯했다”고 밝혔다.

글 _ 이민우 기자 사진 _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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