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 이근 가천대 길병원 원장

“닥터헬기, 하늘 나는 응급실 섬마을 주민들 생명 지킴이”

“가천대 길병원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닥터헬기는 골든타임에 강한 인천을 만드는 일등공신입니다.”

이근 가천대 길병원 원장(62)은 바다와 섬이라는 지리적 특징을 가진 인천을 골든타임에 강한 도시로 만들고자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알려진 닥터헬기는 의사와 각종 응급의료 장비 등을 갖추고 응급환자 치료 및 이송 전용으로 사용하는 헬기를 말한다. 특히 닥터헬기는 의사가 직접 탑승하기 때문에 병원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섬지역 응급환자를 현장 도착부터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1992년 연수 협의차 방문한 미국의 듀크대학에서 닥터헬기를 보고, 섬이 많은 인천에 닥터헬기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후 수년 동안 보건복지부 등 의료계에 닥터헬기 도입을 적극적으로 건의했고, 보건복지부도 심장·뇌·외상 등 중증 응급환자를 위한 전용헬기 도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 하고 있었기에 지난 2011년 서해권역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가천대 길병원을 닥터헬기 시범사업 대상 의료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노력으로 도입된 닥터헬기는 지난 9월 23일 운항 3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3년간 닥터헬기는 548번 요청을 받아 392번을 출동했고, 366명의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성과를 보였다.

 

▲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이 닥터헬기를 통해 섬마을에서 긴급후송한 응급환자를 응급실로 옮기는 모의 훈련을 하고 있다

특히 중증 외상환자 96명, 뇌출혈 환자 45명, 뇌졸중 환자 23명, 심근경색 환자 14명, 심정지 환자 3명 등 그야말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를 닥터헬기를 통해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가장 큰 성과다.

이 원장은 “외상환자의 골든타임은 1시간 이내로 본다”며 “닥터헬기를 이용하면 보통 환자가 있는 곳에 도착하기까지 약 15분의 시간이 걸리고, 의사가 직접 헬기에 탑승해 도착 즉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 골든타임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섬지역 주민의 생명 지킴이로 활약 중인 닥터헬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이길여 가천문화재단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7월 21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암센터에서 열린 '길병원 권역외상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센터 개소를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기후 등에 제약을 받는 닥터헬기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백령도에 있는 인천시의료원 백령병원과 원격진료를 진행하고 있고, 응급환자의 신속한 치료를 위해 지난 7월 길병원 권역외상센터도 개소했다.

여기에 보건복지부와 인천시가 닥터헬기 운영 예산을 지원하는 등 골든타임에 강한 인천을 만드는 데 모두가 합심하고 있다.

이 원장은 “닥터헬기에 대한 정부와 시의 든든한 지원, 닥터헬기의 효율적 운영에 큰 역할을 하는 권역외상센터, 닥터헬기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원격진료 모두 골든타임에 강한 인천을 만드는 공로자”라고 말했다.

 

▲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는 365일 24시간 전국 어디서나 1시간 이내 중증외상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전문치료센터다

끝으로 이 원장은 시민 스스로가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법을 배우고 생활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적절한 응급조치가 진행된 상태에서 닥터헬기 등 빠른 응급치료가 이뤄진다면 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가능성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심장마비 환자의 골든타임은 4~10분으로 매우 짧지만, 닥터헬기가 도착하기까지 심장마사지 등 심폐소생술만 제때 이뤄진다면 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소중한 가족과 지인을 위해 심폐소생술을 익혀둔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골든타임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 _ 김민 기자 사진 _ 장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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