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전시]신채원·최신혜 모녀 작품전 ‘딸과 엄마의 사이’

엄마는 행복을 쓰고 딸은 꿈을 그리네

어떤 예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작품 속에 작가의 정서와 감성, 그리고 일상의 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때때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대상화되기도 한다.

신채원, 최신혜씨 모녀의 작품이 그랬다. 엄마는 글을, 딸은 그림을 그렸다. 그 위로 30년의 시간이 덧대졌다. 물질만으로 부족한 ‘나머지 반쪽’을 엄마와 딸이 퍼즐을 이어 맞추듯 서로를 채워 나갔다.

모녀의 시간은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됐다. 그동안 썼던 일기장과 딸의 스케치북에서 보석 같은 글과 그림 50여 편을 묶어 시집 ‘분꽃이 피는 시간’(책 만드는 집 刊)을 펴냈다. 가족과 지인끼리만 돌려볼 생각이었는데 올해까지 출간 일 년 만에 3쇄를 찍었다.

그렇게 시작된 ‘전시회’의 기회. 지난 11월 군포시 평생학습원 전시 공간 ‘사이’의 개관기념 특별전 소재로 신 작사의 책이 선정됐다. 글에서 느껴지는 진솔함과 따뜻함이 공간의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전시명도 공간 이름을 붙여 ‘딸과 엄마의 사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됐다. 지난달 20일 공간 ‘사이’의 개관에 맞춰 군포시 평생학습원 5층 ‘사이’를 메인 전시장으로 3층과 4층 복도에도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책 내용 중 일부를 전시용으로 새로이 프린팅하고, 전시관 벽에는 신 작가가 자필로 시를 적었다. 책의 기원이 된 엄마의 일기장과 딸의 그림 원본이 투명한 유리관과 전시장에 나란히 진열됐다. 여기에 신 작가의 퀼트 작품 20여 점도 추가로 진열돼 전시장 한편을 장식했다.

삐뚤빼뚤 그린 딸아이의 생애 첫 그림부터 아기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보고, 함께 여행하며 느끼고 기억하는 가족의 일상과 추억이 전시장 사이사이 한 공간, 한 프레임 안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본 전시를 기획한 박찬응 군포문화재단 문화교육 본부장은 “우연히 접한 신 작가의 책에서 다른 문학에서 볼 수 없는 진솔함과 담백함, 그리고 가족애가 느껴져 전시 공간 ‘사이’의 개관 기념전 작품으로 선정하게 됐다”며 “공간 사이는 사람과 사람, 마을과 공간, 시간과 시간 사이 문화의 꽃을 피우는 공간으로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고 말했다.

글 _ 박광수 기자 사진 _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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