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병과 장기戰… 저지선 구축하라”

도내  ‘소나무 에이즈’ 습격 지난해 5월부터 4만여그루 감염 산 곳곳 고사목 제거·방제 한창
道 “2019년까지 완전방제 목표”

‘소나무 에이즈’로 악명 높은 ‘소나무 재선충병’이 경기지역을 강타하면서 도내 지자체들이 방제전쟁을 벌이고 있다.

27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중부면 광지원리 산 134번지 일대.·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빨간색 안전복을 입은 30여명의 인부들이 굉음을 내며 기계톱으로 말라 죽은 소나무들을 베어내고 있었다.

옆에서는 5명의 인부들이 잘라 낸 소나무에 살충제를 뿌리고 녹색 훈증포를 덮어씌우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산 곳곳에는 표피제거 작업으로 생긴 톱밥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고, 나무들로 빽빽해야 할 야산이 민둥산으로 변해 흉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었다.

또 가파른 산 비탈면에는 작업을 마친 훈증포(폭 1m, 길이 1.5m, 높이 0.7~1m) 600여개가 어지럽게 널려 있어 스산한 공동묘지를 방불케 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남양주시 화도읍 녹촌리 산 14-1번지 일대에서도 10여명의 인부들이 감염목에 대한 방제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날 하루 동안 이 일대에서 잘린 소나무만 50여그루로, 주변에 작업을 마친 700여개의 훈증포 더미가 빼곡하게 모여 있었다.

이처럼 소나무 재선충병이 광주와 남양주 등 경기도내 15개 시ㆍ군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도와 일선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2일까지 소나무 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는 4만752그루로 이 가운데 1만2천929그루가 잘려나갔으며, 오는 3월까지 2만7천823그루에 대해 방제 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광주에서만 8천103그루의 나무가 제거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연천 1천604그루, 남양주 845그루, 포천 796그루, 안성 273그루, 양주 249그루 등이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려 베어졌다.

하지만 잣나무의 경우 소나무 재선충병에 감염돼도 1년가량이 지난 뒤에야 육안 식별이 가능해 완전 방제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최돈관 광주성남하남산림조합 경영지도과장은 “소나무와 잣나무에 기생해 나무를 말라 죽이는 소나무 재선충은 번식력이 강해 완전 방제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재발한다”며 “파쇄나 소각, 훈증 작업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책을 마련, 오는 2019년까지 완전 방제를 목표로 항공ㆍ지상방제와 예방나무주사 등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도는 4월말까지 방제를 실시했으나 지구온난화로 재선충의 활동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예상, 오는 3월말까지 집중 방제를 완료할 계획이다.

한상훈ㆍ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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