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밀라노 ‘힘찬 워킹’
몽환적인 라운지 음악이 흐르고 푸른빛과 보랏빛의 조명이 번쩍인다. 때맞춰 카메라 셔터음이 연이어 울리고 지켜보는 이는 탄성과 환호의 박수를 보낸다.
11월 7일 양주에 있는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 1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4 경기니트 콜라보레이션 패션쇼’의 한 장면이다.
이상봉 등 8명의 국내 최정상 디자이너가 경기도 니트섬유의 우수성을 알리고 섬유산업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장을 열었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경기일보 주관으로 열린 패션쇼에는 남경필 경기지사, 현삼식 양주시장, 서승원 경기중소기업청장, 정명효 경기섬유산업연합회장, 신선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해 시민, 대학생 등 2천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이상봉, 장광효, 곽현주, 신장경 등 8명의 디자이너는 도내 섬유기업 대광레이스, 현일텍스, 파텍스 등 7개사의 원단으로 100여벌의 의상을 직접 제작해 선보였다.
패션쇼 모델은 이평을 중심으로 황수진, 김채령 등 25명의 정상급 모델로 라인업 돼 국내 그 어떤 컬렉션, 패션쇼보다 차별화되고 수준 높은 무대로 관객과 소통했다.
특히 ‘2014 미스코리아’ 진(眞) 김서연씨가 직접 모델로 참가, 런웨이를 밟아 패션장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패션쇼 참가기업인 대광레이스 강호찬 이사는 “원단이라는 평면적인 제품으로는 홍보에 한계가 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와의 협력을 통해 입체적인 의상과 패션쇼로 제품을 알릴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대한민국 패션을 이끌어갈 예비 디자이너들에게도 뜻 깊은 자리였다.
수원대, 수원여대, 장안대, 중앙대, 평택대 등 도내 소재 섬유·패션학과 학생들이 제작한 의상 100여 벌을 패션쇼를 통해 선보였다. 이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장광효 디자이너 등 전문가들은 심사를 통해 우수작품을 선정, 시상했다. 이밖에 △섬유산업 일자리 박람회 △의류 바자회 △경기섬유인의 날 행사 △축하공연 등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무대 인사를 통해 “경기도 패션·섬유 콜라보레이션에 참여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양주·동두천·포천을 대한민국 섬유·디자인의 메카로 만들자”며 “앞으로 도내 섬유기업의 국·내외 마케팅 지원은 물론이고 디자인개발부터 일자리 창출까지 우리나라가 섬유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 _ 김창학 기자 사진 _ 김시범 기자
[Interview]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인연합회장·디자이너
북부지역 영세기업 디자인 패션과 상생
‘창조적 혁신이 곧 패션’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인연합회장은 “이번 양주에서 열린 콜라보레이션 패션쇼는 창의적이며 특별하다”며 “이번을 계기로 북부지역의 영세 기업과 디자인패션과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Q 이번 패션쇼가 갖는 의미는.
A 경기도의 높은 기술력을 가진 니트와 한국 최고 수준의 패션이 만들어낸 거의 첫 시도이다. 이번 시도를 통해 경기 니트의 우수한 제품 품질력이 패션과 만나면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현재 경기 니트산업은 훌륭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나 주로 OEM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어 기획력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한국 패션의 디자인 기획력과 경기 니트의 결합은 세계 시장에서 섬유와 패션 모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면.
A 경기 니트 패션쇼가 단발성 행사로 끝나면 경기 니트의 발전에서나 한국 전체 섬유산업에서나 그리고 우수한 국내 원단을 원하는 한국 패션계나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이나 이탈리아는 자국의 우수한 원단산업을 패션과 결합시켜 세계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이들 나라와 같이 동반성장을 통해 국가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꾸준히 이러한 소재와 패션이 결합하는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윈-윈’ 하는 방법은 잘 알고 있지 않나. 이제 실행이 중요하다.
Q K패션디자인빌리지를 제안했는데.
A 경기섬유의 우수한 기술력과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의 디자인력 그리고 새로운 세대를 열어나갈 젊은 아시아의 인재가 결합한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패션문화 중심이 되는 곳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또 K패션빌리지는 패션을 넘어 가구, 전통공예, 푸드, 음악 등 한국의 자랑할 만한 라이프스타일이 모두 모여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꿈의 장소가 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면 일년 내내 열리게 될 섬유와 패션 그리고 라이프디자인 관련 국제적 행사들과 더불어 경기 섬유의 발전을 위한 상시적 R&D센터,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파리의상조합 학교와 같은 CFDK패션스쿨, 아시아의 젊은 예술 인재들이 모이는 패션컬처 레지던스 유치 등이 K패션빌리지에 포함될 내용이다.
K패션빌리지를 통해 아시아패션문화의 미래를 보여주고 싶다. 아직 한국이나 아시아 혹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문화가 결합된 도시 형태의 프로젝트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글 _ 김창학 기자 사진 _ 김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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