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나를 잡아준 친구는 ‘책’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인천으로 올라온 연 사장은 40대까지 회사원과 사업가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손에 잡은 책이라곤 여느 또래 처럼 전공이나 업무 관련 서적이 전부였다.
그러던 와중 사업 실패로 아무런 준비없이 부평지하상가에서 꽃 가게를 시작하게 된 연 사장은 방황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일생을 화학 분야에서만 매진하다 아내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꽃 가게에 뛰어들었지만, 영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어색하고 불편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꽃 가게 운영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고, 매출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못하면서 ‘무엇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등의 근본적 질문만이 연 사장을 사로잡았다.
연 사장은 “50대에 접어들며 꽃 가게를 하다보니 꽃 이름도 하나도 모른 채 가게에서 겉돌았다”며 “그때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삶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만난 책이 바로 연 사장이 첫 손가락으로 꼽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The Power Of Now)’이다. 연 사장은 영업시간 도중에 책을 읽다보니 책을 고를 때 소설류는 피하고 있다.
스토리 전개가 중요하고 몰입도가 강한 소설 특성상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소설류만 아니라면, 젊은 층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장님답게 최신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를 찾아보며, 요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는 책을 권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사실, 책을 남에게 권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지라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그렇다고 책을 권하거나 선물하는 일을 포기하진 않는다.
역사 관련 서적에 흥미를 보이는 아내부터, 처세술이나 자기계발 관련 서적에 관심이 많은 자녀들, 건강 관리 서적이 필요한 친구들까지 종류도 대상도 다양하다. 지금은 가볍게 옆으로 밀어놓은 책이라도 어느 시점에는 그 사람에게 위로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연 사장은 “뉴스나 드라마도 보고, 인터넷도 하지만 조금 다르다면 가게에서는 책을 항상 옆에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도 자기 상황이나 시기에 맞는 독서를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_ 박용준 기자 사진 _ 장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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